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 《무야의 푸른 샛별 (2015, 황금알) 》 중에서 詩도 그렇긴 하다 - 기억에도 가물가물한 스무 해도 훨씬 지난 얘기지만 어찌어찌 머리 얹으려 골프장엘 갔다 처음 밟는 잔디에 잘 맞을 리 있나 그래도 칭찬 일색이다 어쩌다 롱 퍼팅이 소 뒷걸음에 똥 밟은 격으로 들어갔다 타고난 골프 천재다 - 나 같으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 스윙 폼이 타고났다 - 열심히 치라는 얘기인 줄 뻔히 알면서도 그러면 그렇지 내 뛰어난 운동 신경이 어디 가나 세 살 바보가 되어 우쭐했다 내게 시를 보여주는 이 몇 있다 몇 개의 단어 쓰임이 상쾌하고 문장 몇이 조화롭다 아니 어찌 이런 멋진 표현을 - 읽는 맛이 너무 좋다 - 시적 소질이 풍부하다 - 시도 그렇긴 하다 공치는 일과 매한가지로 누군가 칭찬해주고 용기를 주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