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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낭송 모꼬지 진흠모 225

박산 2019. 11. 21. 10:31




                                                                          All photo by 조재형 님


시낭송 모꼬지 진흠모 225 2019년 11월 29일

(매월 마지막 금요일) 종로구 인사동길 52번지 도로명 인사 14길

‘시/가/연 詩/歌/演 (Tel.720 6244 김영희 이춘우 010 2820 3090/010 7773 1579)

종로→안국동 방향 (종각역부터 700m) 안국동→종로방향 (안국역부터 400m)

(도장낙관 어사프, 통큰갤러리, 고려서화가 있는 건물 지하)



1. 가을 풍요로운: 양숙


2. 산국화: 김효수


3. 실컷들 사랑하라: 낭송 유재호/ 시 이생진


4. 노오란 은행잎: 조철암


5.입맞춤 : 이원옥


6.목마와 숙녀: 낭송 김미희/ 시 박인환


7.가을날 바깥소식: 권영모


8.치덧스레: 김중열


9. 어머니의 강 그 눈물, 어머니의 안개꽃 : 합송 한옥례 오경복/ 시 이영춘 오경복


10. 샘: 김명중


11.아아, 훈민정음(訓民正音): 낭송 김경영/ 시 오세영


12. 희망을 사다: 이돈권 


13. 다랑쉬오름과 용눈이오름 그리고 生子와 未堂: 박산


14. 山・31-낙엽: 이생진 with 담론



                                                    통키타 가수 이수정 님과



* 시낭송 모꼬지 진흠모 224 2019년 10월 25일 (매월 마지막 금요일) 스케치 【시의 날 특집 모꼬지】






1. 산사나무; 양숙


움찔! 할 뻔!

찌른다기에 가까이 할 용기가 나지 않았거든

속으론 탱자나 조각자 가시를 생각했었나봐

오월을 씌운 너의 하얀 베일은

봄밤 휘영청한 보름달과 함께 고궁 나들이를 황홀하게 만들었고

시나브로 익힌 빠알간 열매는

능금도 아닌 것이 침을 고이며 말라가는 입속을 촉촉하게 해주었다


떨구지 않고 늦도록 달고 있는 열매는

창경궁에 터를 잡은 온갖 생명체들 품에 들여 풍요를 누리게 해주었기에

사철 양식을 대어주는 곳간일지라도 다들 가시가 있다고 경계하지만

너의 가시쯤이야 그냥 까짓것!

바쁜 중에도 궁금해 한달음에 달려왔음은

나도 네게 기대어 살고 있음이 분명하다

네 덕분에 자주 웃어서 내가 행복하다


* 진흠모 편집인/ 시인 * email: 55yasoo@hanmail.net






2. 비가 내린다: 김효수


비가 내린다 먼 옛날에 눈물을 흘리듯이 비가 내린다

붙잡고 매달려 가지 말라고 제발 가지 말라고 잡아도

바람을 가르며 멀리 떠나는 사람 뒤에 나무처럼 서서

긴 한숨을 내쉬다 하염없이 눈물을 쏟듯 비가 내린다

비가 내린다 어두운 앞날에 눈물 흘리듯 비가 내린다

하늘과 땅 사이에 먹구름 까맣게 몰려와 비가 내린다

천둥은 하늘을 때리고 번갯불은 몇 번째 하늘 찢는데

낙엽처럼 세상 떠내려갈 듯 쉬지도 않고 비가 내린다

비가 내린다 기댈 곳도 없이 정처 없이 떠돌아다니다

우연히 그 사람과 걸었던 거리를 걷다 떠오른 추억에

가슴은 참지 못하고 체면도 없이 왈칵 쏟는 눈물처럼

하늘에 무슨 일 있는지 며칠째 장대처럼 비가 내린다


* 진흠모/ 시인






3. 왜목마을: 조철암


서해대교를 지나면서 시원한 바닷바람과 함께 청풍명월의 고장인 충청지방의 여유로움을 느낄 수 있다 해돋이와 해넘이를 볼 수 있는 당진의 왜목마을 한여름 피서철을 지나 나를 반기는 한가로운 해변 선상에서의 자연산 회와 소주 한 잔 그리고 친근하게 날아드는 갈매기들 폔션을 시작한 친구를 위한 덕담 서로의 건강을 챙겨주는 정담 깊어가는 가을밤 정겹게 익어가는 초로의 우정


