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동 시낭송 모꼬지 진흠모 200번째

박산 2017. 10. 19. 10:46

{인사동 시낭송 모꼬지 진흠모 200번째} 
2017년 10월 27일 (매월 마지막 금요일 7시) 종로구 인사동길 52번지 도로명 인사 14길 
‘시/가/연 詩/歌/演 (Tel.720 6244 김영희 이춘우 010 2820 3090/010 7773 1597) 
종로→안국동 방향 (종각역부터 700m) 안국동→종로방향 (안국역부터 400m) 
(통큰갤러리 미호갤러리 고려서화가 있는 건물 지하) 

1. 킬힐 : 양숙  

2. 보름달: 김효수 

3. 순수하다는 거:낭송 유재호 /시 이생진 

4. 시월도 떠나가는데: 권영모 

5. 아들의 죽음: 김중열 

6. 인연이라는 것에 대하여: 낭송 한옥례/시 김현태 

7. 가을밤: 김문기 

8. 사투리 기 펴는 날: 정나래 

9. 그리운 바다 성산포: 낭송 허진/시 이 생진 

10. 그래서 좋은: 김태호 

11. 인사島 시가연港: 낭송 김경영/시 박산 

12. 貧交行: 낭송 박산/시 杜甫(盛唐 712-770) 

13. 독거도-미역: 이생진 with 담론 

 공지: 
 2018년도 진흠모 '인사島 무크지 4호' 주제는 '인연'으로 정했습니다. 
 우리는 음으로든 양으로든 얽힌 인연으로 살고 있습니다. 
 우리 진흠모들은 어떤 인연으로 살아가고 계시는지요 
 그 인연 중 하나 풀어 원고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시나 수필 등 격식은 생각하지 마시길 바랍니다 
 격식을 갖춘 이야기면 어떻고 잡문이면 어떻습니까 
 수줍어 마시고 편안하고 진솔하게 쓰세요 
 친절한 편집인께서 문맥 교정 교열 잘 보아 주실 겁니다 
 수시로 접수하니 언제든 보내주세요 
 이메일: 55yasoo@hanmail.net 양숙 편집인 (010 3749 9806) 
 Due Date: 2018년 3월31일

 무크지 인사島 발행인 이윤철 드림 
 

                                                      좌로부터 김영진 김경영 박산 이원옥 조철암 이원옥 권영모 김명옥 님 


{111+88} 2017년 9월 29일 (매월 마지막 금요일 7시) 스케치 

1. 마지막 수업: 양숙 

 늦장마가 아기단풍 가지를 휘잡아 마구 흔들어대도 
 유리창을 장구 삼아 휘몰이로 두들겨대도 
 아랑곳하지 않고 세마치장단 발림으로 덩실거리며 
 교직 40년 마지막 수업을 했다 

 '아리랑'으로 
 '참된 나를 찾는 즐거움' 아(我)는 참된 나를 의미 리(理)는 알다, 통한다는 뜻이며 랑(郞)은 즐겁다, 밝다는 뜻 
 그래서 아리랑(我理郞)은 '참된 나[眞我]를 찾는 즐거움'이고 '아리랑 고개를 넘어간다'는 
 나를 찾기 위해 깨달음의 언덕을 넘어간다는 의미. 

 '나를 버리고 가시는 님은 십 리도 못 가서 발병난다'의 뜻은 진리를 외면하는 자는 얼마 못 가서 고통을 받는다는 
 즉 진리를 외면하고 오욕락(五欲樂)을 좇아 생활하는 자는 그 과보로 얼마 못 가서 고통에 빠진다는 뜻이라고 한다.  
 아이들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내가 내게 하는 말이었다. 

