굳이 공짜로 먹어 맛이 아니라

박산 2024. 6. 1. 07:01

 

 
굳이 공짜로 먹어 맛이 아니라 ㅡ
 
매일 소통하는 초로에 든 벗 몇이
인천 월미島 트레킹을 하면서
든 病에 난 病까지 우울한 얘기에 지루해져서
어찌 놀까, 여행 얘기하다가
사라져가는 청요리 전통의 맛을 내는
신포동 단골 진흥각에 들러
겉바속촉 탕수육 유산슬 라조기에
북경고량주로 혀를 적시는데
항시 나와 눈인사를 나누는
젊고 잘생긴 가계 2세 유사장이 안 보이고
한 쉰 가까이 보이는
인상 좋은 여인이 미소로 서빙 중이라
"잘생긴 유사장은 오늘 어디 갔느냐?" 물으니
이렇고 저렇다 상냥하게 대답하더니
매콤한 마파두부를 서비스로 내왔다
 
굳이 공짜로 먹어 맛이 아니라
주인 바뀌어도 한결같이
스무 해 다닌 청요릿집 품위가
은근 빛을 내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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