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동 시낭송 모꼬지 진흠모 111+37

박산 2015. 7. 4. 10:10

   

 

 

                                                       111-36 임보 & 이생진 시인 photo by 임윤식

                                                                                                                                                                  

111-37 인사동 시낭송 모꼬지 (진흠모)

 

6월 28(매달 마지막 금요일)

 

7시 인사동 작은 사거리 50m 안국동 방향 전북지업사 골목

 

순풍에 돛을 달고(733-7377)

 

 

* 시인들만의 모꼬지가 아닙니다

 

  시인 보다는 시를 좋아하는 독자들이 만들어가는 모꼬지입니다

 

  시를 듣고 말하고 싶은 분은 누구나 오시면 됩니다 

 

 

          '순풍 세돌' 입니다 - '축하 떡'도 있는 날 입니다

   

          찾아주시는 모든 분들과 나눌 예정입니다

 

 

1. 객관적 사랑 - 윤준경

 

2. 자물통 - 양숙

 

3. 너를 기다리는 동안 - 김정욱 낭송(황지우 시)

 

4. 길상사에서 - 김기진

 

5. 님의 침묵 -허진 낭송 (한용운 시)

 

6. 하영이 - 김미자

 

7. 지팡이와 할머니 -유재호 낭송 (이생진 시)

 

8. 철조망에 걸린 편지 -김경영 낭송 (이길원 시)

 

9. 술꾼의 자책점 - 박산

 

10. 허여사 1, 2 - 이생진 with 담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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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36 모꼬지 진흠모 스케치  

 

5월 31(매달 마지막 금요일)    

 

 

1.

 

자목련 - 윤준경

 

내가 아닌 다른 사람으로 살고 싶어

새하얀 옥양목에 자색 물을 들인다

큰오라버니 여지없이 무덤에서 나와

‘검정물을 들이거라’

 

자줏빛 시절은 그렇게

잿빛물이 들고

특별할 것도 없는 가계의 문신을 지우지 못해

오라버니의 폐에는 녹물이 고였다

 

“괜찮다, 괜찮다” 오늘은

환하게 웃으시며

고개를 끄덕이시는 큰오라버니

슬퍼라,

삼갈게 많았던 큰오라버니의 생도

저승에서는 붉게 피셨던가

 

자색치마 남이 볼까

멀리 동구 밖을 도시더니

그때는 왜 몰랐을까

‘괜찮다 괜찮다’는 말

 

아침에 붉던 꽃잎이

난분분 첩첩했다

 

 

* 최근 시집 - ‘새들의 습성’

* 블로그 http://blog.naver.com/june7590

 

 

2.

 

미안하다 제주여 바다여 - 양숙

 

 

밤 내내

네가 뒤척이며 부르는 소리 듣지 못했다

갯완두가 내게 덩굴손 한뼘이나 내밀어

외로이 팔에 당초문 남긴 줄도 몰랐다

술에 곤드라져 허우적거리는 밤 내내

 

숨비 소리로 우리 땅 이어도를 키우신 이생진 시인과

이어도 해양 기지장 김종인님의 말없는 나라 사랑에

삼면이 바다로 열려 있음에도 불구하고

세계 강국에 둘러싸여 꽝꽝 갇혀있는

내 땅 대한이 안쓰러워 어찌하면 좋겠냐고

마라도 파도에게 물었지만

파도는 아무런 대답도 없이

물비늘로 구멍 숭숭한 바위만 쓰다듬었다

 

오 바다여 파도여 미안하다

사실은

술에 취한 게 아니라

궁리 짧은 속내 부끄러워

술에 감긴 척할 뿐이었다

온정신으로는

숨비 소리로 키워 지켜낸 이어도를

제대로 간직하여 품지 못할 것 같아

술에 곤드라진 척할 수밖에 없는 밤이었다

 

 

* 초등학교에서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게 아니라 열려 있다고 가르친다

 

* 반도(半島)-섬나라인 일본이 peninsula를 자기 섬나라 식으로 번역한 말.

