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낭송 신년 모꼬지 진흠모 291

박산 2026. 1. 24. 09:48

2007 봄 生子와 다랑쉬오름에서

 

〘인사동 시 낭송 신년 모꼬지 진흠모 291 (2026. 01. 30)

 

        종로구인사동길52번지 인사14

        詩//(02)720 6264

           <630분 시작>

 

 

낭송예정자: 김미희 김중열 유재호 조철암 김명중

                  이원옥 조순일 선경님 김화연 김경영

                  박산

 

생자 이야기】1

 

이념, 탈 종교로, 순수 시를 지향하셨던 生子 이생진 시인께서 타계하신 20259월 이후, 진흠모 모꼬지가 지속적으로 열리고 있으니, 주위 지켜보고 계시는 여러분들의 감사한 격려 문자와 유선 통화를 받고 있습니다, 고맙습니다.

 

생자와, 밥을+ 막걸리를+ 여행을+ 나름 한 방에 모시고 자기도 하고, 내가 운전하는 차 조수석에서 졸기도 하셨고, 종로 뒷골목 강화도 군산 등등을 다니며 종종, 제게 하시던 말씀을 기억합니다.

 

"자네 내 이름 걸어 뭐 할 생각 절대 하지 마시길!,

 내가 소풍 떠나도 말일세!"

 

작고하시기 얼마 전, 도봉구의 나호열 시인께서 '이생진 문학상' 제정 관련으로, 현승엽 가수와 선생을 찾아뵈었을 때 역시, 단호하게 이런 의사 표시를 하셔서 나호열 시인께서도 포기했습니다.

 

 

이번 새해 진흠모 모꼬지에는, 그간 삶이 바빴던 김문기 님과, 투병 중에도 항시 긍정의 정신으로, 제가 존경하는 다섯 손가락 시인 김영식 아우가 참석하겠다 알려왔습니다. 진흠모는 생자가 계신 듯 이제껏처럼 묵묵히 그리 시로 정진하겠습니다.

 

뱃전에서 생자와(200?)

 

2025 송년 모꼬지에 생자는 이리 참석하셨습니다(선경님 플래카드)

시 낭송 송년 모꼬지 진흠모 290 (2025. 12. 26) 스케치

 

1. 찔레꽃 (무용): 김미희

 

* 진흠모/시인/낭송가/편집인

 

 

2. 인사시가연: 낭송 김경영, 김미희/시 박산

 

끄트머리 금요일/ 인사시가연에서는

이생진 시인이 로 노를 젓는데

김미희 낭송가의 첫 장단이 은은하고 낭송은 달콤하다

유재호 목청이 파도를 삼키고/ 현승엽의 뱃노래가 별을 뿌린다

 

시인의 활기찬 노 젓기 앞 소리에

박자 맞춰 어기여차! 우렁찬 뒷소리

어긔야 어강됴리/ 아으 다롱디리

얄리 얄리 얄라성/ 얄라리 얄라

 

첨버덩 첨벙 밤 배 인사시가연나가

셔블 밝은 달에/밤들이 노닐다가

돛 달아라 돛 달아라/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어긔야 어강됴리/아으 다롱디리

얄리 얄리 얄라성/얄라리 얄라

돛 달아라 돛 달아라/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김경영이 춤을 추고/ 김수정 소리를 하고

이춘우 술 나르기 바빠지니

조철암 얼굴 붉어지고

이원옥 목소리는 점점 시가 되는데

김중열 술심이 시심으로 옮겨갈 때 즈음

용문 사는 선비 이덕수 눈은 시로 촉촉해지고 이윤철 헛소리에 웃음소리 높고

김명옥은 사진을 찍고/김명중은 동영상으로 분주하다

이승희 김영희 김태경 이명해 박인화 곽성숙 한옥례 선경님 오경복 김병모까지

 

됐어! 됐어!

바다가 보이면 됐어!

모두가 술잔 높이 들어

됐어! 됐어!

현승엽 기타가 부서지듯 튕겨질 때/시인께서 빈센트 반 고흐를 모셔온다

 

난 고흐를 할래요

고흐는 순간순간 하고 싶은 것이 많았어요

사이프러스를 보면 사이프러스를 그리고 싶고

술을 보면 술을 마시고 싶고

여자를 보면 여자를 안고 싶고

순간순간 하고 싶은 것이 많았어요"

별이 빛나는 밤

돈 매클린의 빈센트를 들으며

고흐를 하고 있어요"

 

starry starry night!

 

어긔야 어강됴리/아으 다롱디리

얄리 얄리 얄라성/얄라리 얄라

배 저어라 배 저어라!/돛 달아라 돛 달아라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 여기서 왜 정읍사가 나오고 청산별곡이 나오고

어부사시사만 어울린다거나, 이런 논리적 전개는 하지말자

란 어차피 예부터 지금까지 기쁘거나 슬프거나

嬰處(영처)적인 순수의 근본 아니던가?

