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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동 시낭송 모꼬지 진흠모 223

박산 2019. 9. 19. 10:54




이번 모꼬지 공지에는 진흠모 이광무 화백이 독일의 서부 프랑스 국경지역 자르브뤼켄에서 2019년 6개월을 머물며 그린 작품을 행사 사진 대신 올립니다.

직장,사업 등 생활인으로서의 긴 공백 기간이 있었음에도 대담하고 거침 없는 원시적 질감을 즐겨 붓놀림이 강하게 다가오는 화가입니다. 

* 이광무(1955~ ) : 성남고 - 홍익대 미대 - 제일기획 -프리랜서 화가  




시낭송 모꼬지 진흠모 223

2019년 9월 27일 (매월 마지막 금요일)

종로구 인사동길 52번지 도로명 인사 14길

‘시/가/연 詩/歌/演 (Tel.720 6244 김영희 이춘우 010 2820 3090/010 7773 1579)

종로→안국동 방향 (종각역부터 700m) 안국동→종로방향 (안국역부터 400m)

(도장낙관 어사프, 통큰갤러리, 고려서화가 있는 건물 지하)


* 진흠모 모꼬지 실황은 '인사동tv(네이버/유튜브)'로 녹화 방송됩니다


1. 마력: 양숙


2. 여름밤: 김효수


3. 벌레 먹은 나뭇잎: 낭송 조철암/ 시 이생진


4. 동트자 떠나간 가을비: 권영모


5. 추석이 추석인 것은: 이돈권


6. 스물네 시간: 낭송 류재호/ 시 이생진


7. 아직도: 김미희


8. 가시연꽃: 김중열


9. 사랑가: 낭송 김경영/ 시 성기조


10. 속물俗物: 박산


11. 지팡이와 할머니: 이생진 with 담론







시낭송 모꼬지 진흠모 222(111+111) 스케치


1. 세기만의 더위: 양숙


진짜로 더운 건 쏟아내는 말들 ‘덥다’ ‘덥다’ 아닌 ‘답다’ ‘여름 답다!’


이레째 24시간 돌아가는 에어컨 실외기 땡볕 받으며 밖에서 열 올리고 있는 저 녀석


저러다가 염천에 폭발 할까봐 몇 시간만이라도 쉬게 하려니


두 시간도 못 버티고 숨 막히겠어서 다시 운전 버튼 누르고 나니


밖에서 일하시는 분들께 미안함 살며시 입니다


극서(克暑)가 아닌 자연의 순리에 따르라는 승물유심(乘物游心) 기억을 되살려 봅니다


얼마 안 있으면 춥다고 아우성일 터!


*폭서에 초열대야라고들. 기온 변화를 막지 못할 바에는 적응력을 길러야하지 않을지....


