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낭송 모꼬지 진흠모 288

박산 2025. 10. 25. 08:44

한 분은 서귀포 사는 현역 의사, 한 분은 마포 사는 전직 교사, 전혀 공통분모가 없는 사이였지만 생자의 '시 인연'으로 맺은 자매지간이다

시 낭송 모꼬지 진흠모 288 (2025. 10. 31)

장소:종로구인사동길 52번지 인사 14

//(02)720 6264

 

630분 시작합니다

 

낭송 예정자:  김미희 유재호 김중열 조순일

                    조철암 김명중 선경님

                    이원옥 윤효순 전경배

                    현승엽 김경영 박산 

 

 

〘생자 추모를 위한 시 낭송 모꼬지 진흠모  287 (2025.09. 26) 스케치

 

 

*//2분단 생자가 항시 앉으셨던 앞 의자는 생자를 기억하고자 하는 독자들과 생자 영혼의 인사동 나들이를 위해,

 유럽이 대문호들을 그리 추억하듯이 빈 의자 (Empty Chair) 유지로 결정했습니다.(이춘우 쥔장

 

항시 진흠모 봉사를 조용히 실천하시는 선경님께서, self-디자인으로 준비한 추모 문구와 사진

 

유명삼 시인의 추모시

   

 * 생자 선생님 장례 일주일 후 열린 생자 추모 모꼬지에는, 전국에서 생자를 흠모하는 후학들이 모여 생자를 추모했습니다.

 

김명중 인사동tv PD

1.

 생자의 일거수일투족을 동영상으로 오래 담아온

인사동tv김명중PD의 추모 동영상 상영이 있었습니다.

 여기에는 생자의 생생한 음성과 모습, 과장이나 은유에 치우치지 않았고

 누구에게나 쉽게 이해되는, 실존적 언어로 대중적 공감으로 가슴에 들었던,

 그의 시어들이 참석한진흠모님들의 가슴을 헤집었습니다.

 그의 생전 시 정신에 관한 대화가 생각납니다.

 

 어느 날 생자의 노모께서 네 시가 참 재밌다!”는 말씀에

 ‘아, 이리 노모께서도 재밌어하는 시를, 쉽게 써야지’ 

 

생자 추모 동영상 made by 김명중 인사동tv

 

 

2.

 

인사시가연 : 박산

 

(생자不在하여 처음 낭송하였습니다)

 

* 인사//演 港진흠모전문 낭송가: 김경영 김미희

끄트머리 금요일
인사시가연에서는
이생진 시인이
로 노를 젓는데
김미희 낭송가의 첫 장단이 은은하고
낭송은 달콤하다
시 소리꾼 유재호 목청이 파도를 삼키고
현승엽의 뱃노래가 별을 뿌린다

시인의 활기찬 노 젓기 앞소리에
박자 맞춰 어기여차!우렁찬 뒷소리
어긔야 어강됴리
아으 다롱디리
얄리 얄리 얄라성
얄라리 얄라

첨버덩 첨벙 밤 배인사시가연나가
셔블 밝은 달에
밤들이 노닐다가
돛 달아라 돛 달아라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어긔야 어강됴리
아으 다롱디리
얄리 얄리 얄라성
얄라리 얄라
돛 달아라 돛 달아라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김경영이 춤을 추고
김수정 소리를 하고
이춘우 술 나르기 바빠지니
조철암 얼굴 붉어지고
이원옥 목소리는 점점 시가 되는데
김중열 술심이 시심으로 옮겨갈 때 즈음
용문 사는 선비 이덕수 눈은 시로 촉촉해지고

이윤철 헛소리에 웃음소리 높고
김명옥은 사진을 찍고
김명중은 동영상으로 분주하다

김효수 이승희 김영희 김태경 박호남 이명해 박인화 곽성숙

한옥례 선경님 윤효순 오경복 김병모 이종성까지

됐어! 됐어!
바다가 보이면 됐어

됐어! 됐어!
바다가 보이면 됐어


모두가 술잔 높이 들어
됐어! 됐어!

