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飽滿' (그림:이광무 화백)
하쿠나 마타타! -
말[言]이 말을 불러 말잔치를 할라치면 말
많은 말이 싫어질 때가 있습니다
뭔가를 이 나라 저 나라에서
들여오고 내다 팔고 살아온 난
팔 것도 살 것도 없이 한숨만 내쉬는 이즈음
수입면장[I/L import Licence]도 송장[C/I Commercial Invoice]도 필요 없는
스와힐리어[語] ‘하쿠나 마타타’를
배[Ship]나 항공운송[Air Transportation]수단도 무시한 채
가슴으로 ‘수입’했습니다
아프리카 탄자니아, 케냐 킬리만자로를 끼고 사는
마사이부족 같은 악惡조건 자연 속에 사는 사람들은
배고파도
병들어도
침략을 받아도
죽음을 눈앞에 두고도
“하쿠나 마타타! 하쿠나 마타타!”
괜찮아!
문제없어!
잘 될 거야!
힘내세요!
돈 들여 수입하지 않았으니 돈 받고 팔지 않습니다
가슴 그득 단단히 품어 가시길
하쿠나 마타타!
하쿠나 마타타! 운영하는
철 공장 사업부진으로 죽을 지경인
내 친구 김고X 사장에게
하쿠나 마타타!
이력서 수백 장 보다도 더 무거운 가슴안고 헤매는
취직 못한 이 땅의 백수들에게도
하쿠나 마타타!
성질 죽이지 못해 홧김에 앉은 술자리 일지라도
술잔 높이 들어 하쿠나 마타타!
실직한 가장 축 처진 어깨 감싸 안고
하쿠나 마타타!
뭐 하나 풀릴 기미가 보이지 않는 내 자신에게도
하쿠나 마타타!
백번 말을 해도 싫지 않은 말 하쿠나 마타타!
가슴으로 수입한 말 ‘하쿠나 마타타’를
말하는 말이 좋아졌습니다
하쿠나 마타타!
하쿠나 마타타!
* 박산 시집 <구박받는 삼식이(2011)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