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밑천 -
그간
입고 먹고 다닌 세월이 얼마인데
정작 찌울 건 안 찌우고
정말 지닐 건 생각 없이 버리다가
순간의 쾌락에 물든 게으름이
규칙을 까맣게 잊은 채 흐물떡거리는데
땟국에 절어 나달나달 해진 옷자락들이
하잘것없이 식어버린 속내만 긁어댄다
모처럼 큰 호흡 자위 아닌 자위로
사는 게 다 그런 거지…
사는 게 다 그런 거지…
짧은 밑천 다 드러났는데도
헛기침에 모른 척
점잔이라도 빼 볼 양으로
에헴! 에헴!
지나가는 강아지가 킥킥
배부른 참새도 조잘조잘
* 시집 《'인공지능이 지은 시'(2020)》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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