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읽기 전에 『生子 이생진 시인』에 관해 잠깐 언급하고 들어가자.
일제강점기 1929년 태어나 전쟁을 겪고 1955년 교직에 있으면서
등사판을 갈아 철사로 꿰매어 낸 첫 시집 『산토끼』이래
39권의 시집과 다수의 수필 시화집을 출간해 오고 있으며
제주도 올레 1길 성산포 오정개 해안에는 이생진 시비 거리가 있다.
아흔이 넘어선 지금까지〈詩〉라는 화두를 끈질기게 붙들고 계신
「生子」는 시인이라면 시인이고 하루 15000보를 걷는 도인이라면 도인이다.
「이생진」이라는 이름 보다 「生子」라는 호칭에 행복해 하신다.
『生子論』
공자 맹자의 사상을 집대성하여
주자는 南宋의 성리학을
퇴계 이황은 조선의 성리학을 구축했다
후학들은 퇴계를 「李子」라 했다
500여 년이란 세월이 흐른 21세기
컴퓨터로 시를 쓰고
붓으로 서명하는
떠돌이 시인 「生子」가 나타났다
거창한 학문적 담론을 주창하지 않고
雲衲 아닌 古拙한 입성으로 걷고 또 걸어
돈독하고 슬기롭기까지 한 세월과의 타협으로
공자도 맹자도 李子도 못 넘긴
여든을 넘기고
아흔도 가뿐히 넘겼다
이게 어딘가!
고마운 마음이 폭포수처럼 쏟아져
'李生珍' 가운데 ‘生’ 자 하나 빼내
스스로 아들 ‘子’ 붙여 「生子」라 하니
퇴계는 죽어 「李子」라 불렸지만
「生子」는 살아서 불리는 중이다
누구는 신안 바다 晩才島를 알렸다 해서
만재 선생이라 했고
누구는 道 닦는 듯 걸으며 시를 쓴다고
古佛이라 했다지만
날 ‘生’ 자가 얼마나 좋은가
만물이 소생하는 내내 봄이고
섬을 가면 어류가 여기저기 튀어 반기니
「生子」의 시는 항시 팔팔하다
에헴! 하고
새삼 노인을 빌어 자세할 일도 없다
대전이다 광주다 부산이다
제주다 강화도다 울릉도다
이곳저곳 이 섬 저 섬이 다 현실인데
굳이 오고 갈 꿈 꿀 일 하나 없다
「生子」가 걷고 있다는 건
곧 ‘詩’가 걷는다는 의미다
공자
맹자
李子
그리고 「生子」
곤륜산을 나는 大鵬이 부러울까
작은 섬에 둥지 튼 蘇雀이면 어떤가
이 詩 「生子論」 초장은
To be continue,,,,를 기약하며
이렇게 맺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