 학교라는 틀 안에서 살아온 40년 이제 학교 밖으로 나가서 진짜 아리랑을 즐기라고 

* 아리랑에 대해 여러 가지 해석이 있지만, 삭여 들이기로 한 것은 위의 것입니다. 
* 현재 태양계 끝까지 날아간 보이저1호에 외계인에게 보내는 여러 가지 물건 중 
  바흐 베토벤 모짜르트 음악을 비롯 27곡이 들어있다는데 우리의 자랑스러운 문화는? 안타깝습니다. 
* 진흠모/ 시인/ 진흠모 편집인 * email: 55yasoo@hanmail.net 

2. 홀로 사는 사람: 김효수 

하늘나라 보내고 홀로 사는 사람은 어찌하여 생명이 짧을까 
먼저 떠난 사람이 어서 오라고 날마다 마음에 손짓해서일까 
남아 있는 사람이 떠난 사람 추억을 붙잡고 그리워해서일까 
아니면 험난한 세상에 홀로 버티며 살려니 힘에 겨워서일까 
외로움을 아는 나이가 되면 그림자라도 제짝이 있어야 한다 
뒤척이다 잠들지 못할 때 이야기라도 나누면 얼마나 좋은가 
괴로울 때 눈물을 닦아주는 사람이 있으면 얼마나 든든한가 
짝이 없는 행복은 웃음소리 하늘을 찔러도 처량하게 보인다 
아무리 살림이 어려워도 서로 손잡고 걷는 사람은 아름답다 
세월을 보내며 늙어갈 사람이 곁에 있다면 얼마나 행복한가 
물질이 많아도 홀로 외로움에 맞서 대적하기란 벅찬 일이다 
세상에 제 편이라곤 없는데 무슨 미련에 살아가고 싶겠는가 
밤이나 낮이나 외로움에 쫓기는 인생 서러워 지겨울 뿐이지 
홀로 살아가는 사람들 먹거리가 부족하여 짧은 것은 아니다 
끈질긴 목숨을 걸고 몰려오는 외로움과 싸우다 졌을 뿐이지 

* 진흠모/ 시인

3. 밤바다: 허진 

* 진흠모/ ‘시가 머무는 마을’ 단장 

4. 마이산: 김문기 

이미 몸을 허락한 암 마이봉이건마는 
초절(峭絕)한 기품은 오르는 길 쉬 내어주질 않는구나. 
얼마나 더 숨을 몰아드려야 당신 하늘 끝 봉긋한 멧부리 내어주실 수 있는지요. 
당신 멀리서만 보았을 때 마치 모르타르로 미끈하게 손질된 성괴쯤으로 생각한 죄이옵니까? 
당신 억겁의 성상을 더듬었을 때 뉘우침마저 질책하는 노여움을 본 듯 아찔하였음을 고백합니다. 
순간에 구한 억만년 돌과 자갈과 모래 순간에 잃을까 두려워 그렇게 한참을 꼭 부둥켜 껴안았습니다. 

* 진흠모 

5. 야한 묘한 숙한: 김중열 

아침에 선잠속에 핸드폰을 어루만지니 한 여인이 알라딘의 요술램프에서 아니! 핸드폰 액정속에서 튀어나와 베개맡 머리맡*에 야한 옷차림으로 다소곳이 묘한 자세로 정숙한 미소를 머금으며 "벗네님 무엇을 어떠하게 도와드릴까요?" 조아린다 한동안 그 미모에 넋을 잃고 있다가 안아보아도 되겠느냐 하니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흔들으며 아니된다 한다 인간과 인연이 닿는 순간 사라지는 운명이라 한다 하여 이것저것 이야기했다 주저리주절 떠벌렸다 고개를 끄떡이며 삼키는 옅은 웃음은 또한 유혹이렸다 " 알겠어요 기다려 보세요" " 곧 해결해 볼께요" 그리고 떠나려는 그녀의 모습이 넘 아쉬워서 덥석 손을 잡아채려 했다 침대에 일어나보니 어젯밤 펼쳐 놓은 노트가 볼펜을 긁적이던 노트가 남겨진 향도 없는 여인네, 체취도 잃어져갈, 갈 여인네는 잊으라 잊어달라 옹아리고 있더라요 

