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고 싶은 나라」 5년 만에 47년생 P 형을 만났습니다. 유럽 미주 한국 등에서 일본 종합상사 플랜트 담당으로 일했고 90년대 나와는 업무적으로 만난 사이였지만 세월의 명령으로 이제는 호형호제하는 사이입니다. 몇 년 전 큰 수술 후유증 탓인지 부쩍 수척한 모습이었지만 서울 사람 상사원 출신답게 여전히 깔끔한 입성에 부드러운 대화로 상대를 편하게 해 주는 재주는 여전했습니다. 위스키 소주 사케 맥주 종류 불문하고 말술을 마다하지 않았던 P 형의 지금은 그저 따라 놓은 술잔에 겨우 입술을 적시는 정도라 내심 같은 술꾼이었던 동지애가 솟구쳐 아쉽고 짠한 마음이 앞섰습니다. 이 얘기 저 얘기 끝에 툭 던지듯 내게 이리 묻습니다. "이 갑갑한 팬데믹이 사라지면 어디 가고 싶어요?" 순간 이태리 아말피 해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