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운 마누라 잔소리

박산 2026. 3. 14. 12:02

YMCA 앞 종로 梅

 

그리운 마누라 잔소리 ㅡ

전직 사업가 일흔여섯 잡순 A 선배와
삼성 출신 예순여덟 B
별 볼 일 없는 C인 내가

해가 뉘엿뉘엿 넘어가는 봄밤에
김 폴폴 나는 솥단지 걸린
변두리 재래시장 정겨운 국밥집에서
B는 소맥을 마시고
AC는 막걸리를 마시는데

불콰해진 얼굴의 B가 늘어놓는 말들이
온통 존엄하신 독재자 마나님 얘기다

ㅡ 옷 벗고 입는 일부터,
    아직도 익숙지 않은 백수의 먹는 일까지,
    사사건건 잔소리에요 (중략)

듣자니 내 처지와도 얼핏 비슷하여 공감하는 중에,

양은 막걸리 잔을 단숨에 비운
A 선배의 탁한 목소리에 아차 싶었다

ㅡ 어이 이 사람들아!
    그런 마누라 잔소리 좀 들었으면 좋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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