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흠모 111+76

박산 2016. 9. 23. 06:39



                                      기타리스트 김광석 몽골의 밤하늘을 노래한 '은하수' 연주(동영상 by 이승희)


{진흠모 111+76}

2016년 9월 30일 7시 (매월 마지막 금요일)

종로구 인사동길 52번지 도로명 인사 14길

‘시/가/연 詩/歌/演 (Tel.720 6244 김영희 이춘우 010 2820 3090/010 7773 1579)

종로→안국동 방향 (종각역부터 700m) 안국동→종로방향 (안국역부터 400m)

(통큰갤러리 미호갤러리 고려서화가 있는 건물 지하)


몽골 사막 여행 시, 은하수를 보고 작곡했다는 김광석님의 연주 '은하수'를 직접 들으며 감흥을 받아 양숙 시인께서

지으신 아래 즉흥 시 먼저 감상합니다        


김광석의 몽골 밤하늘 - 양숙


김광석의 기타 여섯줄에서

맑고 투명한 별들이

챙그랑거리다 쏟아져 내린다

쏟아져 내린 별들은

초원의 들꽃에 내려앉아

밤내내 소곤거리다

방울방울 새벽을 연다

그 이슬 방울 모아 꿰어

아가 목에 걸어 주었다

별처럼 맑게 자라기를...


1. 푸른 사랑: 양숙


2. 여인: 김효수


3. 위도 가을 바다: 김명중


4. 가을이면 생각나는 일: 유재호 낭송/시 이생진


5. 가을 사나이: 김중열


6. 살 것이냐 아니면 죽을 것인가: 허진/시 셰익스피어


7. 인연: 권영모


8. 오늘을 위한 기도: 김경영 낭송/ 시 김소엽


9. 도심의 슬픔: 박산


10. 수항도首項島- 숨겨둔 여인: 이생진 with 담론



* 진흠모 무크지 인사島 3호(2017년 6월 발간 예정) 상시 원고 접수합니다.


    주제: '카르페 디엠'

    응모자격: 모꼬지 참석자 누구나

    장르: 시 수필 잡문 등 제한 없습니다.

    마감: 수시 접수 until end of March, 2017

    보낼 곳: 양숙 편집인(010 3749 9806) yasoo5721@sen.go.kr


  


                                                          조철암, 처음 참석하신 김경구, 박산과 함께하신 이생진 시인님(左로부터)                            


{진흠모 111+75} 2016년 8월 26일 7시 (매월 마지막 금요일) 스케치


1. 염천 동사(炎天 凍死): 양숙


지글거리는 꽃불 불잉걸 그러모으고

불티 하나까지 다독여 활활 태워버린다

꽃 그림자마저!

자미탄 엉그름에도

콧김 하나 남지 않아 결국,

결국에는 염천에 동사하고 말

식영정 배롱나무 너!


* 엉그름-진흙 바닥이 말라 터져서 넓게 벌어진 틈.

* 식영정(息影亭): 담양군 성산 자락 소쇄원 부근 16세기에 지은 정자.

   주인인 임억령 스승의 자취보다 제자 송강의 터로 더 유명해졌다.

* 자미탄(紫薇灘)-식영정 앞 광주호로 흐르는 냇가에 배롱나무가 줄지어 서 있었다.

* 진흠모/ 교사 시인/ 진흠모 편집인 * email :yasoo5721@sen.go.kr


2. 매미 : 김효수


목이 잠기도록 종일 반쪽을 부른다

여름이라 누워 있어도 옷이 젖는데

더위도 잊고 사랑하는 연인의 이름 매미는

허공 흔들며 목청껏 부른다

푸른 하늘 견디지 못하여 찢어지든

소리에 놀라 바람이 꽁지를 감추든

태양이 벌겋게 타는 무더운 여름날

매미는 쉬지도 않고 목청껏 부른다

영혼도 없는 사랑이 판치는 세상에

반쪽이 없는 세상은 의미가 없다고

귀가 따갑도록 모든 생명을 향하여

매미는 사랑의 노래 목청껏 부른다


* 진흠모/ 시인


3. 국경을 넘지 않는 해외여행 : 이승희


오늘도 인천공항 공외여행* 떠나는 사람들 요즘 사람들 공외여행 떠나며 해외여행** 떠난다 말한다

사람들 국경 밖 여행을 공외여행이라 말하지 않고 옛사람처럼 해외여행이라 말한다

우리는 섬나라 바다를 건너지 않고는 떠날 수 없었던 국외여행 바다 건너 미지의 세계

우리가 꿈꾸는 세상 그 고통의 바다를 지금은 비행기가 대신한다

하늘에 있는 섬*** 가기 위해 20시간 고통 참았더니 하늘이 내손에 닿았다

내 땅이 얼마나 소중하고 아름다운가를 온몸으로 깨달았던 경험

어느 것이 진정한 해외여행이란 말인가?

