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1+64 진흠모

박산 2015. 9. 18. 06:09

 

                                                      뒷풀이 막걸리 시간 중 담소와 유쾌한 장기자랑 중인 김민열님

 

111+64 인사동 시낭송 모꼬지 진흠모

9월 25일 저녁 7(매월 마지막 금요일)

종로-안국동 방향 인사동 작은 사거리 30m 직진 후

왼쪽 전북지업사 골목 안

인사동 순풍갤러리(‘순풍에 돛을 달고’ 02-733 7377)

 

1. 엄마 단감나무 : 양숙

 

2. 안개 속에서 : 장상희 낭송 / 시 헤르만 헷세

 

3. 울지마라 : 이윤철 낭송 / 시 황금찬 

 

4. 미완성 계절 : 김도웅 

 

5. 오랜 경험 : 유재호 낭송 / 시 이생진 

 

6. 가을바람 : 권영모

 

7. 인생 : 김정욱 낭송 / 시 최영미

 

8. 목마와 숙녀 : 허진 낭송 / 시 박인환 

 

9. 運7技3 : 박산 

 

10. 日記帳 : 이생진 with 담론 

 

 

* 진흠모 공지사항

 

인사무크지 2호 원고 모집

   

지난 유월 창간호에 이어 '珍欽慕 인사島' 2호는

김정욱 양숙 이윤철 박산 4인의 편집인이 의논한 결과

장상희 동인께서 양숙 시인께 건의했다는 주제

'설레임'으로 정했습니다.

누구나 살면서 한 번씩의 설렘이 있으셨을 거라는 생각입니다

시나 수필 등의 형식에 구애 받지 않고 본인이 쓴 글을 이메일로 접수합니다.

 

1. 주제: 설레임( 시 수필 잡문 등 형식에 구애 받지 않음)

2. 자격: 진흠모 모꼬지 참가자 누구나 (제한 없음)

3. 원고마감: 2016331

4. 보낼 곳: 양숙 (010 3749 9806)이메일 : yasoo5721@sen.go.kr

 

발행인 이윤철 (010 8262 2345)/ 편집인 양숙 드림

 

 

 

 

                                                                                                                                                          

 

                                                                                                                 인터넷으로 물어 물어 찾아 와 이생진 시인과 함께한 이은지님 

 

 

111+63 인사동 시낭송 모꼬지 진흠모

828일 저녁 7(매월 마지막 금요일)

 

1. 박차고 마치고 : 양숙

 

 

발길질 한번 맘대로 해본 적이 없는 소시민

비록 길가에 뒹구는 돌일지라도 정령이 아파하리라

길고양이에게도 먹다 남긴 밥 한술 준적 없는데

감히 무엇에게 어디다 발길질할 수가 있었겠나

잘못한 일도 없이 억울하게 당하고

어딘가에 화풀이하고 싶어

! 침이라도 뱉으랴 치면

길섶에도 민들레가 웃고 있는 걸

감히 하늘에 대고 종주먹질 한다는 것은 언감생심

하늘을 우러러 늘 부끄러워만 했다

화가 나면 그저 코끝 숨결이 흔들리는 것을 보고

이건 회오리 수준 요번엔 태풍이다 조심하자

애써 마음 다지는 수밖에!

계속 나를 다잡다보니 아직도 마음 한구석 어딘가에는

그냥 망아지처럼 풀어 주고만 싶은 마음 남아 있기에

이렇게 가끔씩 나를 방목하는 기회를...

 

이미 조금은 지치고 쳐진 모습으로 들어오는 사람들도 있다

여행을 마치고 일상으로 돌아오는 저들은 내가 부러울 수도 있으리라

공항은 이별 장소가 아닌 박차고마치고가 만나는 교집합 장소

며칠 후면 나 또한 저들처럼 일상 복귀를 해야 하니 끌려 들어오겠지만

일단은 박차는 약간의 들뜸 지금 이 순간을 즐기자

일상이란 것이 늘 들떠 있을 수만은 없는 노릇 아닌가?

여행이란 봉지에 들뜸이란 질소를 빵빵하게 가득 채우고 나선다

냅둬 잡지 말라고!

 

 

 

* 진흠모/ 교사 시인/ 진흠모 편집인

* email :yasoo5721@sen.go.kr

 

 

 

 

2. : 낭송 허진/시 김기림

 

 