현승엽 기타가 부서지듯 튕겨질 때
시인께서 빈센트 반 고흐를 모셔온다

난 고흐를 할래요
고흐는 순간순간 하고 싶은 것이 많았어요
싸이프러스를 보면 싸이프러스를 그리고 싶고
술을 보면 술을 마시고 싶고
여자를 보면 여자를 안고 싶고
순간순간 하고 싶은 것이 많았어요"

별이 빛나는 밤
돈 매클린의 빈센트를 들으며
난 고흐를 하고 있어요"

Starry Starry Night!

어긔야 어강됴리
아으 다롱디리
얄리 얄리 얄라성
얄라리 얄라
배 저어라 배 저어라!
돛 달아라 돛 달아라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여기서 왜 정읍사가 나오고 청산별곡이 나오고
 어부사시사만 어울린다거나, 이런 논리적 전개는 하지말자
 詩란 어차피 예부터 지금까지 기쁘거나 슬프거나 嬰處(영처)적인
 순수의 근본 아니던가?
 그냥 즐거우면 조수미 노래도 나오고 때론 나훈아도 이미자도 나오는 거 아닌지
 우리 진흠모이생진 시인께서 시 가지고 노시는 품새가

 얼씨구 절씨구 어깨춤 들썩이며 추임새 한바탕!
 이게 인사시가연

 

생자의 유족이 참석하셔 감사의 말씀을 전했습니다(왼쪽 子 이승일 님)

 

3.  a) 아내와 나 사이: 시 생자/낭송 이원옥

     b) 생자 선생님의 마지막 모꼬지: 조철암 자작 글 낭독

 

*진흠모운영위원으로 열혈 봉사 중이신 이원옥 조철암 두 분은

  생자의 마지막 생존 시기 인사동 나들이를 함께했던 분들입니다.

  두 분의 소회를 빌어 조철암 님은 글로 적어

  이날 추모 모꼬지에 날아오셨을 생자께 들려드렸습니다

 

 

4. 박호남 님의 대금 연주: ‘그리운 님

 

중국 세미나 참석으로 생자 장례식을 참석 못 한 아쉬움을 토로했습니다

 

5. 그리운 바다 성산포: 생자 시/한옥례 오경복 낭송가

 

*그리운 바다 성산포를 가장 많이 낭송하고 다니는

 듀엣 낭송가로서, 이날 역시 그리운 바다 성산포로 추모했습니다.


살아서 고독했던 사람
그 사람 그 빈자리가 차갑다
아무리 동백꽃이 불을 피워도
살아서 가난했던 사람
그 사람 그 빈자리가 차갑다

나는 떼어놓을 수 없는 고독과 함께
배에서 내리자마자 방파제에 앉아 술을 마셨다
해삼 한 토막에 소주 두 잔
이 죽일 놈의 고독은 취하지 않고
나만 등대 밑에서 코를 골았다

술에 취한 섬 물을 베고 잔다
파도가 흔들어도 그대로 잔다
저 섬에서 한 달만 살자
저 섬에서 한 달만 뜬눈으로 살자
저 섬에서 한 달만 그리움이 없어질 때까지

성산포에서는 바다를 그릇에 담을 수 없지만
뚫어진 구멍마다 바다가 생긴다
성산포에서는 뚫어진 그 사람의 허구에도
천연스럽게 바다가 생긴다
성산포에서는 사람은 슬픔을 만들고
바다는 슬픔을 삼킨다
성산포에서는 사람이 슬픔을 노래하고
바다가 그 슬픔을 듣는다

성산포에서는 한 사람도 죽는 일을 못 보겠다
온종일 바다를 바라보던 그 자세만이 아랫목에 눕고
성산포에서는 한 사람도 더 태어나는 일을 못 보겠다
있는 것으로 족한 존재 모두 바다만을 보고 있는 고립

바다는 마을 아이들의 손을 잡고
한나절을 정신없이 놀았다
아이들이 손을 놓고 돌아간 뒤
바다는 멍하니 마을을 보고 있었다

마을에는 빨래가 마르고 빈집 개는 하품이 잦았다
밀감나무엔 게으른 윤기가 흐르고
저기 여인과 함께 나타난 버스엔
덜컹덜컹 세월이 흘렀다

살아서 가난했던 사람
죽어서 실컷 먹으라고 보리밭에 묻었다
살아서 술 좋아하던 사람
죽어서 바다에 취하라고 섬 꼭대기에 묻었다
살아서 그리웠던 사람
죽어서 찾아가라고 짚신 두 짝 놔 주었다

삼백육십오일 두고두고 보아도
성산포 하나 다 보지 못하는 눈
육십 평생 두고두고 사랑해도
다 사랑하지 못하고 또 기다리는 사람. 

