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콩

박산 2018. 7. 31. 10:45

 

 

 

강남콩 -

 

희었던들 자주紫朱였던들

이슬 먹은 꽃이

이슬밖에 더 되겠나 싶었지만

그 한 방울 한 방울들이 

투구꽃 피우기까지 

풀벌레 우는 소리로 몇 밤을 벗하며

스치는 바람에 헤벌쭉 하늘 보고 

또 몇 날을 

그리움 하나로 버티고 버티다

수줍은 속살만 여물고 여물어 

더는 견디기 힘든 버거움에 

툭 불겨져 튀어나온 물 머금은 숙녀 

 

꼬투리 속  고것들이 더 푸르러라 

 

 

(박산 시집'무야의 푸른 샛별 18쪽) 

 

 

 

 

 

'' 카테고리의 다른 글

꽃상여에 리무진 ㅡ  (0) 2018.08.13
주책없게 오지랖만 ㅡ  (0) 2018.08.06
인사동 시낭송 모꼬지 진흠모 209  (0) 2018.07.19
3류  (0) 2018.07.09
대한독립만세!  (0) 2018.07.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