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열 그림 2

편견Prejudice

편견Prejudice ㅡ 먼저 고백하건데 이종교배에 대한유전자적 현상을 인정하기 싫었습니다 하나에 더한 둘이 다섯이 되고여섯이 되고 열이 되고백이 되는 세상에서지금은 가설假說을 믿기 위해 노력 중입니다나이 예순 넘은 지 좀 됐습니다 저기 저 사람 말입니다보기 싫은 어떤 얼굴을 닮아볼 것 없다 말도 안 섞고 살다가이 역시 가설을 신뢰하기 시작하면서가만가만 다가가는 중입니다 물기 빠진 단풍은 이미 죽었습니다세상에 향기 없는 생명은 없습니다그렇지만…불사르며 내는 흰 연기는불멸의 내음입니다 둥근 지구에서는그 쪽 사람들은 없습니다 뼛속 고정관념을 무시하고변신하는 데 주저함이 없어야지요이리 다짐하고 있는 중입니다  ㅡ it's never too late to give up our prejudices(H. Davis..

2024.04.27

고백

고백 - 간절한 바람으로 치성드리는 일에도 주저 거리며 살아온 인생입니다 용감했던 순간보다 비겁했던 순간이 많았습니다 종鐘의 울림 정도는 그저 일상의 익숙한 음악으로 들렸고 신을 무시하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종교를 신봉한 적도 없습니다 돈에는 치사하리만큼 처절했고 여자에는 유치하리만큼 내숭을 떨었지요 얼굴이 화끈거리게 더 뻔뻔했던 건 소소한 것까지 챙기는 무한적 이기심에도 불구하고 어디선가 좋은 무엇을 가지고 내게 누군가 올 것이라는 가당찮은 기대감입니다 목적에 이르지 못함이 불러온 불만이 컸지요 겸손이나 겸허 따위의 고상한 언어들을 애써 강에 버리면서 살아온 위선적 세월이 얼마인지 모릅니다만 지금은 순정이나 순수 이런 단순한 단어들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잃어버린 내 고향 한강 철교 아래서 발가벗고 물장구..

2023.07.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