* 진흠모 편집인/ 시인 * email: 55yasoo@hanmail.net


2. 몰랐어요: 김효수


오고 가는 바람에 빈 가슴 달래며 세월 보낼 땐 몰랐어요

보고 싶은 사람 하나 빈 가슴에 남들 몰래 들였을 뿐인데

용기 없어 사람 피해 살던 내가 홀로 살던 내가 변했어요

사람 속에 웃고 뜻도 밝히며 하고 싶은 일에 땀을 흘려요

빈 가슴에 그 사람을 들이고 산다는 걸 그 사람은 몰라요

그냥 내가 좋아 그 사람에 묻지 않고 무작정 가슴에 들여

그 사람 알면 미안하지만 나 지금 사는 게 무척 행복해요

이제 몸과 마음 아프지 않게 가는 세월 잘 보내고 싶어요

그 사람 사는 날까지 어찌 살고 있는가 가끔 소식도 듣고

살다가 정말 운이 좋은 날엔 멀리서 볼 수 있을지 모르니

이제껏 잘 않던 운동도 하며 긴 세월 어떻게 보내며 살까

계획 세워 누가 봐도 전혀 부끄럽지 않은 삶 살고 싶어요

빈 가슴에 늘 보고 싶은 사람 하나 무작정 들였을 뿐인데

우울하게 살던 내 삶이 아무 목적 없이 살아가던 내 삶이

이렇게 변해 늘 찌든 얼굴에 웃음꽃 필 줄 정말 몰랐어요


* 진흠모/ 시인





3. 그 사람을 사랑한 이유: 낭송 김미희 조철암/ 시 이생진


여기서는 실명이 좋겠다

그녀가 사랑했던 남자는 백석(白石)이고 백석이 사랑했던 여자는 김영한(金英韓)이라고

한데 백석은 그녀를 자야(子夜)라고 불렀지


이들이 만난 것은 이십 대 초

백석은 시 쓰는 영어 선생이었고 자야는 춤추고 노래하는 기생이었다

그들은 삼 년 동안 죽자사자 사랑한 후 백석은 만주 땅을 헤매다 북한에서 죽었고

자야는 남한에서 무진 돈을 벌어 길상사에 시주했다


자야가 죽기 열흘 전 기운 없이 누워있는 노령의 여사에게 젊은 기자가 이렇게 물었다


​-천억의 재산을 내놓고 후회되지 않으세요?

  “무슨 후회?”

-그 사람 생각을 언제 많이 하셨나요?

  “사랑하는 사람을 생각하는데 때가 있나?” 기자는 어리둥절했다

-천금을 내놨으니 이제 만복을 받으셔야죠

  “그게 무슨 소용 있어” 기자는 또 한 번 어리둥절했다

-다시 태어나신다면? 어디서? 한국에서?

 “에! 한국? 나 한국에서 태어나기 싫어. 영국쯤에서 태어나 문학 할 거야.”

-그 사람 어디가 그렇게 좋았어요?

  “천억이 그 사람의 시 한 줄만 못해 다시 태어나면 나도 시 쓸 거야.” 이번엔 내가 어리둥절했다


사랑을 간직하는 데는 시밖에 없다는 말에 시 쓰는 내가 어리둥절했다


* 진흠모/ 낭송가/ 시인



4. 별이 된 희야: 김중열


오늘 밤에 애오라지로 구름이 하늘을 가릴지라도 너를 보고픈 마음뿐에 구름 너머 오르련다 오늘 밤에도 홀로라며 구름 너머로 흔들리는 외로운 별들에게 희야라고 아느냐 소문을 내련다며 하나하나 부잡고 물어보련다 별 하나에 못다 한 가득한 사랑으로 채우지 못해 접혀진 연민으로 그리다 못해 숨겨가는 아쉬움으로 별 하나 하나에 헤이다 못한 이야기로 못다 한 또 하나에게 남겨진 행복으로 희야! 늘 살갑게 웃으며 감사합니다로 하고픈 말 아끼기로 그리도 힘들었기에 그리 했던 것 난 이미 알고 있었단다 이젠 그 너른 은하수에 못다 한 갓 서른 너머에 남겨진 너의 꿈을 그려가며 흐놀리는 춤사위로 오작교 위에 싫커정 노닐겠다 하여라. 못다 핀 나머지로 너의 넋 피올라 찬미하여 라! 별 하나로 빛의 영광으로 그 곳에 머물지니. 그 무엇이 그리도 무거워 버르지버 서둘러 가겠다고 하여 물어보지도 못한 채 너의 넋은 별이 되어 있더란다. 비가 오거나 눈이 쌓여도 빛이 있어 너를 만나련다. 구름 너머로 오르며 춤사위로 환희로 맞이하기를..... 희야! 무거운 짐을 벗은 너의 모습 피올라라 찬미로 영광으로 애오라지 넋으로 별이 된 희야를 그려가며 치덧하련다 별을 위한 넋의 노래로 희야! 희야! 희야를 불러보기 즈려볼까 밤이 되어 애태우런가, 혹여 되돌아올까? 하여 기다리며 별을 헤이는 밤이란다


