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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빙기 -

박산 2020. 2. 12. 11:29

 


'Freedom' 조남현 그림 


해빙기 - 


 검고 붉게 성긴 딱지가 완전히 아물지 않아 
 피 흘리던 통증의 기억 여전히 어제의 일이지만 
 새살이 차가운 얼음에서 살아있었다는 사실이 고맙다 

 찢어지고 터졌던 원인을 지금 다시 분석한다는 건 
 대차대조표의 차변과 대변 같은 비즈니스적인 것 

 구름 일고 바람 불고 눈비 내리시는 일에 
 겨우 티끌 하나 죽도록 미워하고 울다가도 
 다시 다가온 사랑 한 방울 

 꽁꽁 얼었던 빙하의
바다 향한 눈물 같은 거 
  녹아 툭툭 떨어지는 
 처마 끝의 고드름 같은 거 
 그럼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