  사용 말자는 의견에 공감.

 

[NOUN] A peninsula is a long narrow piece of land which sticks out from a larger piece of land and is almost completely surrounded by water.

 

* 최근 시집 -‘하늘에 썼어요’

* email :yasoo5721@sen.go.kr

 

 

36 단체 사진.jpg

 

3.

 

정방폭포 앞에서 (김정욱 낭송- 박재삼)

 

 

그 동안 그대에게 쏟은 정은

헤아릴 수 없이 많지만

이제는 그 절정에서

눈과 귀로만 돌아옵니다

그것도 바닷가에 이르러

송두리째 몸을 날리면서

그러나 하늘의 옷과 하늘의 소리만을

오직 아름다움 하나로 남기면서

그런 아슬아슬한 불가능이

어쩌면 될 것도 같은

이 막바지의 황홀을

그대에게 온통 바치고 싶습니다

 

-서귀포칠십리 시 공원에서......-

 

 

* 이생진 시인을 그림자처럼 따르는 사업가

* wook1994@hanmail.net

 

 

 

4.

 

소주(燒酒) - 허진

 

 

당신은 해맑은 미소와 투명한 눈동자로

뭇 사람을 유혹합니다

세상살이 고달픈 사람에게도 새로운 도전과

희망으로 가득한 새내기도 당신을 사랑합니다

 

 

당신의 깊은 사랑을 얻기 위해 그대들은

모여 듭니다.

 

 

당신의 사랑은 혼자하기엔 벅찬 사랑입니다

당신의 사랑은 함께하는 사랑입니다

그래서 친구끼리 모여서 당신을 초대합니다

 

 

당신의 사랑은 너무나 달콤하여 키스로만

당신의 사랑을 느낄 수가 있답니다

당신과 키스한 모든 사람은 너무나 행복하여

노래도 하고 춤추며 허세도 부려보는 로맨틱

사랑으로 흠뻑 빠져 듭니다,

 

 

 

*수필가 시낭송가 대도백화점 대표회장

 

 

5.

안착(安着)하리라 - 박종희

 

 

사랑의 노래를 부르면

메아리가 있을까?

봄이 오면 사랑의 싹이 움트나

“라이나 마리아 릴케”의

못다 한 사랑을 하고 싶다.

 

릴케의 시 속으로 빠져

그대 감은 눈에 장미 한 송이 얹어

뜨거운 피가 돌게 하리라

뜨거운 내 피 전신을 돌아

가슴에 새겨진 사연을 전하리라

 

그대 이름을 소리쳐 부르리라

사랑은 아름답다고

릴케의 시로 살려는 오늘

그대 흰 손을 잡아 일으켜

날아 영원한 곳으로 안착하리라

 

시집: 동인지 「新노년의정원 창간호, 제2집」

블로그: http://blog.daum.net/38chpak

이메일: 38chpak@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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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섬(1) 김미자

 

 

섬은

육지에서 벗어난 이방인이다.

고립된 유배자들이 모이는 곳이다.

 

김우진을 따라 나서던 윤심덕의 도피처가 되기도 하고

윤이상의 이데올로기적 좌표가 되기도 했다.

황진이가 삼일포에서 기다리던 서화담이 되기도 하고

송기숙의 소작쟁의가* 되기도 했다.

유채꽃이 만발하던 이 봄날에는

강정마을의** 단식투쟁이기도 하다.

 

시끄러운 사람들은 가두었다.

닫혀지지 않는 입들, 소리들은

섬으로 보냈다.

파도 소리에 묻히게 했다, 바다에 잠기게 했다.

 

그래서

섬으로 간 사람들은

인당수에서 몸 던지듯 살아갔다!

죽어갔다!

신발 가지런히 벗어두고 섬이 되어갔다!

 

 

 

*송기숙의 「암태도」내용중 일부

**강정마을: 제주 해군기지 건설지역

 

 

* 누구보다도 잘 가르치려 노력하고 또 잘 가르치는 교사

* email : smfla@chol.com

 

 

7.

