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 아우 -
두 살 터울 옷 잘 입는 내 아우는 멋쟁이다
오랜 미국 생활에 내미는 그의 영어 이름은 리처드
리처드 기어보다 잘생겼다
육척 키에 희끗희끗한 흰머리가 아직도 영화배우 뺨친다
건설사 돈 꾸어주는 미국 투자회사를 운영하고 있는 돈벌이에 미친 사람이고
라스베이거스 카지노가 취미인 사람에게 무슨 詩心이 있겠나 하여
제 형이 쓰는 시는 얘기도 하지 않다가
아우 정서 마르는 게 안타까워
시 한 수 보냈더니
아뿔싸!
그도 마음속 노는 구석이 허허로웠는지
- 형!
이렇게 글도 보내주셔서 마음에 양식으로 알겠음.
오늘 마니 덥네.
건강 유의 하슈.
아우 배상
투박하고 짧은 글이나마 이리 보내고선 전화로는
- 글이 어떻고 어떻고…
시가 어떻고 어떻고…
내가 형 동생이니 형을 잘 알고
그러니 형 시가 어떻고 어떻고…
그도 나처럼 돈벌이의 지겨움이 틀림없다!
돈 안 되는 시를 계속 보내줄 작정이다
* 시집 《노량진 극장(2008)》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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