* 아라 밴드 이끎이/ 시인






5. 입관식(入棺式): 이돈권


어머니를 관에 눕혀 드렸다


팔십팔 세 한평생 오 남매 낳아 오매불망 자식들 잘 되기만을 빌고 빌었던 어머니를 

반 평도 안 되는 목관에 눕혀 드렸다

손수 준비한 삼베옷을 기쁘게 입으시고 막내야, 품이 딱 맞다 그 집 수의는 영판 잘 맞춘당께

막내딸에게 자랑이라도 할 법한데 새 옷 곱게 차려 입으시고 엄숙한 표정으로 어머니는 아무 말이 없으시다

오 남매의 손을 뜨겁게 잡아 주시던 손길이 차디차다

굽은 허리로 고추밭 매다가 기운 빠지신 거지

셋째 아들놈 등록금 마련하느라 손발 차디차지신 거지

약골 둘째 아들 어미보다 먼저 보낼까 노심초사하셨던 게지


장례지도사가 큰 모자를 어머니께 씌워드린다

머리에는 키 높은 두건, 두 발에는 빨간 버선 온몸에 붙이는 장식이 화려하다

관 덮고 맏이가 어머니의 이름을 서명하여 봉인하니 세상이 훅 캄캄해진다

순간 어머니도 없고 나도 없다 어머니는 관 속에 누우셨지만 세상은 여전히 온통 어머니 천지다

아버지 야단치시는 어머니 목소리 쟁쟁하시고 명절 때 며느리들 음식 간 잘 맞추라고 성화시다

풀 우거진 텃밭은 여전히 어머니 손길을 찾는다

관 밖에서 여전히 살아 계시는 어머니

오늘도 어머니 웃음소리 세상에 가득하다 (2019.5.18.)


