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흠모 111+75

박산 2016. 8. 19. 10:36



                                                                                                                                       장상희 사장과 파안대소 중인 이생진 시인  



{진흠모 111+75} 2016년 8월 26일 7시 (매월 마지막 금요일)

종로구 인사동길 52번지 도로명 인사 14길 ‘시/가/연 詩/歌/演 (Tel.720 6244 김영희 이춘우 010 2820 3090/010 7773 1579)

종로→안국동 방향 (종각역부터 700m) 안국동→종로방향 (안국역부터 400m)

(통큰갤러리 미호갤러리 고려서화가 있는 건물 지하)



1. 염천동사 : 양숙


2. 국경을 넘지 않는 해외여행 : 이승희


3. 왜 이렇게 망가지나요 : 낭송 유재호/ 시 이생진


4. 매미 : 김효수


5. 썼다가 지웠어요 : 권영모


6. 청춘 : 낭송 김경영/ 글 사무엘 울만


7. 러브텔에서 만난 여인 : 박산


8. 미다스의 손과 시인의 손 : 이생진 with 담론




* 진흠모 무크지 인사島 3호(2017년 6월 발간 예정) 상시 원고 접수합니다.


    주제: '카르페 디엠'

    응모자격: 모꼬지 참석자 누구나

    장르: 시 수필 잡문 등 제한 없습니다.

    마감: 수시 접수 until end of March, 2017

    보낼 곳: 양숙 편집인(010 3749 9806) yasoo5721@sen.go.kr








                                                                                                                                가수 천승현님의 작은 음악회 / 그리운 바다 성산포, 한중가, 진주 난봉가 



{진흠모 111+74} 2016년 7월 29일 7시 (매월 마지막 금요일) 스케치



1. 꽃지랄 : 양숙


채찍비 오시는 날

꽃잎끼리 부둥켜안고

떨어지지 않으려

몸부림치고 있다


영감탱이는

나오지도 않는 가래를

깊이 톺아 퉤!

발치 끝에서

불그스름한 게 번진다


흙탕물 뒤집어쓰고도

땅바닥에서 다시 피는

능소화 꽃을 보더니

“꽃지랄 잘들 한다”


* 진흠모/ 교사 시인/ 진흠모 편집인 * email :yasoo5721@sen.go.kr


2. 널 만나고부터: 박종희 / 낭송 이생진 시


3. 내 사랑 위도 : 김명중


그대와 나는 천년의 인연일세

주고받는 아름다운 사랑의 메시지는

속내를 울긋불긋 수놓고

기쁨으로 빙그레 웃네 믿음으로 바라보는

서로의 눈빛이 끈끈한 인연의 실타래로

한 올 한 올 매듭을 만들 때면

넘치는 열정으로 파도를 삼킨다

푸르른 그리움이 바다로 흘러갔다

하얀 바닷물로 되돌아 올 때에는

순수한 무지개구름으로 다시 태어나

영롱한 노을빛 사랑으로 물들고

열정을 잉태한 그대와 난,

교감된 사랑에 젖고 젖어

일 천 년 만에 사랑으로 만난 인연이길

갈매기 뽀얀 날갯짓으로 소망한다


* 안산 근무 어사(경찰)시인



4. 고흐의 거울 : 낭송 유재호/시 이생진


(내겐 모델이 없으니까) 내가 내 얼굴을 뚫어지게 보는 것은 이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나 살았을 때봐야지 삶은 절박한 거 잠시라도 절박한 나를 태연스럽게 잡아두는 거야 거울은 내가 보이는 꿈속에 별 구렁텅이에 빠진 나를 구하려면 나는 나를 낳은 어머니처럼 내가 나를 다시 낳아야 해 그래서 고독을 팔아 거울을 샀지 내가 보고 싶은 어머니는 내 눈으로 볼 수 있지만 어머니가 낳은 나는 내 눈으로 볼 수 없어 내 눈으로 날 볼 수 있게 하는 것은 거울 거울은 내가 나를 보고 싶을 때 나를 낳아주는 어머니 나는 내가 보고 싶어 밤마다 거울을 본다 -시집 <고흐, 너도 미쳐라에서>


* 진흠모/ 낭송가/ 진흠모 가수



5. 다짐한다 : 김효수


                                  

