섭지코지에서 섭지코지에서 ㅡ 세 명의 벗들과 깜깜 새벽 파도소리 출렁이는 섭지코지 너럭바위 앞서거니 뒤서거니 수행자의 침묵으로 걷다가 일출봉 저만치 동녘을 바라보는데 정작 붉은 혁명의 장엄한 일출보다는 검붉게 웃고 있는 벗들의 표정이 더 좋다 삶에 찌든 도시의 근심들을 여기 와락 쏟아내는 중이다 텅 비운 뒤끝이 개운하다 詩 2022.02.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