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지집 ㅡ 젊은 시절부터 즐겨 먹던 이마에 땀이 송송 맺힐 정도의 매콤한 낙지볶음을 여전히 좋아한다. 서울 낙지볶음의 탄생지 무교동하고는 원래 친했다. 염세주의에 빠져 소주를 마시기 시작했던 학교가 지척이고 본격적으로 술을 마셨던 직장 동네였다. 이러니 지금은 거의 사라진 옛 낙지집들 생각만으로도 다동 무교동 청계천 수송동에 이르는 오밀조밀 그 골목골목 집들이 떠올라 정겹다. 냉면 대접에 막걸리를 가득 부어 호기를 부리던 시절에, 겁대가리 없이 딱 한 번 유치한 치기로 소주를 세 병 부어 원샷 하려다 목구멍에 사레들려 죽을 뻔한 기억도 있다. 초가집 실비집 이강순낙지 등등에 그 유명한 유정낙지집은 현재 조선일보사 뒤로 이전했는데 현대화된 테이블도 변질된 매운 맛도 마음에 안 든다. 예전 낙지집들은 실내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