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잉친절 ㅡ

박산 2022. 5. 1. 10:06

세 해 만에 인사동에서 생자 이생진 시인을 모시고 시낭송을 했다

 

과잉친절 ㅡ

 

확진자 수 감소 추세에 따른

거리 두기 완화 조치로

세 해 만에 열리는

인사동 시낭송 모꼬지 진흠모를 앞두고

철 지난 바닷가 풍경 같이

그 많던 인파가 사라진

봄 한낮 보건소에 PCR 검사를 갔다

 

비닐 방호복 속 꼭 우주인 같은

한 마흔은 넘었을 여성 안내원이

주민등록 번호를 확인하고는

다짜고짜 내 손에 쥔 스마트폰을 뺐더니

PCRQR을 다운 받고는

주민번호 찍느라 몇 번을 헤매고

이름을 지우고 수정하느라 또 헤매고

전화번호 기입 역시 한 번에 못하고 헤맨다

 

솔직히 QR 다운도

스마트폰 타이핑도 내가 훨씬 더 빠른데...

생년월일로 날 너무 저평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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