* 시인/ 사업가





6. 목석과 같은 것: 낭송 유재호/시 이생진


딱 버티고 서서 내려오지 않는 하늘이나

싸움판으로 세 놓은 지구반경이나 쓸모 없기로는 목석과 같은 것

하늘에 쌀쌀 빌어 없는 것을 내놓으라 했지만

하늘도 나처럼 가진 것 없고 땅에다 구멍을 뚫어 귀돋친 뱀을 내놓으라 했지만

땅도 그런 것 있을 리 없고 세월만 목석 같이 흐르는 세상 떼죽음했을 때

떼무덤 파 수지맞은 떼밭에서 마음에 있는 일 한 가지 못하고

나도 세월처럼 떠내려갈 땐 몇 번 살아도

목석과 같은 것 의지를 칼로 다듬으며

내 몸 한 구석에 불을 피우다가도

나도 목석과 같이 되는 날에는 정말 목석이 되고 마는 것

-시집 <바다에 오는 이유>


* 진흠모 가수/ 낭송가



7. 내 가슴에: 권영모


타다 갈라져 버린 가슴에 작달비가 내린다

하소연에도 매달려도 눈물을 흘려도 대답 없던 너

지금은 그렇지 당장은 환호할지 모르지만

너에게 피와 혼을 바쳤던 나

그 가슴에 지금 작달비가 내린다


이젠 네가 내게 준 선물인 거야

오래전 나의 아버지 그 아버지에게

그 어머니에게 주었던 핍박 더는 받을 게 없는 현실

이젠 너에게 줄 것밖엔 없어

그래서 한 해가 될지 또는 몇 해가 될지 모르지만

내 타던 가슴에 작달비가 내리고 있어

사랑하는 사람 그렇게 무참히 짓밟아버린 너

난 오랫동안 갈고 닦아 지금의 너와 맞닥뜨린 거지

이젠 외나무다리다 기다려라 쪽바리


* 진흠모/ 서예가/ 시인



8. 별을 캐는 아이 낭송 김경영/ 시 황금찬


밤마다 어머니가 오시어 허공에 사랑의 사닥다리를 세우신다

그 사닥다리를 밟고 나는 별밭으로 간다

우리들의 하늘에는 한 개의 별도 없고 어둠만이 있었다

별나라 가서 뭉개별을 따다가 별이 없는 우리 하늘에 옮겨 심으리라

비로소 별이 없던 우리 하늘에도 별이 빛나게 되리라

그날을 위해 나는 이 밤 위해 나는 이 밤에도 별밭으로 간다


* 진흠모/ 낭송가/ 라인댄스 강사 9. 그 사람을 사랑한 이유 낭송 장기숙/ 시 이생진


10. 시 낭송가: 낭송 한천경/ 시 박산


시를 읽는 일은

시인의 삶을 헤아리는 일이다


음악 소리에 묻힌 시가 무대에서 죽어 간다


詩場은 때 빼고 광낸 의상 입은

시 낭송가들의 패션쇼장이다


최고 전송속도 1기가비트 5G 이동통신 시대에

느림보 시들이 실신 중이다


세월 읽기에 게으른 시인은 체면에 얽히어

앉지도 서지도 못하고 어정쩡 껍데기만 앞세우다 엎어졌다


반짝이 옷 입은 시 낭송가는 시인의 불행에는 아랑곳없이

섹소폰 소리에 엉겨 중얼대고 있다


아프고 슬픈 세상을 외면한 채

예쁘고 아름다운 척만 하는 광대놀이 폭죽이 계속되는 중이다


내 시를 진정 읽어 줄 이 그 누구인가?


* 진흠모 이끎이/ 시인(인사동TV 방송주간)


11. 독도는 낭만이 아니다: 이생진


일본 정부가 독도를 다케시마라고?

일본이 우리 가까이 있다는 사실이 얼마나 불행한 일인가

동해바다 3월이 가고 4월이 오는 구나

일본의 야욕은 100년 전 그대로인데

자꾸 찢고 찢기는 나의 조국

일본은 또 무슨 생각으로 칼을 가는가

독도가 우리 땅인 줄 몰라서 다케시마라고 하는가

우리가 한국인인 줄 몰라서 우리 이름을 일본 이름으로 바꿔놨던가

그러고도 우리가 원했다고 넉살 좋은 사람들 말 못하는 독도를 위협하는 일본의 창씨개명創氏改名

침략의 근성을 버리지 않는 한 또 언제 우리 이름을 일본 이름으로 바꿔놓을 지 모른다

동해바다 3월이면 떠오르는 불쾌한 먹구름


‘오등吾等은 자茲에 아조선我朝鮮의 독립국獨立國임과 조선인朝鮮人의 자주민自主民임을 선언宣言하노라’


* 동포여! 기다란 독립선언서를 읽기 전에 독도를 읽어라

독도는 낭만이 아니다


*독립선언서 첫 부분 <주>시집 ‘독도로 가는 길’(우리글/2007)에서


* (1929- ) 떠돌이 방랑 시인

      

        生子 이생진 시인 담론:

        

                   책을 읽는 나라가 선진국입니다.

                  ‘일본을 이기자’克日을 외치기 전에 세계 최고의 독서량을 자랑하는 일본을 따라잡아야 합니다,

                  왜냐하면 나처럼 일정시대에 학교를 다녀본 사람은 압니다.

                  우리 국민개개인은 우수합니다.

                  제가 초등학교 시절 일본어로 하는 웅변대회에서 일본말을 하는 일본학생을 제치고 제가 우승했습니다.(이하 줄임)




* 2020 무크지 제목 선정 ‘울면서 후회하네’해학적이지만 누구나 살면서 이런 경험이 있다는 현실적인 판단에서

  선정했다고(김정욱 님 제안) 양숙 편집장의 발표가 있었습니다. 진흠모 여러분의 적극적 투고 바랍니다. 


* 안준모(아코디언 연주가) 김희정(교직) 님이 처음 참석하셨습니다.


* 한천경 방영희 89세의 두 분이 처음 참석하셨습니다.


* 시조창 명인 문현 교수가 오랜만에 참석하여 ‘황악루’를 들려주었습니다.



* 박장집 님 역시 오랜만에 참석하셨습니다.


* 진흠모 시 가수 유재호 님의 신대승 시인의 ‘사랑이 뽑던 날’ 등 의 노래가 있었습니다


* 제주 성산포 열혈 진흠모 박인회 님이 보내 주신 오메기떡을 참석한 모든 이들과 맛있게 나눔했습니다,

  고맙습니다, 박인회 님! 


* 현승엽 가수와 함께하는 이생진 시인 퍼포먼스로 2019 여름을 보냈습니다.


* 生子 선생님 소식


 

                                2019 교보문고 하반기 선정 시 이생진의 '벌레 먹은 나뭇잎'  


 

                                    9월 6일 삼성동 코엑스몰 스타필드 강연(上) / 9월 7일 안동 이육사문학관 강연



                          9월 19일 통인동 아트사이드 20주년 기념 행사 <이생진 시집 '개미' 출판기념 및 원석연 전시회>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