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arolim da Barra do Douro 등대에서 -
포르투 도루 江을 따라
대서양 구경하려 나설 때만 해도
부슬비가 걷기 여행에 운치를 더했다
야자수 나무를 낀 강가를 얼마간 걷다가
Jardim do Passeio Alegre 공원 도착 즈음부터
폭우에 비바람이 세차게 뺨을 때렸다
저만치 보이는 등대가 높은 파도에 보였다가 사라졌다
방파제에 도착했는데
거센 바람을 이기지 못하여 아예 우산도 접었다
망설이는 일행을 뒤로하고
혼자 앞장서서 나갔다
걸을만했다
방파제 안전 펜스 넘어
성난 파도가 들이치지만
이만하면 걷는 데는 지장 없다
뒤를 보니 일행 역시 쫄딱 비를 맞고 따라오며 노래를 부른다
나도 못 부르는 판소리 한 자락을 고래고래 소리 질렀다
“이 산 저 산 꽃이 피니 분명코 봄이로구나 봄은 찾아~ 왔건마는~~~”
붉은 등대 Farolim da Barra do Douro에 도착했다
여기서부터는 대서양이다
이 폭풍 비를 맞으면서도
대학생 차림이 분명한 젊은 남녀 한 커플이
등대 옆 폭풍 부는 대서양에 기대서는
꼭 부둥켜 붙은 자세로
제 일들에 열중이다
15세기 작은 나라 포르투갈 이들의 선조는
이 대서양을 앞마당 삼아
지구를 돌아 우리 바로 아랫동네 일본까지 왔다
15세기 우리의 왕과 왕자는 무엇을 했는가?
국왕 주앙 1세는 대국 스페인을 물리쳤고
셋째 아들 엔리케 왕자는
포르투갈 해양 패권의 대항해시대를 열었다
지금 이리 험하고 거친 대서양의 파도를 이겨내며,
작은 나라 사람인 나는
지금 이 대서양의 험한 파도를 경험하며
문득 이순신 장군이 명랑대첩을 거두었던
여전히 오늘도 조수가 거셀 울돌목이 떠올랐다
이 폭풍의 대서양 못지않은 울돌목을 헤쳐나가
태평양으로 나갈 꿈을
단 한 번이라도 품었던 조선의 왕이 있었을까?
등대 옆에서
한참을 머물며 현재와 과거를 왕복하며 공상하다가
흠뻑 젖어 물이 뚝뚝 떨어지는 옷을 짜내며 돌아 나오려는데
젊은 커플의 입술은 아직도 꼭 붙어있다
대차게 용감하고 끈질기기까지 한
그들의 조상이 그랬던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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