빛나는 햇살에 떠도는 구름도 없는 오월의 봄날 앵두 같은 입술에 빨간 립스틱 물들인 여인처럼 가냘픈 허리 스쳐 가는 바람에 흔드는 여인처럼 화단에 옹기종기 얼굴을 내민 아름다운 꽃 중에 제일 멋스럽고 열정적으로 웃고 있는 빨간 장미 한 떨기 바람에도 콩을 볶듯이 가슴 두근거린다 매혹적으로 쭉 빠진 몸매 춤을 추듯 살랑거린다 모습에 반하여 나도 모르게 장미에 코를 묻었다 은은한 향기 더욱 진하게 가슴으로 스미는 순간 코가 칼에 깊이 찔렸는지 하늘도 노랗게 보인다 어찌 된 영문인지 정신 차리고 장미를 바라보니 벌이 아직도 분을 참지 못하여 윙윙거리고 있다 코를 꽃잎에 묻기 전부터 벌은 즐겁게 보냈는지 꽃잎 속에 황홀하게 쉬다 불청객에 화가 났는지 아무튼 내가 좋다고 꽃에 다가가 일을 벌이다가 장미와 사랑에 빠진 벌의 심기를 건드린 것이다 그로 인하여 한없이 흐르는 눈물은 얼굴 적시고 향기에 잔뜩 끌렸던 코는 갈수록 시뻘건 고추다 긴 바늘로 쑤시듯 코 욱신거리며 부풀어 오른다 방구석 쪼그려 앉아 큰 거울 바라보며 다짐한다 남은 세월 살아가다 외로워 밤 꼬박 새우더라도 어쩌다 쩍쩍 갈라지는 가슴에 꽃 피지 않더라도 남의 꽃은 절대로 꺾거나 관심을 두지 않겠다고 다시는 딸기코 되어 방에 숨어 지내지 않겠다고 거울을 볼 때마다 한숨 내쉬며 가슴은 다짐한다


 * 진흠모/ 시인



                                                                             천승현 님 '진주 난봉가' 동영상 by 박성도님      


6. 그리운 바다 성산포 : 낭송 허진 /시 이생진


살아서 고독한 사람 그 빈자리가 차갑다 아무리 동백꽃이 불을 피워도 살아서 가난했던 사람 그 빈자리가 차갑다 나는 떼어놓을 수 없는 고독과 함께 배 에서 내리자마자 방파제에 앉자 술을 마셨다 해삼 한 토막에 소주 두잔 이 죽일 놈의 고독은 취하지 않고 나만 혼자 등대 밑에서 코를 골았다 술에 취한 섬 물을 베고 잔다 파도가 흔들어도 그대로 잔다


#저~섬에서 한 달만 한 달만 살자 저~섬에서 한 달만 한 달만 뜬 눈으로 한 달만 살자 저~섬에서 한 달만 한 달만 그리움이 없어질 때까지!# 성산포에서는 바다를 그릇에 담을 수 없지만 뚫어진 구멍마다 바다가 생긴다 성산포에서는 뚫어진 그 사람의 허구에도 천연스럽게 바다가 생긴다 성산포에서는 사람은 슬픔을 만들고 바다는 그 슬픔을 삼킨다 성산포에서는 사람이 슬픔을 노래하고 바다가 그 노래를 듣는다 성산포에서는 한사람도 죽는 일을 못 보겠다 온종일 바다만 바라보는 그 자세만이 아랫묵에 눕고 성산포에서는 한 사람도 더 태어나는 일을 못 보겠다 있는 것으로 족한 존재 모두 바다만을 보고 있는 고립 바다는 마을 아이들의 손을 잡고 한 나절을 정신없이 놀았다 아이들이 돌아간 뒤 바다는 멍하니 바다를 보고 있었다 마을엔 빨래가 마르고 빈집 개는 하품이 잦았다 때늦은 밀감 나무에는 게으른 윤기 흐르고 저기 여인과 함께 탄 버스에는 덜컹덜컹 세월이 흘렀다 살아서 가난했던 사람 죽어서 실컷 먹으라고 보리밭에 묻었다 살아서 술을 좋아했던 사람 죽어서 바다에 취하라고 섬 꼭대기에 묻었다 살아서 그리웠던 사람 죽어서 찾아가라고 짚신 두 짝 놓아 주었다 삼백육십오일 두고두고 보아도 성산포 하나 다 보지 못하는 눈 육십, 칠십, 팔십, 구십 평생 다 사랑하고도 또 기다리는 선생님 #선생님, 이생진 선생님#


* 진흠모/ 시가 머무는 마을 이끎이 / 낭송가


7. 지친 날의 비 : 권영모


타던 가슴에 꽃이 피어난다

지쳐 쓰러질 듯한 모습은

기분 좋은 잠에서 깨어나 기지개 켜듯

타서 죽어버린 넋 늙어 보지도 못하고

그 마음 달래면 좋으련만

오늘도 이겨내고 내일 또 이겨내야 할 날들

함께 잘 버티듯 살아가는 벗

눈물 흘리며 그 반가움에 포옹을 한다.