 

아! 어머니  (김경영 낭송 - 신달자)

 

어디에도 펼 곳이 없어서

둘둘 말아 가슴 밑바닥에 숨겨둔 그 꿈

어 머니 지금은 어느 곳으로 흘러

한 자락 구름이라도 되었을 까요?

 

구름이 되어 애끊는 비가 되어

맨몸으로 하늘에서 뛰어내려

자식의 문전에서 궂은 바람을 씻겨 가시나요

 

죽더라도 이거 하나는 죽을 수 없어

이 세상 어디쯤에 샘 하나로 남겨져

흐렁흐렁 낯익은 데서

물기도는 바람타고 달려가려 하시나요

 

아! 어머니

아직도 그 눈물 지상에 남아 있습니다

마르지 않는 은빛의 약속 촉촉히 축여서

이 자식 저 자식에게 뿌려주고 계십니다

 

오직 어머니 꿈 하나는

불멸의 빛으로 살아 남아서

자식의 발걸음 앞 아픈 어둠을

당신의 가슴으로 빨아들이는 일입니다

 

그러나

자식들은 저마다 어머니 뜨거운 심장을 들고

시린 어깨를 가리고 있습니다

어머니 이젠 냉정히 돌아서십시오

우리들도 우리들의 심장을 꺼낼 때가 되었습니다

어머니! 아, 나의 어머니여!

 

* email : rud-dud@hanmail.net

* 전문 낭송가 · 라인댄스 강사

 

8.

 

어떤 블루스 - 박산

 

손님 없는 변두리 카페

카운터 앉아 졸고 있는 주인 덕택에

흑인 재즈 가수가

절규하듯 탁한 목소리로 CD 1,2,3...이

반복되어 흐른다

방금 전 거리에서

어깨 스친 인연으로 눈 맞은

한 마흔 다섯 먹었을

얼굴 긴 여인 손잡아

주방 앞 빈 공간

의자 몇 개 발로 툭 밀어놓고

부둥켜 블루스를 추었다

 

춤 잘 춘다

재즈 좋아하냐

취미가 무어냐

눈이 아름답다

집이 어디냐

한 잔 더 하자

오늘 외롭다

휴대폰 번호가 무어냐

,

,

,

이런 수작은 단 한 마디도 안했다

 

새벽이 가까이 온 듯 했고

반복되는 노래의 사랑얘기 싫증났다

카운터 주인도 부스스 잠에서 깼다

손짓 만으로 떠남을 알렸다

여인은 눈을 깜빡였다

밖은 밤바람이 찼다

문득 들여다 본 시계 4시다

 

 

* 최근 시집- ‘구박받는 삼식이’

* 블로그 http://blog.chosun.com/scrpark

 

9.

 

잃어버린 마을에서의 패러글라이딩 - 이생진

 

 

너 하늘로 가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지?

돌아올 땐 용눈이오름으로 올까 아니면

아끈다랑쉬오름에 내려 할머니에게 문안 드릴까

 

儒人高氏之墓유인고씨지묘

 

할머니는 살아서나 죽어서나 혼자이시다

 

이여사나 이여도사나

혼백상지 등에다 지곡

저승길이 왔다갔다

이여도가 여기엔 해라

이여사나 이여도 사나

 

우리 이대로 떠 있으면 안돼?

새소리 파랑새소리

새들도 떠 있는데

우리라고 떠 있으면 안돼?