* 진흠모/ 낭송가






4. 당목: 낭송 김미희/ 시 최정란 - 새디즘 매저키즘


모른다 나는 모른다

종의 몸이 날마다 고통으로 우는 것

이것이 사랑이라는 것 모른다

나는 모른다

이 생에 나는

쇠의 몸을 받지 않았으니

나무의 몸을 받았으니

나무로 태어나

이 운명을 받았으니

너를 울게 하는 나는

네 옆구리에서 금빛 연화문을 피워내고

너를 빛나게 하는 나는 이마로 종을 들이박는 당목이니

내 몸을 깨어 종소리를 불러내는 운명을 마다할 수 없으니

너를 들이박을 때마다 정수리가 으깨지고 온몸이 세로로 찢어진다

고통으로 우는 종의 몸이 천 년 후까지 울려 퍼질 금빛 종소리를 낸다

종이 천 년 시간을 이겨낼 동안 종소리로 세상의 하늘과 땅을 두루 울릴 동안

나는 수천수만 번 들이박고 찢어지고 버려지고 버려지기를 반복하다가

마침내 버려질 것이다

동안거에 든 수행자의 방구들을 데우거나 밥을 짓는 공양주의 손끝에서

아궁이 한 줌 재로 스러져 굴뚝을 빠져나가는 연기로 돌아가거나

종소리를 듣고 구원받은 어느 중생도 나를 기억하지 않을 것이다


*당목(撞木): 절에서 종이나 징을 치는 나무로 만든 것. -시집 <장미키스>


* 진흠모/ 낭송가/ 시인






5. 외로울 땐: 권영모


“해는 져서 어두운데 찾아오는 사람 없어 이일 저일 을 생각하니 눈물만 흐른다”


친구가 더 잘살고 있네 땀 흘리고 해지면 한잔 술에 피로를 풀고 혼자가 싫으면 이웃집 동무 불러 마시고 오늘 가진 거 세어보지 않고 마음 풍요로운 친구가 더 잘 살고 있네 더러 주머니 비어 있어도 주막에 가면 외상술 주고 주모가 흥을 돋아 주는 고향에서 낮일에 지친 육체가 힘들어도 이웃 동네 친구가 육체를 빌려 달라 하면 마다 않고 달려가는 친구 친구가 나보다 잘살고 있네 나 외로우면 멍하니 고독과 함께 하는데 나 이렇게 먼 하늘 친구를 그리워하는데 그런 친구가 부러워 눈물짓고 있다네 비 오는 날이면 친구 하나 불러 냇가에 나가 술안주 건져다가 하나둘 모이면 잔칫날 되는 고향 나도 그 고향으로 떠가고 있네....


* 진흠모/ 서예가/ 시인






6. 고독한 스케치: 낭송 유재호/시 이생진


1. 씨 그림은 그 인상을 오래 가지겠다는 저축이고 여행은 짧은 시간에 오래 살자는 생활이고 시는 내 얼굴을 생산하는 맑은 거울이다.


2. 고도 게 한 마리 나와 마주 앉아 고독으로 바둑둔다.


3. 망원경 먼 것이 가깝게 보이긴 하나 그리운 것이 영원히 보이는 것은 아니다.


4. 무전여행 없이 견디어 보는 낭만이다. 두고도 없는 척하는 인색이다. 결국 돌아오면서도 안 올 듯이 버티어보는 거만이다. -시집 <바다에 오는 이유>


* 진흠모 가수/ 낭송가






7. 맨발의 무희: 최대남






8. 가을밤: 이돈권


긴 밤에 브래지어 끈 하나 풀어줄 사람도 없는 여인이 아침엔 제일 일어나기 힘들어한다


어느새 찾아온 고독과 짝하느라고 긴 밤에 저려오는 어깻죽지 하나 주물러 줄 사람 없는 여자가

아침에는 제일 오래도록 콤팩트를 두드린다


외로움의 얼굴 감추느라고 긴 밤에 밤참 한번 챙겨 줄 사내 하나 없는 여인이 아침엔 제일 먼저 밥맛 없어해 한다


밤새도록 씹어댔던 그리움에 목이 메어서


  * 시인/ 사업가






9. 나비효과: 김중열


요즘은 모두가 교수이다 앞을 보아도 뒤를 보아도 사장님은 옛말이고 모두가 회장님이다 온통 교수이고 회장님이란다 옛날엔 잘 나갔는데 지금은 이 꼴이다 푸념한다 황금송아지 세 마리나 집에 있는데 깜박 잊었다. 못가지고 나왔다. 허둥대며 둘러댄다. 듣는 이 거북한 것도 모르면서 낭송가라 폼으로 헛가락 내지른다 (詩)도 아니 읊으며 "시인이라 불러줘" 앙탈한다 내로남불 얼룩으로 순색을 잃어가며 지난날에 얽매어 괴물들로 가득하니 그 많은 직함들 명함 속에 요란 떨어 바람, 거품, 거짓뿐으로 가득하거늘 오늘에 충실하여 내일을 바라볼까 그런 생각을 했던가 묻고 싶다 세치 혀 서투르게 꼬이면 어찌될꼬 어떤 이는 무조건 자기를 못 믿느냐 눈을 부라린다 허튼 거품을 뿜어내는 역겨움에 참 답답하여 미치겠다 어쩐지 요즘 미세먼지 활개 치는 이유가 이런저런 나비효과라는 것을 이제사 알겠더라니.....


