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자를 위한 냉정한 평가 ㅡ
칠팔십 대가 옛날 가난한 시절, 그것도 먹거리 얘기를 젊은 층들 앞에서 꺼내면,
아휴 저 꼰대는!, 아니면
저 영감노친네 또 시작이네! 은근 눈총을 받기 십상입니다.
과자 역시 그랬지요, 롯데제과 해태제과는 그래도 흉내는 내는 맛이었지만
시장에서 됫박으로 파는 과자는 고체 우유가 빠르게 헤엄치고 지나간 밀가루 구운 맛 그 자체였습니다.
어쩌다가 미제 껌 미제 비스켓 미제 사탕(당시 외국산은 모두 미제로 퉁쳤다) 하나 입에 넣으면
어린 입에도 확실한 맛의 차별이 지어졌지요.
세월이 흘러 호구지책을 넘어
새끼들 먹이고 가르치느라 일에 미친 이 나라 가장들의 희생으로
가난한 나라를 면했습니다.
아직도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 충족을 추구하는 나는
여행 중 과자나 빵조차도 현지에서 먹는 걸 즐깁니다.
포장이 멋진 캔으로 된 과자를 잘 사옵니다.
왕실 문양이 멋진 홀랜드 과자도 바나나 향 짙게 나는 말레이시아 과자도
팥앙금이 일품인 홍콩 과자도... 파인애플 맛이 진한 대만 과자도.
그런데 말입니다,
그 맛이 이젠 우리가 꿀릴 게 하나 없다는 생각입니다,
우유와 풍부한 과일 향이 어우러진 롯데 산도도 훌륭하고
전통의 맛동산도 괜찮고 가나 초콜릿도 새우깡도 좋고...
어찌 보면 가격 대비 우리 과자가 더 낫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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