 

윤준경 시인과 생자

 

5.

진흠모 수고하셨습니다.

한 세상을 이토록 아름답고 멋지게 빛을 남기고 떠나신 분 계십니까?

제가 '떠나던 날''무명도'를 불러드렸어야 했었는데, 정말 울음이 터지면 헤어날 수 없을 것 같아,

차마 근처까지 가서도 감히 떨려서 찾아뵙지 못 했습니다.

죄송합니다.

 

(윤준경 시인, 진흠모 단톡방에 올린 글

 

진흠모 윤효순 님은 실제 생자의 발을 이리 닦아드렸다

 

6.

비는 조용히 오시는데

우리 생자 선생님은 너무 멀리 계셔

못 오시나 합니다.

 

(중략)

 

나의 아버님의 모습과 생자 선생님 모습이 교차하여 더욱 그립습니다.

 

(중략)

 

그래서 "불효자는 웁니다~" 노랫말을 가슴에 보자기 펼쳐 봅니다.

그립습니다, 선생님!.

 

(진흠모 단톡방 20251013일 윤효순 시인 올린 글

 

 

7.

이춘우 이종성 유명삼 고현심 정인성 김문기 선경님 윤효순 님 등

이외에도 여러분들께서, 각자의 추모하는 시로 생자를 흠모하였습니다.

 

앞으로도 저희 진흠모는 생자의 시 정신과 철학을 계승 이어가겠습니다.

 

생자의 장례식과 추모 모꼬지에 찾아주신 전국의 『진흠모』님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2007년 봄 생자와 다랑쉬오름에서

 

생자 스토리 ㅡ

 

생자가 가셨다, 훨훨 날아가셨다!

 

저 구름 위에서도 틀림없이

 

구름 섬을 만들어 를 지을 것이다

 

생자 이생진 시인이다

 

먼저 소풍 떠난 벗 박희진 시인은

 

신안 바다 먼 섬 만재도를

 

시로 세상에 알렸다 해서

 

만재 선생이라 불렀고

 

임보 시인은

 

시 쓰는 부처라 해서

 

古佛이라 불렀지만

 

당신 이생진은 모두 거부하고

 

스스로 生子라 했다

 

공자 맹자 한비자보다

 

내가 더 오래 살지 않았는가

 

그답지 않게

 

난생처음 조금은 거만스럽게

 

90을 넘어 살고 있으니,

 

당신의 표현한 그대로

 

生子! 멋지지 않은가?

 

 

* 생자(生子)

 

ㅡ 살아서 시를 쓴다는 거

 

 

공자孔子

 

노자老子

 

맹자孟子

 

손자孫子

 

순자荀子

 

장자莊子

 

주자朱子

 

한비자韓非子

 

(가나다순)

 

 

나도 내 이름에 ''를 달아본다

 

'生子'

 

멋있다

 

생기가 돈다

 

저들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지만

 

유일한 생존자

 

이것이 특혜다

 

 

산 자에겐 고독이 있다

 

그 고독을 갈고닦아 시를 쓴다

 

얼마나 행복한가

 

生子!