* 아라 밴드 이끎이/ 시인






10. 낙엽의 꿈: 낭송 김경영/ 시 김소엽


가을이 되면 지난날 그리움을 황혼처럼 풀어 놓고 나는 떠나리라 나뭇잎이 가지 위에서 미련 없이 떠나가듯 당신의 가난한 사랑에서 소리 없이 떠나리라 가을이 되면 황금 들녘을 지나 물색 하늘에 닿으리라 떨리는 음향 빛 고운 노을 지나 하늘이 쏟아져 내리는 그곳까지 바람에 날려도 좋으리 당신 가슴에 가을 하늘 한 자락 옮겨 올릴 수만 있다면 가을이 되면 섧디 섧은 몸 종추 되어 울리리 몸은 언제나 슬프고 정신은 낙엽처럼 외로운 것 가을이 되면 낙엽 지는 숲으로 가리 낙엽 져 눈 내리는 가을 숲에 서서 가버린 사랑을 추억하노니 사랑이여 떠날 때가 되면 나뭇잎이 가지 위에서 떠나가듯 나 또한 그렇게 떠나겠지만 우리 지순했던 사랑만은 열매로 남겨 두련다 낙엽의 꿈은 대지의 품에 돌아와 죽어서 다시 사랑을 싹틔울 생명의 봄을 꿈꾸나니 비로소 누리는 평안과 안식이여 가을이 되면 낙엽 지는 숲에서 아름다운 이별을 배우련다 되도록이면 단풍비 눈 내리는 서럽도록 아름다운 이별의 때를 택해서 지고한 정신의 알맹이만 남겨 사랑의 종추가 되리라 대지의 종 울리듯 당신의 겨울나무 표피 같은 단단한 영혼 흔들어 깨울 수만 있다면 가을이 되면 지난날 그리움을 황혼처럼 풀어 놓고 나는 떠나리라


* 진흠모/ 낭송가/ 라인댄스 강사






11. 고독은 심장이 흘리는 눈물이다: 낭송 이원옥/ 시 박산


지하철을 두어 시간 타고

버스를 한 시간여 갈아타면서

통계적 결론을 유보한 사람들 표정만을 관찰했다


홀로 걷다가도

혼밥을 먹으면서도

혼술을 마시면서도

외롭다 무리에 들지 못했다


적막 불허 소란한 도심의 환경에 더해

늙어가는 아내와 자식조차

벽시계를 힐끗거리듯 심드렁했다


고독은 심장이 흘리는 눈물이다


섬을 흉내내기 시작했다


파도를 침묵으로 반기는 자세와

폭풍에도 성냄 없는 인내와

별 불러 빛 총총 하늘 잔치 여는 재주를


동백은 떨어져야 더 붉다

해풍에 구르다 날개 달아 홀로된 삶이 자유롭다


둥둥 바다를 떠다니다

번잡한 도시의 아파트 창가 작은 화분

종을 달리한 씨방에 들었다

눈물이 따뜻해졌다


* 진흠모 이끎이/ 시인/ 인사동TV 방송주간






12. 강남스타일 風: 이생진


'뛰는 놈 그 위에 나는 놈 baby baby

나는 뭘 좀 아는 놈' You know what I 'm saying

오빤 강남스타일*

너는 어쩌자고 무거운 몸으로 그렇게....

네 아빤 저녁상도 받지 않고 정신없이 TV만 보며

대낮에 남의 사타구니 밑으로 들어가는 너를

걱정하는 척 TV만 보고

밖엔 아이들이 모두 무섭다고 하는데

일찍 귀가하라 나도 무서워 나가기 싫다

뛰는 놈 그 위에 나는 놈 baby baby

나는 뭘 좀 아는 놈' You know what I 'm saying

오빤 강남스타일*

모두 얼굴 없는 시대

어느 사람은 자살이고 어느 사람은 타살이고

법을 쳐놔도 벌써 법 밖으로 나와 있으니

일찍 귀가해라 나도 무서워 나가기 싫다

*싸이의 '강남 스타일'에서


* (1929- ) 떠돌이 방랑 시인


   담론 : 빈센트 고흐의 일생을 시와 함께 읽으셨습니다.



* 양영예 오지숙 님 등이 처음 참석하셨습니다



                                                                                                진흠모 국악인 김수정 님의 판소리 한 자락  





* 통키타 가수 이수정 님의 ‘가을 사랑’ 노래와 유재호 김수정 님의 공연이 있었습니다.






* 보헤미안 천승현의 ‘아내의 얼굴(이생진 시집 ’개미‘ 중)’ 자작곡 발표 공연

  잔잔한 우수가 서린 멜로디 참석자 모두가 따라 부르는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진흠모 노희정 육필문학관장이 주관하는 초등학교 새싹들의 시낭송대회

                                  생자 이생진 시인께서 심사위원장으로 함께하셨습니다  (돼지 열병으로 연기되어 11월 2일 강화도) 




                           빛고을 광주의 진흠모 대표이며 이생진 사랑 '바람 패미리' 창설자인 차꽃 곽성숙 시인이 이끄는

                          11월 광주 용봉동 모꼬지에서 담론 중이신 이생진 시인(2019/11/11)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