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島 4

배웅

배웅 ㅡ  늦밤 詩가 끝난 「인사島」 문지방을 넘어  탑골 樂園 사립문 밖까지 따라나가  아흔일곱 스승 손잡아 간절히 보내드리오니  잘 들어가셔요  미끄러지지 마셔요  엎어지지도 마시고  부디 길 조심 차 조심하시고  다음에 또 꼭 뵈어요  添: 이백여든한 번째 『인사島 시낭송 모꼬지 진흠모』에서 일흔 넘은 제자들 노원교 사는 定州가 방학동 사시는 스승을 모시고 왔고 늦밤 정릉 사는 解空이 모시고 가려는데 동암 사는 윤철과 방배동 사는 명옥과 안산 사는 경님과 마포 사는 지현과 목동 사는 경영이 배웅을 했다.  늦은 삼월 이날 밤 유난히 봄바람이 찼다.

2025.03.30

生子와 지팡이

生子와 지팡이 ㅡ 걷기 전도사 생자께서 언제부턴가 지팡이를 짚고 다니신다 하루 15000보를 실천하는 아흔넷 어르신께서 인사島 詩/歌/演 진흠모 모꼬지 테이블 의자 밑에 내려놓은 지팡이 혹여 걸려 넘어지실까 맞은 편 벽 한 귀퉁이에 세워 놓았는데 어느새 지팡이 찾아 무대에 오르셨다 아흔넷 연세에 하루 15000보는 무리 아닌가 “선생님, 7000보 만 걸어도 좋답니다!” 둘이 있을 때는 자분자분 말씀 드리지만 생자의 지팡이는 오늘도 7500번 땅을 짚는다 쥔 닮아 가느다란 지팡이는 외양과 다르게 힘차고 붉은 정열 뿜어 15000보의 모터를 가동 중이다 * 生子 이생진(1929~ ): 인사동에 배를 띄우고 등대를 세워 '인사島' 섬을 만든 시인

2022.07.01

Who am I ?

ㅡ 'Woman Player After Olympic Games' 이광무 화백 ㅡ 《인사島 무크지 진흠모 이야기 7 중, 2021》 [ Who am I? ] 막걸리 자리에서 “마셔! 마셔! 사는 게 뭐 있나 도사 흉내나 이렇게 내며 한평생 이리 살다 가는 거지”하며 유행가 가사처럼 쉽게 읊조리곤 하지만 가만 생각해 볼수록 '사는 게 뭔지….?'는 인생 거대 담론임에 틀림없습니다. 그것도 예순 넘은 지 오랜 법적 장년에게는 말입니다. 과연 나는 뭐 하고 살았고 뭣을 건졌고 뭣이 남았나. Who am I? 어머니의 바다에 아버지가 쏜 화살 요행僥倖한 파문波紋의 꼴이 찌질이 세일즈맨 실패한 장사꾼 삼류 시인 도대체 나는 누굽니까 보잘것없는 나의 과거 완료형에 'Who am I?'라는 짧은 시로 자신에게 진지하..

나의 이야기 2021.08.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