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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박산 2017. 5. 29. 09:44

 

 

 

나이-

 

고스톱 쳐서 딴 게 아니다

 

아버지 전통이 준 외향적 관습과

스승 교육이 준 피지배적 규범을

그게 도덕과 학문의 전부인 줄만 알고

머리 터지게 진력으로 살다 생긴 갈등

앞을 가로막는 누군가를 죽도록 미워하고

끝 간 데 없는 물질의 풍요를 갈망하며

자신이 내린 결론에 타협 없이 흥분하다가

끝 갈 데 없는 이기심이 가져 온 절망의 연속

용감하기만 한 젊은 피는 무덤을 몰랐다

폭풍 와류가 잠들 무렵에서야 슬며시 들어앉아

시치미 뚝 떼고 얼마를 기다리고 또 기다리다가

아침 거울 속 거친 피부와 주름으로

존재의 나약함을 깨치고서

만고의 물상이 다 그랬었고

그래오고 있다는 평범한 진리로

이제야 조금씩 느껴져 보이게 하는 혜안

세월이 준 선물

이해하고 양보하고 보듬고 품고 지켜보며

고맙고 감사하고 행복하고 사랑하는

나잇값으로 치루는 미소가 마냥 새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