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동 시낭송 모꼬지 진흠모 209

박산 2018. 7. 19. 16:18

                                         (이생진 선생님 구순연)

{시낭송 모꼬지 진흠모 111+98} 2018년 7월 27일 (매월 마지막 금요일 7시) 
종로구 인사동길 52번지 도로명 인사 14길 ‘시/가/연 詩/歌/演  
(Tel.720 6244 김영희 이춘우 010 2820 3090/010 7773 1579) 
종로→안국동 방향 (종각역부터 700m) 안국동→종로방향 (안국역부터 400m) 
(통큰갤러리 미호갤러리 고려서화가 있는 건물 지하)

 


1. 백만 송이 장미의 절규: 양숙 

2. 장마: 김효수 

3. 흰 모래밭: 낭송 조철암/ 시 이생진 

4. 동화도* 할머니: 이승희 

5. 자야(子夜)와 함께: 김중열 

6. 등대와 동백꽃: 낭송 유재호/ 시 이생진 

7. 雲水골 이야기: 허진 

8.이생진의 독백: 낭송 김경영 김미희/ 박산 글 

9. 강낭콩: 박산 

10. 詩 강연: 이생진 with 담론 



 

{시낭송 모꼬지 진흠모 111+97} 8th 생일 잔치 & 이생진 시인 九旬宴 6월 29일 6시

 


1. 진흠모 8Th 생일잔치 


   * 진흠모 인사島 무크지 4호 '인연' 발간되어 나눔했습니다 



 흠모 무크지 인사島 네 번째 이야기 '인연' 출간 소감 중 (右로부터 김정욱 디자이너,양숙 편집인, 이윤철 발행인)   



  * 평소 낭송 무대에 안 오르던 무크지 작가님들의 낭송이 있었습니다

   (노희정 김명중 김중열 윤준경 이다해 이명해 이윤철 이봄비 현승엽)



 * 광주의 곽성숙 시인께, 진흠모 모두의 정성을 모아 네번 째 감사패를 드려, 

    그 간의 이생진 詩에 대한 실천과 깊은 이해에 감사드렸습니다.


        (* 1회 수상자: 김경영, 2회: 유재호, 3회: 김윤희)      





                                                                        감사패 수상하는 곽성숙님


  


2. 이생진 시인 구순연



                  60년 전 서산여고를 졸업했던 이생진 시인의 제자들이 구순연 절을 드리고 있다  


 

이생진의 독백 - (낭송 김경영&김미희 /글 박산)

 

저는 스스로 자연産 시인이고

제 시도 자연산이라고 생각합니다.

 

온상에서 길러진 화초와는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생각이지요.

 

일제강점기와 6.25를 거쳐 그 혹독한 가난에도 문학을 했습니다.

시를 썼습니다.

힘든 거야 말로 다 하겠습니까.

 

문학이 혼자 할 수 있는 것인지 의문을 품다가

결국 고독을 찾기로 했고

고독의 질(質)이 으뜸인 ‘섬’을 찾아다니며

실컷 외로워보자 했었습니다.

 

저처럼 운명적으로 시와 예술에 빠진 사람이 누굴까 생각하다가

황진이 김삿갓(김병연)과 고흐를 불러내 오랜 대화를 하다가

대원각의 자야를 불러내 ‘내가 백석이 되어’ 얘기를 나누었지요.

 

시는 고독한 사람들과의 대화를 좋아하거든요.

 

앞으로도 대화할 사람들이 많아요.

음악과 철학 시와의 만남 가령 니체와 바그너도....

 

 

제 고향은 바다가 가까운 서산입니다.

중학교 1학년 때 만리포 해수욕장에서 수영을 했고

일제강점기라 해양 훈련도 받았습니다.

16살 때 부친이 장티푸스로 돌아가시고

두 살짜리 막내를 비롯하여 5남매를 키워야 하는

우리 어머니는 살길이 막막했습니다.

그 때부터 제 삶은 어두울 수밖에 없었습니다.

꿈이나 가정이나 청춘 사랑 따위의 따뜻한 단어들이

시골 바닷가 소년에게서 일찌감치 사라졌지요.

 

교사가 되어서 시를 생각했고 쓰기 시작했습니다.

