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나름

박산 2026. 5. 10. 06:27

도쿄 츠키지 시장 아침 혼밥(2026 5월)

 

사람 나름 -

 

여기저기 다니는 걸 좋아하지만

 

이 사람 저 사람 사귀는 걸 좋아하진 않는다

 

물구나무서서

 

지구를 들었다!”

 

큰소리치는 사람을 이해하려 노력하지만

 

하하! 함께 웃어주지는 못한다

 

자주 만나는 오랜 친구라고

 

꼭 유유상종은 아니다

 

놀러 가기, 술 마시기 같은 하찮은 일에도

 

다투기 일보 직전까지 간 적도 많다

 

어쩔 수 없이 얼굴 닮은 형제지간에도

 

다 제 잘난 맛에 다르긴 마찬가지다

 

세상은

 

셋만 모이면 의기투합

 

친목회 만들어 회비를 걷고

 

형님 동생 부르다

 

슬쩍슬쩍 뒷담화로 씹는 재미로 사는 거다

 

나는

 

이런 것들이 싫은 병에 걸렸다

 

여름 장마 끝난 날

 

뭉게구름이 그린 몽환적 수묵화와

 

화려한 단풍 그냥 보고 즐기면 되는데

 

그 몽환과 붉은 미소 속

 

죽어가는 자의 슬픔이나 생각하는

 

축제 속의 예비 문상객이다

 

그래 너 잘났다

 

애당초 고상하거나 고귀하지 않음 잘 아는

 

나 자신에게 욕지거릴 한 적도 있다

 

아직도 하루하루 먹고사는 게 버겁게 느껴질 뿐이다

 

익숙한 사람들과

 

익숙한 장소에서

 

익숙한 언어로

 

적잖은 이야기 나누며 살아오고 있다

 

저 사람이 그런다고

 

이 사람이 저런다고

 

그러고 저러고는 살지 못하겠다

 

물구나무서서

 

지구를 들었다!"

 

이런 말은 정말 못하겠다

 

다 사람 나름이다

 

 

* 시집 인공지능이 지은 시, (2020 황금알) 

 

:

 

제약회사에서 약을 팔 때는

약장수들을 만났고

화장품을 팔 때는

화장품 장사들을 만났습니다.

 

플랜트 입찰 다닐 때는

전 세계 플랜트 엔지니어링 사람들만 만났고

인도 비즈니스 할 때는 인도 사람들을 만났고

이외의 분야에서도 또 그랬습니다.

 

쉰 넘어서부터

시 쓰며 만나는 사람들은,

살아온 전공이 각각 다른

'버라이어티' 그 자체입니다.

 

이즘은 나이 탓인지 부덕의 소치인지

사리 분별이 흐려진 탓인지

사람 만나는 게 싫어질 때가 종종 있습니다.

 

돈 나오는 일도 아닌 일에 이기적이고

논리적이지 못한 어설픈 행위들에.

 

흐르는 물은 억지로 바위를 깎으려 하지 않고,

돌아가면서 결국 바위를 깎는 이치로,

인간사 역시 그렇지 아니한가 합니다,

 

누군가 시 쓰는 일을 물어, 無爲를 지향한다 했더니,

침대에 누워 아무것도 안 하는 게으름인 줄 알았는지,

함부로 우위의 발언을 앞세워 가엾게 느껴집니다.(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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