그냥 즐거우면 조수미 노래도 나오고 때론 나훈아도 이미자도

나오는 거 아닌지

우리 '진흠모', 이생진 시인께서 시 가지고 노시는 품새가 얼씨구 절씨구

어깨춤 들썩이며 추임새 한바탕! 이게 인사시가연港 

 

 

3. 벗어놓은 신발: 낭송 류재호/시 이생진

 

여기서부터 신을 벗는다

누가 하자고 해서가 아닌데

신을 벗는다

 

엄숙해서가 아니고

거룩해서가 아니고

불편해서가 아니다

그저

자유롭기 때문이다

 

시집 (우이도로 가야지)

 

* 진흠모/가수/낭송가

 

 

4. 바보 사랑: 김중열

 

바라보기를 보채기를

외홀로라 서글퍼 늘 홀로라

서럽다 서글프다 산 까마귀로

그리도 우짖으며 울어볼까

 

때론 사랑 사랑 늘 사랑을 품었어도

홀로라 외홀로라 오롯이 외쳐본들

 

후회로 휘몰아쳐 부서질 하이얀 눈꽃으로

그 속에 소리 없이 맴도는 년말의 소음 속에

사라질 메아리를 어이타 부잡을까

 

세월 좇아 빼앗긴 마음만이 홀로라 외홀로로

맺지 못해 떠나간 사랑가 불러본들

나는 바보란 이름으로 스스로 위로 받기를

홀로로 쓸쓸하게 짝도 없는 눈사람 되어

 

바라보고 보채며 고여질 눈물 한 즘

계절 잊어 흘러흘러 외로이 사라지겠지

 

.........

..........

 

이 지독스런 쓸쓸함에

노래 한 줌 얹어보면 어떨까?

 

I show the light on the night

that I passed by her window

 

I show the flickering

shadows of on her blind

 

She was my waman

As she ........

 

*아라밴드 이끎이/시인/화가

 

 

5. 우연한 만남: 조철암

 

수요일 아침 출근길

반갑게 인사하는 중년 신사

 

27~8년 전 IMF 시절

가정 형편이 어렵게 된 청년이 학업을 중단하고

우리 매장에서 종업원으로 일했었다

 

그 당시 버스를 타고 가다 교통사고로 인해

장기간 병원에 입원하여 방사선 치료를 받던 중

병원 근무가 적성에 맞다고 판단

퇴원을 하고 방사선학과에 입학하더니

졸업 후 대학병원에 근무

지금은 오십 대 초반이 되어

병원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맡고 있다

 

오늘처럼 십여 년 전에도

우연히 만났었는데

아주 오랜만에 만나도 별로 달라지지 않았다는

기분 좋은 인사성 말까지 들었던 우연한 만남

 

*진흠모/시인/낭송가

 

 

6. 향수: 선경님

 

그때는 왜 몰랐을까요

당신의 그 향수를

설마 내가 그렇게 바보이었을까요

 

당신이 떠나고 나서야

뒤 늦게 알게 된 당신의 향수

이제는 차마 뚜껑조차 열지 못합니다

 

요 때처럼 어설프게 손 시린 날

퇴근 후 저녁 식사 자리에서

미역줄기에 과매기 넣고 마늘

미나리 꼭꼭 말아서 먹여 주려던

 

당신의 그 손길을 멈추게 하고

제가 먹을게요 했을 때

빨개진 두 볼에 머쩍은 미소까지

지금도 그대로의 모습입니다

 

당신은 떠난지 오래지만

당신 해맑은 미소와 수줍은

모습 담아 지금은 화장대에서

매일 아침 나를 보고 있습니다

 

미안해서

차마 뿌리지 못하고 그향기

달아 날까봐 그대로 둡니다

 

*진흠모/시인/어린이집 원장

 

 

7. 시는 책 속에 움트고 있었다: 조순일

 

등나무 그늘은 플라스틱 지붕의 옅은 그늘로

정 그렁한 도시락은 닭 모이 주듯 배식으로

스승의 노래는 진혼곡처럼 웅성거리는

세월이었다

 

책꽂이에 늙은 손이 찾을 때까지

눅눅한 곰팡이와 먼지와 함께

손길도 눈길도 잃은 채

물기도 없는 모래 숲에서도

강낭콩 같은 싱그런 움은 있었다

 

뿌리부터 우듬지까지 반복되는 일정

함봉산에 햇살이 분수처럼 뿌리고

월미도에 노을이 붉고 긴 그림자로 진다

 

