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위도無爲島

박산 2025. 4. 6. 07:41

 

덕수궁 돈덕전에서 (With ChatGpt)

 

 

무위도無爲島 -

 

 

긁힌 생채기 자국을 지우기 위해

 

굳이 애쓸 필요는 없다

 

 

어차피 세월이 데려온 구름은

 

삼라만상 변화무쌍으로

 

지우고 만들고 부수고

 

떠 있다 떨어지길 반복하는데

 

바닷가 한가운데 있건

 

깊은 산속 오두막에 있건

 

서울 한복판 빌딩에 있건

 

둥둥 떠 있긴 마찬가지다

 

 

원래 아버지 땅에 있던 나는

 

어머니 섬에 놓인 연륙교였다

 

 

아문 상처는 바위가 되어가고

 

거기엔 촉촉이 물이 고일 것이고

 

물살 헤치고 오롯이 떠오르는 날

 

뭍의 누군가는 또

 

연륙교를 놓을 것이다

 

 

구름의 행위는 여전하겠지만 …‥

 

그러니 아파하지 마시라

 

 

* 시집 《가엾은 영감태기》 중

 

 

''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인사동 시낭송 모꼬지 진흠모 '282‘  (6) 2025.04.22
So be it!  (10) 2025.04.12
여학생과 남학생  (6) 2025.04.01
배웅  (5) 2025.03.30
인사동 시낭송 모꼬지 진흠모 '281‘  (5) 2025.03.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