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곶이다리에서

박산 2017. 11. 13. 11:03


                                                                                - Photo By 윤영호 -


살곶이다리에서 ㅡ 


병모가 톡을 보냈는데 
왕십리 살곶이다리 아래 
韓牛축제 가서 고기 먹자네 

숯불에 붉은 쇠고기 지글지글 구워 
맥주에 소주 말아 벌컥 마셔대니 
늙어가는 귀퉁이들이 질펀해졌지  

각설이 품바 춘향이 천막 공연장에 
영호가 쑥 들어가 퍼질러 앉으니 
철암이도 주현이도 병모도 

중량천변 천 가지 억새가 
바람난 계집 속곳 펄럭이듯 
늙은 사내 불알을 흔드는데 

한천은 아직 가을 소리로 흐르지만 
바람은 이미 겨울을 재촉하는데 
예순 넘은 우리만 겨울을 모른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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