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集살이 ㅡ
그냥 그렇고 그런
남들 하는 거 다 하고
남들 다니는 거 다 다닌 인생이었으면
난 시를 안 썼다
으흠 그래... 실패한 인생이라고까지는 말자!
성공하지 못해 그렇다 핑계를 대자
먹고 산 게 파는 일이요
구멍가게 운영해 본 게 다이니
묻는다, 종종 오랜 지인들이
시는 왜 쓰는데?
물론 돈 나오는 일도 아니고
그걸 기대할 정도의 멍청이는 아니다
그럼에도 나를 형이라 부르는 J가
자식 혼사에 내 시집을 하객 답례품으로...
감동 먹어 절절히 감사를 표하니
"아이고 형님, 냉면 한 그릇 값도 안 되는 시집이었는데,
사돈 하시는 말씀이, 역시 우리 사돈은 수준이 높다네요"
시집살이도 이만하면 할만하지 않은가!
먹고 산 게 파는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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