* 진흠모/ 서예가/ 시인


8. 신록 낭송 김경영/시 서정주


어이 할꺼나! 아! 나는 사랑을 가졌어라 남몰래 혼자서 사랑을 가졌어라 천지엔 이미 꽃잎이 지고 새로운 녹음이 다시 돋아나 또 한 번 날 에워싸는데 못 견디게 서러운 몸짓을 하며 붉은 꽃잎은 떨어져 내려 펄펄펄 펄펄펄 떨어져 내려 신라 가시내의 숨결 같은 신라 가시내의 머리털 같은 풀밭에 바람 속에 떨어져 내려 올 해도 내 앞에 흩날리는데 부르르 떨며 흩날리는데 아! 나는 사랑을 가졌어라 꾀꼬리처럼 울지도 못 할 기찬 사랑을 혼자서 가졌어라


* 진흠모/ 낭송가/ 라인댄스 강사




9. 유로 50센트의 쪼잔함 : 박산


유로 50센트

우리 돈 약 700원


오줌 한 번 누는데 내야하는 돈

억울하다 너무 억울하다


뉘른베르그 식당에서

눌까 말까 망설이다

식당은 공짜니 누고 가자


지하 계단 내려가

화장실 입구 들어서려는데

동전 접시 앞에 앉아 돈 받는

뚱땡이 아줌마와 눈이 마주쳤다


  에이 씨이! 안 누고 말지

화장실 천국에서 온 한국인은

유로 50센트에 쪼잔해졌다


  (2016 독일)


* 진흠모/ 진행자/ 시인


10. 식후경 – 호룡곡산 : 이생진


아, 올라오길 잘했다

눈을 속여서는 안 되지만

눈을 굶겨서도 안 된다

식후경食後景이란

눈을 굶기고 입만 먹으라는 말이 아니다

시가 배부르려면 눈이 잘 먹어야 한다

요즘 나는 밥보다 시를 먹는 기분이다

이렇게 쓰며 호룡곡산 정상에 올라

눈에게 식사 대접한다


*시집 『실미도, 꿩 우는 소리』(우리글/2011) 31쪽


* 떠돌이 방랑 시인


      이생진 시인 담론:

              서울에서 가까운 섬으로 무의도가 있습니다.

              실미도를 끼고 있어 사람들은 섬 구경만 하다가 회만 먹고 오는 데

              그 곳에는 산이 있습니다. 국사봉(236m) 호룡곡산(246m)

              바다가 내려다 보이는 전망이 아주 좋습니다.


             나는 이 인상 깊은 정경을 보며 시집 ‘실미도’를 냈습니다.

            시를 쓰는 건 눈을 속여서는 안 됩니다.

            눈을 굶겨서도 안됩니다.

            나는 요즘 언어를 골라 고상하게 쓰려하지 않고

            경험을 골라 자연스럽게 쓰고 있습니다(중략).





@ 윤옥 시집 ‘詩의 맨발’을 배낭에 넣고 오셔서 동인들과 나눔을 했습니다.


@ 시를 부르는 가수 천승현님의 ‘그리운 바다 성산포’ 노래가 있었습니다.

    이외 ‘진주난봉가’ 정신대의 한을 노래한 ‘한중가(김덕순 할머니의 실제 증언을 기초로 한),

    정태춘의 ‘우리가 추억이라 말하는’등의 서정성이 듬뿍 담긴 노래들을 들려 주었습니다.

    천승현님은 이생진 시인을 뵙는 게 평소의 소망이었는데 이리 뵙게되어 이 큰 기쁨을 누리고 있다 하며

    그간 수집한 이생진 시집을 스무 권 넘게 시인께 직접 서명을 받는 기쁨을 더했습니다.



 


@ 福如東海長流水 (복이 길게 흐르는 동해와 같이)

    壽似南山不老松 (남산의 소나무와 같이 오랜 수명 누리시길)

   서예가이기도 한 권영모 시인의 간절함을 담은 위 문구를 

   이생진시인께 미수 축원 글 액자 증정이 있었습니다.


@ 시인을 뵙기 위해 물어물어 허선화님이 처음 참석하셨습니다.


@ 박종희 시인께서 불편한 몸을 이끌고 참석하시어 이생진의 시 '널 만나고부터'를 낭송하셨습니다

    누군가에게나 제 1순위가 있습니다. 어떤 시낭송회 보다 저희 진흠모를 먼저 생각하시고 말 보다 

    행동을 먼저 보여주시는 박종희 시인께서는 최근 노환으로 몸이 점점 쇠약해져서, 오고 싶어도 

    자주 참석하지 못한다고 안타까움을 제게 토로하셨습니다. 선생님 괜찮습니다! 몸 관리 잘하셔서

    자전거도 테니스도 건강하게 다시 타시고 운동하실 수 있을 겁니다. 박종희 선생님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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