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보록소보록

박산 2021. 2. 15. 11:57

「赤海」 (이광무 화백)

◁구박받는 삼식이 19쪽▷

 

 

「요보록소보록」 

 

움켜쥐었던 재물이

눈 감은 주인 따라가려다

관 뚜껑에 걸렸다

 

세상 이치 배울 만큼 배웠다

큰소리 뻥뻥 치면서도

내 배 채울 줄만 알았다

 

모래 한 줌 움켜쥘수록

요보록소보록 빠져나가는

빤한 이치를 무시했다

 

아는 것들 가진 것들

요보록소보록 들고 나는 구멍을

욕심으로 막은 결과다

 

묘지 속 관 뚜껑 위에는

요보록소보록 못하는 영혼이

썩은 재물과 산다

 

 

* 요보록소보록 : 알게 모르게 야금야금 빠져 나간다는 제주방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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