* 아라 밴드 이끎이/ 시인 


6. 그리운 바다 성산포: 낭송 이덕수/시 이생진 

살아서 고독했던 사람 그 사람 빈자리가 차갑다 아무리 동백꽃이 불을 피워도 살아서 가난했던 사람 그 사람 빈자리가 차갑다 나는 떼어 놓을 수 없는 고독과 함께 배에서 내리자마자 방파제에 앉아 술을 마셨다 해삼 한 토막에 소주 두 잔 이 죽일 놈의 고독은 취하지 않고 나만 등대 밑에서 코를 골았다 술에 취한 섬 물을 베고 잔다 파도가 흔들어도 그대로 잔다 저 섬에서 한 달만 살자 저 섬에서 한 달만 뜬 눈으로 살자 저 섬에서 한 달만 그리움이 없어 질 때까지 성산포에서는 바다를 그릇에 담을 순 없지만 뚫어진 구멍마다 바다가 생긴다 성산포에서는 뚫어진 그 사람의 허구에도 천연스럽게 바다가 생긴다 성산포에서는 사람은 슬픔을 만들고 바다는 슬픔을 삼킨다 성산포에서는 사람이 슬픔을 노래하고 바다가 그 슬픔을 듣는다 성산포에서는 한 사람도 죽는 일을 못 보겠다 온종일 바다를 바라보던 그 자세만이 아랫목에 눕고 성산포에서는 한 사람도 더 태어나는 일을 못 보겠다 있는 것으로 족한 존재 모두 바다만을 보고 있는 고립 바다는 마을 아이들의 손을 잡고 한나절을 정신없이 놀았다 아이들이 손을 놓고 돌아간 뒤 바다는 멍하니 마을을 보고 있었다 마을엔 빨래가 마르고 빈 집 개는 하품이 잦았다 밀감나무엔 게으른 윤기가 흐르고 저기 여인과 함께 탄 버스에는 덜컹덜컹 세월이 흘렀다 살아서 가난했던 사람, 죽어서 실컷 먹으라고 보리밭에 묻었다 살아서 술을 좋아했던 사람, 죽어서 바다에 취하라고 섬 꼭대기에 묻었다 살아서 그리웠던 사람, 죽어서 찾아가라고 짚신 한 짝 놓아 주었다 365일 두고두고 보아도 성산포 하나 다 보지 못하는 눈 60평생 두고두고 사랑해도 다 사랑하지 못하고 또 기다리는 사람. 

* 사업 

7. 이슬이었지: 권영모 

안개로 태어나 맑은 산천 바라보다 꿈을 꾸었지 
누구에게 안착할는지 별에게 물어봤어 바람에게도…. 
가는 풀잎에 안기고 말았어 
모두는 고요만 즐길 뿐 더 커지려 더 가지려 하지 않았지 
욕심은 그들에겐 추락이었거든 
그래도 더 가지려는 자 여기저기 추락하는 소리 
난 보잘 것 없는 아주 자그만 이슬 
아침 햇살이 두려운 작은 가슴 이슬처럼 살다 이슬처럼 갈 거야 
보잘 것 없는 풀뿌리에 날 드리고. 

* 진흠모/ 서예가/ 시인 

8. 다시 가보세요: 낭송 유재호/시 이생진 

목포에서 세 시간 반 우이도 돈목 갔다 오면 다시 가고 싶은 곳 
다시 가도 외로움은 여전히 남아 있고 발자국은 이미 지워지고 없는데 
그 사람이 그리운 거 있잖아요 

다시 가서 발자국을 찾아보세요 그리움은 땅속에 묻혀도 보인다구요 
대나무로 보이고 메꽃으로 보이고 순비기나무로 보이고 통보리사초로 보이다가 
금방 모래밭에 파묻힌다구요 
 -시집 <우이도로 가야지> 

* 진흠모/ 낭송가/ 진흠모 가수 

9. 너를 위하여: 낭송 김경영/시 김남조 

나의 밤 기도는 길고 한 가지 말만 되풀이한다. 가만히 눈을 뜨는 건 믿을 수 없을 만치의 축원 갓 피어난 빛으로만 속속들이 채워 넘친 환한 영혼의 내 사람아 쓸쓸히 검은 머리 풀고 누워도 이적지 못 가져본 너그러운 사랑. 너를 위하여 나 살거니 소중한 건 모두 너에게 주마 이미 준 것은 잊어버리고 못다 준 사랑만을 기억하리라 나의 사람아 눈이 내리는 먼 하늘에 달무리 보듯 너를 본다. 오직 너를 위하여 모든 것에 이름이 있고 기쁨이 있단다 나의 사람아. 

