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 《'구박받는 삼식이' 중, 2011 우리글》 다랑쉬 - 때 묻은 게 있거든 툭툭 털어 예 다 내려놓으시게나 소리 지를 일 있으면 예서 크게 지르시게나 망할 자식 하나 있으면 예서 쌍욕 씨부렁씨부렁 하시게나 속내 깊이 썩고 있는 시름 있으면 예서 실컷 읊조리게나 마누라 몰래 사랑하는 이 있거든 이때다 하고 예서 한 번 슬쩍 불러 보시게나 그러다 허기져 먹고 혹여 남은 게 있거든 나도 먹게 예 조금 내려놓고 가시게나 내려가실 때는 제발 횡 하니 쌀쌀맞게 등만 보이지 말고 예 몇 번 고개 돌려 바라보고 아쉬운 듯 가시게나 그래야 예 다랑쉬 좋은 줄 알 것 아닌가 * 다랑쉬: 월랑봉. 북제주군 구좌읍에 있는 봉우리, 다랑쉬오름 生子 이생진 시인을 따라가는 봄 섬 여행 중에서도, 많은 독자들이 생자 시인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