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책에 서서 ㅡ
철책 넘어 안개 자욱한
저기가 어딘가
물 빠진 갯벌은
한 많은 여인네 가슴처럼
움푹움푹 구멍이 파였다
나도 저런 적 있었는데....
일사분란 떼 지어 나는 고니들은
1렬횡대 5열종대 7열횡대...群舞로
이 짙은 안개를 걷어 내는 중이다
바다 건너 동네 확성기 소리가
바람 타고 웅웅 날아 오는데
무거운 사람들이
무거운 귀를 기울인다
어느샌가 고개 내민 아침 햇살이
철책에 선 늘그막 사람들 어깨에 걸린
무거운 짐들을 하나둘 덜어 내고 있다
철책을 돌아서니 황금빛 들녘이었다
(교동도 2021년 10월 , 가을 추위가 일찍 찾아온 날 아침 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