인천공항 국외여행 떠나는 사람들 하지만

난 어느 연안 여객선 터미널에서 국경을 넘지 않는 해외여행****을 떠난다


* 비행기(하늘길)를 이용한 국외여행 ** 선박(바닷길)을 이용한 국외여행 *** 전남 신안군 흑산면 만재도 **** 대한민국 섬여행 *

* 섬 여행가


4. 왜 이렇게 망가지나요 : 낭송 유재호/ 시 이생진


절도 많고 교회도 많고 학교도 많고 병원도 많은데 왜 이렇게 망가지나요


사막에 나무 심어 산 만들고 바다에 시추하여 섬 만들고 하늘에 우주선 띄우며 감탄하는데


사기 치고 도둑질하고 죽이고 죽는 칼부림 왜 이렇게 마음이 망가지나요 -시집 <섬 사람들>에서


* 진흠모/ 낭송가/ 진흠모 가수


5. 썼다가 지웠어요 : 권영모


온밤 내내 당신을 썼어요

그대에게 기댄 채

지나온 당신에 대한

나를 한편으론 투덜대 듯

묻어 두고 싶었던

참고 견뎌온 날들

당신과 함께였기에

하얀 밤이 떠나 아침 해가 스며들어서야

꿈이었음을 알았지요

밤을 새워 썼다가 지웠어요 당신을


* 진흠모/ 서예가/ 시인




6. 청춘 : 낭송 김경영/ 글 사무엘 울만


청춘이란 인생의 어떤 기간이 아니라 마음가짐을 말한다 장미의 용모 붉은 입술 나긋나긋한 손발이 아니라 씩씩한 의지 풍부한 상상력 불타오르는 정열을 가리킨다. 청춘이란 인생의 깊은 샘의 청신함을 말한다. 청춘이란 두려움을 물리치는 용기 안이함을 선호하는 마음을 뿌리치는 모험심을 의미한다. 때로는 20세 청년보다 70세 인간에게 청춘이 있다. 나이를 더해가는 것만으로 사람은 늙지 않는다. 이상을 잃어 버렸을 때 비로소 늙는다. 세월은 피부에 주름살을 늘려 가지만 열정을 잃어버리면 마음이 시든다. 고뇌 공포 실망에 의해 기력은 땅을 기고 정신은 먼지가 된다. 70세든 16세든 인간의 가슴에는 경의에 이끌리는 마음 어린애와 같이 미지에 대한 탐구심 인생에 대한 흥미와 환희가 있다. 그대에게도 나에게도 눈에 보이지 않은 우체국이 있다. 인간과 하느님으로부터 아름다움 기쁨 희망 힘의 영감을 받는 한 그대는 젊다. 영감이 끊기고 정신이 아이러니의 눈에 덮이고 비탄의 얼음에 갇힐 때 20세라도 인간은 늙는다. 머리를 높이 치켜들고 희망의 물결을 붙잡는 한 80세라도 인간은 청춘으로 남는다.


* 진흠모/ 낭송가/ 라인댄스 강사




7. 박성도: 개시

 


 

 


8. 러브텔에서 만난 여인 : 박산


해가 서산에 걸린 오후 네 시쯤

남쪽 큰 도시 한 복판

그 중 키가 제일 큰 모텔

키-박스가 걸린 좁은 엘리베이터 6층에서 만난 여인

고개를 푹 숙인 채 벽을 향해 묵언수행 중이다

혹여 실례될까 내 숨소리도 눈치 중이다

힐끗 눈에 들어 온 그녀의 꽉 끼는 옷차림이 놀랍다

붉고 노란 색 섞인 7부 바지 가슴 조이는 상의

손에 꼭 쥔 바이크헬멧 안의 파란 장갑 손가락들이 힐끔거리고 있다

카운터 문 나가자마자 갈래갈래 알록달록 천으로 숨어있는 주차장

주차 된 몇 대의 차 번호판들도 눈 가리고 힐금거리고 있다

이 사이를 지나며 검은 안경에 헬멧에 장갑을 끼며

저만치 담에 기대둔 자전거를 고양이 걸음으로 끌고나간다

헛도는 페달과 두 바퀴는 서로 모르는 사이 같다 

그녀의 등짝이 작아지며 거리로 사라졌다


* 진흠모/ 진행자/ 시인

 