 

나는 지금 시를 쓴다

 

다시 생자 스토리로 가보자면

 

1929년 서산 어디에서 태어났고

 

1955년 등사판을 밀어

 

첫 시집 산토끼를 발행했고

 

서산여고 서울의 성남중 보성중에서

 

영어 가르치다 정년 했다는

 

이런 진부한 이야기들은 재미없다

 

2025919했으니

 

1929년 기사생 이월 스무하룻날

 

96년 일곱 달, 반올림하면 97,

 

잘 살으셨다, 그것도 시로

 

당신이 쓴 시들에 영향을 주었다며,

 

나를 비롯 후학들과의 시 담론 중 자주 인용하셨던

 

'언어는 존재의 집'이라 주창했던 하이데거와

 

'고독한가? 축하한다!' 하고 외쳤던

 

실존주의자 니체를 좋아했다

 

그래서 당신은 그토록 걸으며

 

'존재의 집'이란 ID

 

수시로 변동하는 의 패스워드를 찾기 위해

 

하루 만 오천 보를 걸으며

 

고독을 시로 시로 승화시키려는

 

실천적 삶을 지향했었나 보다,

 

그의 제자였던 진흠모 인사발행인 양숙 시인(1955~2024)

 

당신을 '떠돌이 방랑 시인'이라 명명했다.

 

시 낭송가들이 선호하는 제 1순위의 시,

 

그리운 바다 성산포몇 문장을 보자,

 

*(중략)

 

나는 떼어놓을 수 없는 고독과 함께

 

배에서 내리자마자 방파제에 앉아 술을 마셨다

 

해삼 한 토막에 소주 두 잔

 

이 죽일 놈의 고독은 취하지 않고

 

나만 등대 밑에서 코를 골았다

 

(중략)

 

오죽하면 포장마차 흔한 이름이 '해삼 한 토막에 소주 두 잔'이었을까

 

또 다른 그의 시 내가 백석이 되어를 보자

 

*

 

나는 갔다

 

백석이 되어 찔레꽃 꺾어 들고 갔다

 

간밤에 하얀 까치가 물어다 준 신발을 신고 갔다

 

그리운 사람을 찾아가는데 길을 몰라도

 

찾아갈 수 있다는 신비한 신발을 신고 갔다

 

성북동 언덕 길을 지나

 

길상사 넓은 마당 느티나무 아래서

 

젊은 여인들은 날 알아채지 못하고

 

차를 마시며 부처님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까치는 내가 온다고 반기며 자야에게 달려갔고

 

나는 극락전 마당 모래를 밟으며 갔다

 

눈 오는 날 재로 뿌려달라던 흰 유언을 밟고 갔다

 

직설적 고독의 표현이 없음에도, 이 시는 고독하다!

 

너무 고독해 눈물이 난다, 내가 백석이 되어,

 

이 시는 실존 실제 했던,

 

한국 전쟁 후 백석 시인과 헤어진 기생 김영한의 애틋한 사랑 이야기를,

 

잘 연출된 일일연속극 멜로드라마 속 영혼과의 사랑 장면을 연상시키는,

 

눈물 쏙 빼는 판타지 시다,

 

또 그의 시 아내와 나 사이하나를 더 읽어보자!

 

*

 

요즘은 망각을 경쟁하듯 합니다

 

나는 창문을 열러 갔다가 창문 앞에 우두커니 서 있고

 

아내는 냉장고 문을 열고서 우두커니 서 있습니다

 

누구 기억이 일찍 들어오나 기다리는 것입니다

 

그러나 기억은 서서히 우리 둘을 떠나고

 

마지막에는 내가 그의 남편인 줄 모르고

 

그가 내 아내인 줄 모르는 날도 올 것입니다

 

이리 표현된 마지막이란 단어에,

 

모르는 날이라던 그날을 지나 결국 마침표를 찍고는,

 

생자 나는 승천합니다!

 

詩壇이다, 文壇이다 특히 등단이란 이런 집단적이고 경쟁적인 언어를 싫어한다 말씀하시며, 시는 고독이며 고백인데 이런 게 왜 필요한가? 하시던,

 

나는 간다, 나의 사랑하는 독자들이여, 이제는 내가 하이데거이고 니체가 되어!

 

이승에서 생자가 벌인 한바탕 고독의 난장은 이제 이렇게 막을 내렸다.

 

생자여!

 

하늘 그곳 어느 섬에서도

 

이곳 이승의 생자를 따르던 후학들을!

 

이생진을 흠모하는 진흠모! 굽어 살펴주소서!

 

(2025923일 생자의 三虞祭 새벽, 제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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