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뚜루마뚜루」

박산 2021. 5. 4. 11:05

◀Big Eye & Sunflower ▶ 조남현 화가

 

시집 《구박받는 삼식이, 2011 우리글≫

 

 

「휘뚜루마뚜루」

 

신 게 질색인 홀아비는

배만 먹었고

단 걸 싫어하는 독신녀는

사과만 먹었다

 

홀아비는 항상 여자가 고팠다

독신녀는 남자가 필요했다

 

어쩌다 둘이 눈이 맞았다

혀도 맞았다

신 게 별 것이 아니었고

단 거 또한 별 게 아니었다

 

사과 맛들인 홀아비와

배 맛들인 독신녀는

휘뚜루마뚜루 걸신들렸다

맵고 쓰지 않는 한

둘은 지금 행복하다

 

 

 

※ 휘뚜루마뚜루 : 이것저것 가리지 않고 닥치는 대로 해 치우는 모양

 

''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가고 싶은 나라  (0) 2021.05.10
사업가의 길  (0) 2021.05.06
옷 잘 입는 사람이 좋다  (0) 2021.04.26
횡재  (0) 2021.04.22
거문도에서 날아온 시  (0) 2021.04.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