9. 미다스의 손과 시인의 손 : 이생진


욕심 많은 미다스 왕이 술의 신 디오니소스에게 청하길 손에 닿는 것을 모두 황금으로 바꿔달라고 그러자 술에 취한 디오니소스 미다스 왕의 청을 100% 들어준다 그랬더니 미다스가 만지는 족족 황금으로 바뀐다 정원에 있는 나무 화단에 핀 꽃 침실에 있는 침대 침대에 놓인 베개 만지는 족족 황금이 되니 얼마나 좋은가 미다스 왕 환희에 잠겨 옆에서 자는 아내를 흔들어 깨우는 순간 아내가 황금으로 바뀐다 어허 이건 아닌데 하고 어지러운 이마를 짚고 있을 때 엄마를 찾던 딸이 아빠에게로 달려온다 미다스가 딸을 안아 들이자 이번엔 딸이 차디찬 황금으로 변한다 겁에 질린 미다스 얼굴이 창백해지며 디오니소스에게 달려가려고 말의 고삐를 잡자 이번엔 말이 통째로 황금 덩어리가 된다 채찍으로 쳐도 발을 떼지 않는 말 미다스는 절망의 도가니에 빠져 허덕인다 이때 술에서 깨어난 디오니소스 올림포스산에서 내려다보고 ‘미다스, 황금 말고도 갖고 싶은 것이 많을 텐데 하필이면 왜 황금인가 바꿔줄 테니 다시 말하게’ 하자 지나가던 시인 ‘황금은 그만두고 손에 닿는 것을 시로 바꿔주오’ 한다 그러자 미다스는 황금의 손에서 풀려나고 이번엔 시인의 손이 신들여 미다스의 딸을 시로 풀어주고 미다스의 아내를 시로 풀어주고 미다스의 말[馬]을 시로 풀어주고 미다스를 말에 태워 본래의 자리로 돌려보낸다


*시집 『섬 사람들』(2016/우리글)에서 * (1929- ) 떠돌이 방랑 시인





이생진 담론:

                 이즘 시 때문에 모이는 게 얼마나 반갑고 좋은지 모르겠습니다

                 제가 이즘 온전히 시의 힘으로 삽니다

                 여러분이 저를 보시면 알겠지만

                 지금 제가 아주 처참하게 진 구렁텅이에 빠져있습니다(아내 병 간호 일로).

                 정말 참는 것도 어렵습니다.

                 염천에는 노인들이 살기 더 어렵습니다.

                 아내를 뉘여 놓고 인사동에 와서 여러분을 만나지만 여러분을 만나는 게 얼마나 즐거운지 모르겠습니다

                 여러분과 함께 시를 읽는 게 제 큰 기쁨입니다 

                 시를 쓰시고 사랑하세요 사랑할 시간이 없습니다(중략)  

 


* 김밥 사업을 하시는 박성도님의 시 퍼포먼스가 있었습니다 

 


* 오랫만에 찾아주신 기타리스트 김광석님의 작은 연주회가 있었습니다



* 김경영님의 가벼운 몸풀기 댄스와 유재호님의 노래가 있었습니다 


* 가수 현승엽과 함께하는 이생진 시인의 퍼포먼스로 무더운 막바지 여름 모꼬지 막을 내렸습니다





* 8월 27일 윤설희씨가 주제하는 '그리운 바다 성산포' 시낭송 모꼬지가 송파구 디북카페다리에서 

   이생진 시인을 모시고 성황리에 진행되었습니다 


   유재호 김경영 현승엽 권영모 나후나 조영수 이덕수 김태호 김명중 박산 허진 박태서 김효수 님등 진흠모 동인들 다수가 

   참석하였고 옛 '논두렁 밭두렁' 윤설희님의 선생님과의 인연 등의 회고를 말 할때는 참석자 전원 눈시울이 뜨거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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