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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 머풀러 1

폼 그만 잡고 자주 보세!

폼 그만 잡고 자주 보세! ㅡ 팔팔하던 때야 만사에 따질 일이 많았지만 늘그막 지금에야 무어 그리 잴 일 있겠는가 시간 나면 얼굴 보고 목이 컬컬하면 적셔 주면 되지 어제 만나고 오늘 만나고 내일 또 만나면 안 되나? 말로만 제행무상이 아니라 오늘은 붉은 셔츠를 입고 내일은 흰 바지에 검은 점퍼를 모레는 파란 모자에 노란 머풀러를 두르고 싶네 서로 변모하는 모양을 보려면 자주 보는 게 우선이지 크게 바쁠 일도 없지 않은가 우주 만물에 티끌 하나인 이 벗이 뭔가 잔뜩 있는 양으로 생사에 인과를 꺼내 윤회를 이리 '썰' 하는 자체가 부처께는 미안할 일일세만 폼 그만 잡고 자주 보세!

詩 2021.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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