* 진흠모/ 낭송가/ 라인댄스 강사 

10. 山中與幽人對酌 (산중여유인대작): 낭송 박산/시 이백(701-762) 

兩人對酌山花開 (양인대작산화개) 꽃이 활짝 핀 산중에서 벗과 마주 앉아 술을 마시네 
一杯一杯復一杯 (일배일배부일배) 한 잔 한 잔 또 한 잔 더 하시게나 
我醉欲眠卿(君)且去(아취욕면경차거) 이보시게 내가 취해 졸음이 오니 어여 가시게나  
明朝(日)有意抱琴來(명조유의포금래) 내일 아침 혹여 또 술 생각나시거들랑 거문고 안고 오시게나 

* 진흠모/ 이끎이/ 시인 

11. 시가 뭔데: 이생진 

시가 뭔데 시가 뭔데 
나는 늘 이 물음을 입에 물고 잔다 

시가 뭔데 잠자리냐 매미냐 
아니면 나비냐 

오늘 아침에 일어나 보니 
나비가 깨꽃을 입에 물고 죽었더라 
맞다 맞다 그게 시다 

꽃을 물고 죽은 나비 그게 시다 
나도 그랬으면 

* (1929- ) 떠돌이 방랑 시인 

                                       모꼬지 동인들께 어린아해처럼 인사 건내는 이생진 시인의 모습(2017 09 29) 



    이생진 시인 담론: 나이 먹었다는 핑계로 시를 더 모르는 것 같습니다 
                        오늘 아침에도 정진규 시인이 세상을 떴다는 문자가 뜨고 
                        제주도에 교분을 가지고 있는 이제 예순 인 걸로 아는 오XX 교수가 또 떴다는 소식을 접하니 
                        새삼스럽게 ‘나는 갈 시기를 놓치고 사는 게 아닌가’ 
                        그러다가가도 놓치기 싫은 게 있어, 바로 시를 놓치기 싫어 안 가려 합니다. 

                       키에르 게고르는 “시인이란 그 마음을 남모르는 괴로움을 당하면서도 
                       비명의 아름다운 입술을 가진 불행한 인간이다” 했습니다. 

                       그러나 시는 슬프지 않습니다. 이 어수선한 세상에도 시가 있기에 더 살고 싶습니다. 
                       시는 괜찮습니다. 방금 전에 박산 시인이 읽은 이백의 시가 그렇듯이 시를 하고 있기에 
                       나는 즐거움을 느낍니다. 
                       시의 맛을 알려면 적어도 80은 넘어 살아야합니다. 
                       언어의 유희로 시를 써서는 안 됩니다. 
                       시는 진실해야합니다. 
                       80을 가고 90을 가야 이 언어가 더 진실해 집니다. 

                       추석 연휴가 시작되는 날임에도 시를 위해 이리 모여 주신 여러분들 고맙습니다. 

* 부산에서 이명해님이 자작 책을 들고 시인을 찾아와 평소 존경했던 시인에 대한 소감을 전하고 자신의 작품을 읽었습니다. 

* ‘시가 흐르는 서울’ 8월 동인지 이생진 특집을 들고 김기진 대표 인사말이 있었습니다. 

* 양옥연 윤정만 염수환 한신섭 님등이 처음 참석하셨습니다 

* 김중열님이 이끄는 여울아라 동인지 배포가 있었습니다

* 고등학교 시절 그리운 바다 성산포를 읽고 성산포를 갔었다는 양금숙님의 첫 참석 인사가 있었습니다. 

* 진흠모 가수 유재호님의 신대승의 시를 노래한 ‘기침’등의 노래가 있었고 
  현승엽과 함께하는 이생진 시인의 퍼포먼스로 '한가위 맞이' 모꼬지를 보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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