나의 소년시절은

은빛 바다가 엿 보이는 그 긴 언덕길을

어머니의 상여와 함께 꼬부라져 돌아갔다

내 첫사랑도 그 길 위에서 조약돌처럼 집었다가

조약돌처럼 잃어 버렸다

그래서 나는 푸른 하늘빛에 호져 때 없이

그 길을 넘어 강가로 내려갔다가도

노을에 함북 자주 빛으로 젖어서 돌아오곤 했다

그 강가에는 봄이. 여름이 가을이. 겨울이

나의 나이와 함께 여러 번 댕겨 갔다

까마귀도 날아가고 두루미도 떠나간 다음에는

누우런 모래둔과 그리고 어두운 내 마음이 남아서

몸서리 쳤다

그런 날엔 항용 감기를 만나서 돌아와 앓았다,

할아버지도 언재 난지를 모른다던 마을 밖 그 늙은

버드나무 밑에서

나는 지금도 돌아오지 않는 어머니

돌아오지 않는 계집애

돌아오지 않는 이야기가 돌아올 것만 같아 멍하니 기다려본다

그러면 어느새 어둠이 기어와서 내 뺨의 얼룩을

씻어준다

 

 

* 진흠모/ 시인/ 낭송가

 

 

 

3. 오늘처럼만 : 권영모

 

 

웃을 수 있어 좋다

보내는 아쉬움은 아니고

그저 하루를 무사히 보낸 것을

행복으로 여기고 살았다

 

쐬주의 모가지를 비틀어

나를 채우고 마무리 되어가는 날들을

아름답게 간직하는 나의 오늘

취하지 않고는

이 더러운 세상은

살아온 날 살아갈 날이 만만치 않아서

그나마 취해서 가슴을 치장하고

빈병에 위로받고 살아가는 인생

내가 아무리 날 채워도 화려하지 않은

살아내야 할 인생이기에

 

나를 모두 내려놓고

또 다른 날 또 다른 친구와

또 다른 쐬주의 모가지를 비틀며

비록 실없는 웃음을 지을지라도

오늘처럼만 살려네

 

 

* 진흠모/ 시인

 

 

  

 

 

4. 염소와 기도 : 낭송 유재호/시 이생진

 

따지고 보면 염소 너는 끌려온 놈이지

섬으론 안 가겠다고 뿔로 받으며 앞발에 힘주던 놈

지금 와보니 어떠냐

공기 좋고 풀 좋고 산 좋고

이젠 뭍으로 가라 해도 가지 않겠다고

그대로 여기 살다 하늘로 올라가는 것이 소원이라고

멍청한 놈들의 몸보신 때문에 네가 골라 먹는 약초가

아깝다구

망언일진 모르지만 너도 시를 쓰면 어떠냐

산꼭대기에 올라 '매애애' 하고 외치는 위엄이 무엇

한자리할 것도 같은 데

나와 함께 할 사업은 없고 아침나절 신선한 공기 속에서

신선한 한 마디로 시를 쓰면 어떠냐                                                                                                       

주인이라는 것이 다 그렇고 그런 놈 아니냐

여길 봐라 그물로 첩첩이 망을 치고 갈 만한 곳이라곤

하늘밖에 없으니

내가 성서 한 권 가지고 왔다 이거 읽고 기도하라

-시집 <하늘에 있는 섬>에서

 

 

* 진흠모/ 낭송가/ 진흠모 가수

 

5. 섬으로 가는 자유인 이생진 시/ 이다현 낭송

 

 

                                                                                                                                           애인에게 보내는 연서를 낭송한 곽상준님

 

6. 중환자실 : 김도웅

 

 

기울어가는

달의 시계를 차고 누워 있다

구름의 등살에 구겨진

산자락 같은 체구의 혈관에

민들레 씨앗의 이야기가 말라 간다

천정에 희미하게 착시된 악보에서

넋 빠지게 하였던 첫눈의 그림자와

잠을 생채기 낸 회한이

낮은 음으로 솔솔 뿌려진다

초점이 식어가는 눈빛과

짙은 안개색 공기가

허공에 맴돌다가

문밖으로 새어 나가려 한다

달팽이 호흡 같은

아빠의 심장 뛰는 소리

계측기 바늘을 헉헉 거리게 한다

주루룩

딸의 눈망울이

달의 시계 쪽으로 돌아간다

 

 

* 진흠모/ 시인

 

 

 

7. 기다림 : 낭송 김경영/시 모윤숙

 

 

천년을 한 줄 구슬에 꿰어

오시는 길을 한 줄 구슬에 이어 드리겠습니다

하루가 천년에 닿도록

길고 긴 사무침에 목이 메오면

오시는 길엔 장미가 피어 지지 않으오리다

오시는 길엔 달빛도 그늘지지 않으오리다.

먼 먼 나라의 사람처럼

당신은 이 마음의 방언을 왜 그리 몰라 들으시나이까

우러러 그리움이 꽃 피듯 피오면

그대는 저 오월강 위로 노를 저어 오시렵니까?

감추인 사랑이 석류알처럼 터지면

그대는 가만히 이 사랑을 안으시려나이까?

내 곁에 있는 당신이온데

어이 이리 멀고 먼 생각의 가지에서만

사랑은 방황하다 돌아서 버립니까?

