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간 - 상주 석천계곡 트레킹 중 만난 돌다리
돌다리 -
다리 사이에 구멍을 뚫기로
요기 저기 요만큼 저만큼 타협했지요
돌멩이들에겐 정말 미안합니다
물 따라 바람 따라 구르는 즐거움과
생긴 그대로 살 자유를 구속했으니
파인 구멍들에게도 그렇긴 하지만
각자의 모양 유지에 충실해야 합니다
꽁꽁 얼었다 봄볕에 풀리더라도
장마 끝에 태풍이 몰아치더라도
뽑히거나 흩어지면 안 됩니다
박은 돌멩이도 뚫려 커진 구멍도
부서져 상처투성이입니다
죽자 사자 참고 견디다보면
‘해 뜬 날이 더 많았었다’
세월에 자위하지 않을는지요
물론 말입니다
앞 구멍 박혔던 돌 사라지고
뒷구멍이 아예 막히기도 합니다만
이래저래 구멍 다시 뚫리고
성형되고 자유를 포기한 새로운 돌멩이가 박힙니다
다리 아래 스쳐가는 물이야 알 바 없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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