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미도에서
월미도에 가다 ㅡ
바다가 보고 싶어
1호선을 타고 끝까지 갔어요
공중 바이킹에서는
한 무리 異國 언어가 섞인
날카로운 비명이 들리고
알록달록 차려입은 간판들이
혀를 낼름거리고 있네요
바다를 만났어요
21km의 긴 다리가 수평선입니다
자동차를 가득 실은
힘겨운 화물선을
숨은 파도가
먼 바다로 몰아내는 중입니다
오랫동안 섬이었던
바다 건너 땅에
위풍당당 서 있는 고층아파트는
다리가 앗아간 고독을 알 리 없지요
바다만 보고 사는 섬이면 좋겠습니다
볼 것 많은 도시는
눈을 찌르거든요
갈매기가 바다를 쪼다가
빈 부리로 휘익 나는 폼새가
허탕 친 듯합니다
두 시간 넘어 바다만 바라보았으니
나야 이만하면 됐지요
괜스레 갈매기에 미안한 마음입니다
다시 1호선을 타야 할 시간입니다
(2017 가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