땅거미가 깔린 퇴근길에는

재잘거리는 어린싹들의 날숨과 들숨을

발부터 머리까지 들으려 했다

 

익숙하여 낯설은 버드나무 껍질 속에

마음만 닳은 흔적을 간직하고 있다

 

책꽂이에서 꺼내 첫 가지를 살폈다

해바라기씨처럼 까만 알갱이가

두 이레 강아지 눈처럼 꼼지락거리고 있다

 

엷은 강낭콩 같은 싱그런 소리는

성당의 종소리처럼

탱글탱글하게 영글 향기가

흐믓한 기운이 돈다

 

*시인

 

 

8. 아내와 나 사이: 낭송 한옥례 김명선/시 이생진

 

아내는 76이고

나는 80입니다.

지금은 아침저녁으로 어깨를 나란히하고

걸어가지만 속으로 다투기도

많이 다툰 사이입니다.

요즘은 망각을 경쟁하듯 합니다.

나는 창문을 열러 갔다가

창문 앞에 우두커니 서 있고

아내는 냉장고 문을 열고서

우두커니 서 있습니다.

누구 기억이 일찍 들어오나

기다리는 것입니다.

그러나 기억은 서서히 우리 둘을 떠나고

마지막에는 내가 그의 남편인 줄 모르고

그가 내 아내인 줄 모르는 날도 올 것입니다.

서로 모르는 사이가

서로 알아가며 살다가

다시 모르는 사이로 돌아가는 세월

그것을 무어라고 하겠습니까.

인생 철학 종교

우린 너무 먼 데서 살았습니다

 

*진흠모/시예랑 대표/시낭송가

 

 

9. 겨울 이야기 :  성주영 

기차를 타고 
바람에 이끌려  내린
겨울 들판 

겨울  내내 소란스러웠을 
분주했던  들녘 


지난 여름  이야기는 
뜨거웠지만 

눈밭에 묻힌 들판은 
아무렇지도 않는 
잊힌 사연이 되어버렸지 

가끔은 
알지 못할 바람만이 
무심한 듯  안부를 전하고
훠어이 훠어이...  사라진다 

주인 없는 들엔
철  지난 억새들만 
이 겨울을 지키고 

지난밤  내린 눈에 
덮여있는 잔설  
살며시  털어주고 

내 마음 몇  점 놓고 
오른다 

너의 겨울 이야기는  어느쯤에 
있을까  

내  마음 몇 점 놓고 
또다시 긴  겨울바람에 
오른다 


너의 겨울  이야기는   
어느쯤에  있을까 

 

 

10. 멍이 든 바다: 김명중

 

바다가 시퍼런 것은

제 몸을 때리고

또 제 몸을 때리는

배신의 흔적

 

백사장에 몸을 대고

문지르고 주물러도

풀리지 않는 멍 하나

몸보다 깊은 자리에 남아

 

검게 응어리진

분노의 외침이

철썩, 파도 되어

시간을 붙잡는다

 

*진흠모/인사동tv PD/시인

 

 

11. 더 고마운 일: 박 산

 

문득 내 얼굴이 떠올라

문자를 준 그 자체만으로도

작은 우주로서

또 다른 작은 우주에게

Much Thankful to Her!

 

더 고마운 일은,

울진 해파랑길 지나다가

  7번 국도가 생각나서

 

은모래 백사장 소나무 굽이굽이 품은 도로/
수평선 붙은 하늘 항시 열려 있고 하늘 아래 산맥이/

바다 향한 새벽 기지개 던지는 

 

이리 읊조렸다는 문자

 

* 진흠모 이끎이/시인

 

 

@ 생자 가신 지 100일을 기억하는 선경님께서 생자의 자리에 꽃을 놓았습니다.

 

@ 조순일: 송년잔치를 맞아, 처음 진흠모 왔을 때의 기억을,

이렇게 시를 지니고 노는 분들이 있구나! 하며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를 떠올렸다는 소회

 

 

@ 김화연: 잠시 진흠모를 떠난 기간을

동굴을 들어갔더니 빛이 안 보였다,

그러나 시를 쓸수록 나 자신을 알게되었다” 

 

 

@ 안기풍: 생자에 대한 소회

 

@ 성주영: 이제는 진흠모 참석하는 게 기다려 진다,

시로 갈 때가 있다는 게 행복하다.

 

@ 이윤철: 시낭송을 어렵게 생각하지 말자.

 

@ 김명선: 진흠모 일원이 되어 기쁘다.

 

@ 유재호: 장똘뱅이처럼 노래 부르고 살겠다.

 

@ 김명중: ‘짝 잃은 기러기노래 부르며

보고싶은 분들 다시 뵙게 되어 기쁘다,

다시 열심히 나오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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