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의 미소(운주사 2015,10,05)
애머슴-
상전이 주는 밥 感之德之 받아먹으며
面從腹背로 시작한 애머슴 노릇
口蜜腹劍으로 어찌어찌 중머슴에 올랐다가
巧言令色의 극치를 깨달아 상머슴에 오른들
내 배짱껏 산 인생 어디 한 번이라도 있었더냐?
一生一代 뜬구름 한 번 깊이 만난 적 없고
별 하나 고이 품은 적 없는
번지르르한 허깨비 피땀 범벅으로 배고파 허기지다
쓰리고 거친 삶의 무한책임으로
광야에서 切切이 목 놓아 울지라도
세경 받는 머슴은 절대 사양이다
아는 가
꼭 토지 너른 상전이 아니라도 좋다
내 삭신 삽질로 판 손바닥 밭뙈기일망정
내가 일궈낸 나의 땅심이
四面八方 陰陽의 조화를 불러
廣大無邊 창궐하고 있는 것을
* 학교 마친 아들이 취직 못하고 있으니 정작 당사자 보다, 살 만한 내 친구인 아비가 더 애걸복걸이다
내 조언하길 어찌 자식 갈 길이 애머슴(신입사원) 되는 길 뿐이런가 중머슴(차 부장) 노릇 잘해 상머슴(중역) 되면
그 일도 먹고야 살만 한 일이겠지만 "그래봐야 평생 남에 집 종살이 인생, 뭘 그걸 그리 고집하나" 하고는
월급쟁이 스무 해 가까이 했던 내 속 깊은 솔직한 심정 전하니 전혀 심정의 변함없이 겨우 한다는 말이
공무원이라도 시키려하니 내가 있는 노량진 학원가 학원 좀 알아봐 달란다
그건 더 고루한 일인 거 같아 위 시조 한 수 지어 보내며
"있는 돈 풀어 애기 상전 만드시게나" 이리 한 마디 더 보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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