 

삼나무밭이 멀어지고

내가 숨었던 뒷간이 멀어지네

내 가슴 헐리던 날 아버지가 넘어지고

어머니 어제 나가서 돌아오지 않으시네

이렇게 멀어지면 저 땅은 누구 차지야

소유라면 기를 쓰고 달려드는 것인데

멀쩡한 땅 불사르고 어디로 갔는가

창수네 집 가는 길 억새밭도 멀어지네

할머니 할아버지 무덤은 누가 풀을 깎나

또다시 악몽에 불이 붙으면 누가 불을 끈담

자꾸 멀어지면 이 마을도 나처럼 울겠네

떠난 뒤엔 무엇이 찾아올까

하늘로 갔다는 기억만 남기고 다 지워버릴까

그건 더 멀어지겠다는 심술이지

무엇이든 희망이 있을 때 위안이 되는 건데

희망이 없는 길은 걷기가 싫어

 

 

 

* 시집 34권 외 다수. 최근작 ‘골뱅이@ 이야기’

* 블로그 http://islandpoet.com/blo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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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생진 담론 :

 

  

최근 이발소에 가셨던 얘길 하시며 55년 간 이발 일 해 오시는 이발사와의

 

옛날 이발소 얘기 중 이발비가 없어 때론 쌀 콩 보리 등의 곡식으로 받았다는

 

말에 나는 왜 시를 쓰며 이런 것도 한 번 못 받아보았나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는 시인께서, 시가 돈은 못 벌어도 독자들 앞에서 이렇게 마음 우러르는 격려를

 

받으며 시를 읽을 수 있음에 세상 그 어느 것보다 감사하다 하셨습니다.

 

5월 다랑쉬굴에서의 -굿 낭송 퍼포먼스에 언급하시며 산 들만을 위한 시가

 

아니라 죽은 자들의 영혼에 대한 한을 풀어주는 위로의 시를 읽는 다는 건,

 

마치 무당의 신들린 행위와 같고 보이지 않는 어떤 의무감으로 연기력이 필요했

 

고 최근 시인께서 절감하시는 것은 시란 아름다운 언어로만의 시도가 아니라

 

이미 언급하신 무당의 의식과 같은 절규와 설치미술 등과의 만남 등이 필요하다

 

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이외

 

처음 참석해 주신 임보 시인께서는

 

평소 존경하는 이생진 시인의 모꼬지를 꼭 참석하고 싶었다 말씀하시며

 

시는 쓰는 것이 아니라 몸으로 하는 것이다

 

이생진 시인의 말씀이 인상 깊었다 고 운을 떼시며 늦은 답장을 낭송하셨습

 

니다.

 

 

이무원 시인께서는 25년 간 우이시 활동을 같이한 이생진 시인과의 인연을

 

말하며 외로울 때-이생진낭송하셨습니다.

 

 

 

스토리문학 - 김순진 대표 진명숙 편집장이 참석하시어 시낭송과 인사말이 있었

 

습니.

 

 

 

종종 참석하시는 이백천 문화평론가께서는 - 남이섬 꾸미기에 일조하신 경험을

 

말씀하시며 나무와의 호흡 즉 인간과 자연의 교류를 강조하셨습니다.

 

오래 전 월드컵 경기를 보시면서 당신께서는 지금 우리나라 나무들이 록키산의

 

나무들과 알프스의 나무들과도 교류를 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셨다고 나무와 인간

 

의 교류를 언급하셨습니다.

 

 

 

임윤식 시인의 타고르 시 소개와 함께 신께 드리는 송가낭송이 있었습니다.

 

한강문화탐방단 단장으로 한강의 문화접목을 시도하고 계시는 김기진 시인의

 

내가 백석이 되어-이생진낭송이 있었습니다.

 

 

 

 

인터넷을 보고 오셨다는 황성호님의 그리운 바다 성산포낭송이 있었고

 

박성도 황성호 강성문 유인호 김은주 임연수 임문자 전명숙 김순진 김병모 님등

 

이 처음 참석하셨습니다.

 

 

 

이생진 시인의 '다큐멘터리'를 장기적 프로젝트로 끈질기에 꾸미고 있는

 

김병수PD / 김경희 작가(아르띠잔)의 촬영 작업이 오늘도 계속되었습니다.

 

모꼬지 전속 낭송가-김경영님의 재미있는 율동이 있었고 모꼬지 전속가수-현승엽

 

의 작은 리사이틀로 오월의 마지막 밤이며, 가는 봄을 보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