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소망 지수 ㅡ
어느 장소를 여행하다 보면 생각나는 벗들이 있다. 가령 겨울 홋카이도 다이세츠山 야외온천 깜깜한 새벽 소나무에서 떨어지는 눈 뭉치를 얼굴로 퍽퍽 맞으면서, 여기 이 신천지 눈 천국에, 탕 속 함께 몸을 푹 담그고는 살아온 얘기보다는 다음에는 어디 갈까, 미래 얘기를 부담 없이 즐길 불알 벗 A가 생각났다. 내 보기엔 그는 여행 소망 지수가 그리 높지는 않지만 진정 폭설 속 며칠을 같이했으면 좋았겠다 싶었다.
타이베이 훠궈집에서 양고기 소고기 내장 생선 어패류와 채소를, 뜨거운 육수에 휘휘 저어 골라 먹으며 58도 빼갈을 마시며 나른한 인생의 사는 행복을 느끼다 보면, 풍체 좋고 그럭저럭 먹고살만 하고 지식 욕구 또한 다방면으로 충만함에도, 70년대 삼용이 같이, 오로지 골프와 삼겹살 몇 점에 목숨 건 듯 살고있는 단순 味食한 여행 소망 지수 Zero인 벗 B가 생각난다, 술을 못 마시는 그가 이 좋은 음식만으로도 함께 美談을 나누었으면 하고는.
새벽 포루투 중심가 내가 묵고 있는 호텔 도보 3분 거리, '아줄레주' 벽화로 유명하다는 상벤투역을 인적 드문 깜깜 새벽에 가서 역사 內 아줄레주 벽화를 촘촘히 감상했다. 도자기를 구워 그림을 구성하는 포루투갈 특유의 예술 문화, 역시 구성진 포루투갈의 한풀이 판소리인 '파두'와 함께 여기 오기를 갈망했던 가장 큰 이유였다. 애초 ‘포루트 살이’를 계획했던 2010년 당시에는 돈벌이 시원찮은 결국 실패한 사업가의 자신에 대한 위로로, 서울 사람 시골 간다는 생각의, 책으로 읽어 알게 된 유럽 여행 마니아들이 선망하는 도시였지만 나 역시 그리 공감했었고 스페인은 업무로도 갔었지만 바로 옆 나라 작지만 세계를 누렸던 포루투갈 그중 포루투는 내게 동경의 동네였다.
실제 와보니 예상보다 만만치 않은 고물가에 어깨를 부딪칠 정도의 관광객들 인파에 소매치기 또한 항시 조심하고 다녀야 하는 실정이다.
도로 인도ㆍ차도 골목 일반인이 사는 주택 담장까지도 아줄레주 벽화로 장식된 이 도시를 보며 자주 소통하고 사는 여행 소망 지수가 높다고 판단되는 벗 C가 떠올랐다, 역시 함께 이 거리를 걸었으면 그리고 스윗한 16도 20도 포르투 와인을 마시면서 잔을 쨍! 하고 부딪치며, 피지배자로 우리와 동병상련 시절도 있었던 포루투갈의 억압되었던 역사와 그들의 다양한 핏줄이 섞인 얼굴 색깔을 보고 느끼는 솔직 감성적 대화를 나누고 싶었다.
여기 포루트 상황이, 다행히 적어도 내가 있는 오늘까지는 전 세계 관광지를 휘젓고 다니는 중국인들 수가 적었고 한국인들 역시 소수에 불과하다. 아마 포루트는 곧 중국인들의 관광 습격과 한국인들 역시 곧 밀려들 것으로 보인다.
암튼 나이 듦에 실현 여부를 떠나 오늘도 여행지에서 함께 하고 싶은 벗 A B C가 있음에 감사하다.
(포루투에서, 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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