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혈風穴

박산 2015. 7. 3. 15:20

 

 

                                                                제주 거문 오름(스마트폰 찍음) 

 

 

풍혈風穴-

 

 

탐욕을 꺼내 구멍 숭숭 뚫어 바람을 불렀다

끈적끈적한 기름이 뚝뚝 떨어졌다

한참 동안 썩는 냄새가 코를 찔렀다

흙에 덮이고 비에 씻기길 반복했다

 

큰 바위가 절벽에서 굴러 부서졌다

그 중 작은 돌덩이 하나에 無心되어 붙었다

크고 작은 나무들 사이에 끼어 살았다

비도 맞고 눈도 맞았다

사실은 춥고 배고픈 적도 많았다

고통은 익숙한 인내가 되었다

지금은 물만 먹어도 배부르다

 

누군가의 바람이 되기도 했다

바람을 부르길 정말 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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