폼 그만 잡고 자주 보세! ㅡ
팔팔하던 때야
만사에 따질 일이 많았지만
늘그막 지금에야
무어 그리 잴 일 있겠는가
시간 나면 얼굴 보고
목이 컬컬하면 적셔 주면 되지
어제 만나고 오늘 만나고
내일 또 만나면 안 되나?
말로만 제행무상이 아니라
오늘은 붉은 셔츠를 입고
내일은 흰 바지에 검은 점퍼를
모레는 파란 모자에 노란 머풀러를 두르고 싶네
서로 변모하는 모양을 보려면
자주 보는 게 우선이지
크게 바쁠 일도 없지 않은가
우주 만물에 티끌 하나인 이 벗이
뭔가 잔뜩 있는 양으로
생사에 인과를 꺼내
윤회를 이리 '썰' 하는 자체가
부처께는 미안할 일일세만
폼 그만 잡고 자주 보세!
'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삼팔따라지 로맨티스트 이세복 아저씨 (0) | 2021.11.28 |
---|---|
인사동仁寺洞 (0) | 2021.11.25 |
사람 나름 (0) | 2021.11.18 |
선글라스는 폼으로 끼는 게 아닙니다 (0) | 2021.11.11 |
좋은 사람들 끼리는 (0) | 2021.11.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