 

 

 

* 진흠모/ 낭송가/ 라인댄스 강사

 

 

 

8. , 길을 가렵니다 : 박산

 

 

이만하면 다 왔는 줄 알았는데

아직 갈 길이 남았습니다

이런 적이 처음 아닌 게 다행입니다

항시 당황스럽지만

지금 같은 실망에 익숙해져서

한탄 대신 긴 한숨을 내쉽니다

점점 거리가 좁혀지고 있습니다

물론 지도에는 보이지 않습니다

조금 더 가야겠지요

금싸라기 캐길 바라지는 않습니다

바보가 아니거든요

배불리 먹길 바라지도 않습니다

돼지가 아니거든요

험하지 않은 길섶에 핀 꽃처럼

어느 누구나 그냥 보아도 편안한

그런 편편한 곳이었으면 좋겠습니다

거기서 나지막이 부르는 노래가

숨 쉬고 있는 모두를 위한

생명의 노래였으면 좋겠습니다

보이지 않는 길이지만

곧 보일 거라는 확신으로

, 길을 가렵니다

 

 

* 진흠모/ 진행자

 

 

 

 

9. 더 산다는 거 : 이생진

 

 

늘그막에

더 산다는 거

그게 얼마나 힘 드는데

자고 일어나면 팔다리가 쑤시고

허리는 구부러진 채

조금 잘못 먹으면 배탈이 나고

좀 먼 길을 걸었다하면

맥없이 쓰러지니

이래도 더 살겠다고 바둥거리나

눈은 질퍽하고

귀는 멍멍해서

무슨 소리인지 들은 둥 만 둥

그렇게 살 바에야

자다가 슬그머니 구름처럼 사라졌으면

먼저 간 친구들

잘했다고 생각날 때마다 부러워지네

나보다 잘 먹고 잘 웃던 *김동수선생

누구보다 많이 쓰느라 결혼할 틈이 없었던

**박희진 시인

지금 얼마나 한갓진가

난 그들이 잘 했다고 하는데

그들은 날 보고 잘 했다고 할까?

서로 연락이 없으니 그게 궁금하네

갈 때 핸드폰이나 가지고 가지

이승과 저승이 카톡이라도 통했으면

아직 거기까진 멀었나 봐

 

 

*김동수(1929-2014):문학을 좋아했던 직장 친구

**박희진(1931-2015):시 쓰고, 시 읽고, 섬여행을 함께한 시인

(2015.8.12.)

 

* (1929- )  떠돌이 방랑 시인

 

이생진 시인 담론 :

 

일본의 100세 넘어 글 쓰는 분들을 소개합니다. 시바다 도요(1911-2013)

99세에 시집을 발간해 100만부를 팔았고 히노아라 사께아끼(1911- ) 105세의 의사

역시 94세에 첫 시집 생명의 철학사머릿글에서 산다는 거, 그것은 시 속에서 인생

을 노래하는 거, 인생을 철학하는 거라고 썼으며 시노다 토고(1913- ) 103세 현역

화가는 ‘103세가 되어 알게 된 거라는 저서를 통해 언제 죽어도 좋다는 말은 거짓

이라 했으며 행복하냐하는 문제는 이쯤이면 됐다고 생각하느냐 여부에 달렸다고

했습니다. 저도 이즘 늙으니까 늙음 자체에 연연하는 게 아니라 몸은 늙었지만 내 sensor만은 늙지 않

으려 노력합니다. 인생은 혼자 있을 때가 재미있습니다 무언가를 혼자서 하는 걸 해 보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살아서 모든 걸 완성하려 하지 마시길 바랍니다. 그냥 미완성으로 완성을 향해 가시기 바랍니다.

제 경우, 시를 쓰기 좋은 나이는 60이었고 70이었습니다.80이 되니 눈이 어두워져

어렵습니다. 건강 유지는 항시 말씀드리지만 잘 걷고 잠을 잘 자고 또 중요한 점은

글쓰기입니다. 여러분도 자신의 경험을 통한 일기를 쓰시기 바랍니다.(중략)

 

 

                                                                                                  진흠모 전속가수 현승엽의 공연

 

 

 

@ 제주도 여행 중 성산포 이생진 시비 거리를 다녀와서 이생진 시인을 직접 뵙기를

   갈망하던 이은지님이 인터넷으로 물어물어 처음 참석 시인과 대화를 나누는 기쁨

   을 함께 했습니다.

 

@ 이생진 시인께서 1년에 한 번씩 방문하시는 영동 자유학교(대안학교) 물꼬 옥영경

   교장 김아리 신군용님 등이 참석하셨습니다.

 

@ 부산에서 오신 한규찬님과 뮤지컬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의 제작기술 감독 신상태

   님 등이 참석하셨습니다.

 

@ 유재호님의 노래 곽상준 님의 연서 낭송 김민열님의 트롯트 메들리 열창이

   있었습니다.

 

@ 진흠모 전속가수 현승엽의 노래와 이생진 시인과 함께하는 시 퍼포먼스로

   진흠모 8월 여름 보내기를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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