1955년 등사판을 밀어 제 첫 시집 ‘산토끼’를 출간했습니다.

 

시를 본격적으로 쓰기 위하여

당시 제가 재직하던 서산여고에서 서울 성남중학교로 올라왔습니다.

서울에서 집 얻을 엄두도 못 내는 실정에서

학교 사택을 제공해주었던 성남중학교에 지금도 감사한 마음이 듭니다.

 

보성중학에서 명예퇴직을 한 1993년 저는 드디어 자유인에 더 가깝게 되었고

전쟁 중에 참전 군인으로 젊음을 보낸 제주도를 비롯한

회귀 본능으로 섬에 더 자주 가게 되었지요.

 

어릴 적부터 멀리 건너편에 바라보이던 섬들에 대한

끊임없는 궁금증을 시로 실현하기 위해....

 

아직도 찾아가고픈 섬이 많습니다.

새로운 섬이 아니라 이제까지 찾아다닌 섬 중에서

시 쓰기 좋은 섬을 자주 찾아 가고 싶습니다.

 

그곳은 파도 소리를 들으며 시 쓰기 좋은 섬입니다.

만재도 우이도 여서도 손죽도 등입니다.

만재도 하면 우럭을 잡아 매운탕을 끓여주던 윤氏 생각이 나고

우이도 하면 ‘그리운 바다 성산포’를 가지고 다니며 읽던 한氏가 생각나고

여서도 하면 불행하게 생을 마친 김만옥 시인이 생각나고....

최근에는 저와 여러 섬 여행을 많이 다녔던 지리산 벗, 손대기氏도 생각납니다.

 

옛날엔 동백꽃이 진하게 보였는데

이젠 자연 그대로 섬에서 고독하게 살아가는

섬 주인공 얼굴들이 보고 싶습니다.

가고 싶네요.

 

아흔을 살았습니다

구십을 살았습니다

살아보니 80에 안 보이던 것들이 90에,

이제야 보이기 시작합니다

 

여러분들 많이 걸으세요

책 많이 읽으세요

‘작은 잔치’라 박산이 말하지만

구순이라는 이런 잔치 저는 사실 좋아하지 않습니다

아직도 읽어야 할 책이 많고

써야할 시가 너무 많거든요

아무튼 고맙습니다.



시인의 아들 같은 싱어송라이터 음유시인 현승엽의 축하 공연


   이생진 담론:  

      여러분들이 구순 한복을 입으라 했는데, 안 입는다 했다가 막상 입으니 좋네요  
      이 자리에서 김경영 김미희 두 분이 낭송한 제 이야기 '이생진의 독백'을 듣다가 눈물이 나려 했습니다  
      인사동에서 여러분을 뵙고 오늘을 맞으니 정말 앞으로 시를 더 열심히 써야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지난 주는 제주도에 있다가 부산을 거쳐 어제 상경했습니다 
      서울대병원에서 피부암이라 해서 치료를 했는데 오늘 가 보니 다 나았답니다(일동 박수) 
      더 열심히 여러분들과 시를 열심히 쓰겠습니다(중략)
     
      구십을 넘으니 정말 살맛이 납니다 술맛도 납니다, 
      이렇게 인사동에서 여러분을 만나는 일이 정말 제게는 즐거운 일입니다. 
      이게 다 시 때문이겠지요, 
      여러분들이 구십 넘어 제게 말씀하세요, 
      저 세상에 제가 있어도 
      여러분들의 구십 넘었다는 얘기는 
      꼭 귀담아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권영모 서예가 구순연 축하 작품(공자도 맹자도 90을 못 살았다, 生子/이생진/는 九十을 살았다) 


 

* 2019년 6월29일 진흠모 여덟 번째 생일축하 2부 행사에서

  이 시대의 방랑자 이생진 시인을 따르는 진흠모 구성원들이

  제주에서 광주에서 부산에서 대전에서 올라 와  

  조촐한 구순宴을 열어 시로 축하드렸습니다.



* 진흠모 8th 생일선생님구순잔치에 

물심양면으로 자발적 도움을 주신 전국의 동인분들께 

행사를 프로듀싱하고 진행한 사람으로서 

동인들을 대신해 심심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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