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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낭송 모꼬지 진흠모 227

박산 2020. 1. 22. 13:37




                                                                               2020 1월 26일 시가연 경자년 설 세뱃날  

                                

                                                   

시낭송 모꼬지 진흠모 送年 227번째 2020 1월 31일 (매월 마지막 금요일)

종로구 인사동길 52번지 도로명 인사 14길 ‘시/가/연 詩/歌/演

(Tel.720 6244 김영희 이춘우 010 2820 3090/010 7773 1579)

종로→안국동 방향 (종각역부터 700m) 안국동→종로방향 (안국역부터 400m)

(도장낙관 어사프, 통큰갤러리, 고려서화가 있는 건물 지하)



1. 경자야: 양숙 

2.나무: 김효수 

3. 할머니의 흰 고무신: 김수정 

4. 그림: 낭송 유재호/ 시 이생진 

5.선물 하나: 김중열 

6.지적삼각점: 이돈권 

7.그리운 바다 성산포: 낭송 김미희 조철암/ 시 이생진 

8.오늘 아침에: 권영모 

9.밑가지: 노희정 

10.어머님의 아리랑: 낭송 김경영/ 시 황금찬 

11.바람 불어 우울한 날에: 박산 

12.모딜리아니: 이생진 -위트릴로 with 담론 

 


                                                             올드 랭 사인에 맞추어 2019를 보내며 새로운 한 해를 기다렸습니다(송년 행사 사진 조재형 작가) 

시낭송 모꼬지 진흠모 送年 226번째 2019년 12월 27일 (매월 마지막 금요일) 

1. 각질: 양숙 

 매일 세 번씩 들이기는 했는데 늘어난 게 안 보인다 
 도대체 다들 어디로 간 건가 아무리 샅샅이 뒤져도 안 보인다 
 못 찾겠다 모르겠다 포기했다 어딘가 있겠지 
 햇볕 다사로운 동짓날 오후 모처럼 이중창문 열었더니 
 촤르르 펼쳐 보여주는 내가 들였던 것들 나의 분신들 
 가창오리 떼 비상 충돌 사고 없듯이 
 멸치 떼 쫓기면서도 부딪히지 않듯이 
 매일 들였지만 못 찾았던 것들 
 눈앞에서 펼치는 나의 각질들의 군무 

*햇살 쨍한 날 틴들현상을 보며 
* 진흠모 편집인/ 시인 * email: 55yasoo@hanmail.net 

2. 겨울: 김효수 

겨울은 깊어가는데 매서운 추위에 세상 하얗게 꽁꽁 얼었다 
곳곳에 몰려온 바람들 신이 났는지 윙윙거리며 눈썰매 탄다 
바람들 어찌나 빨리 가는지 주변 나무들 어지럽게 흔들린다 
나이를 잊어버리고 바람과 어울려 한바탕 눈밭 뒹굴고 싶다 
살며 덕지덕지 붙은 걱정거리 모두 떨어지게 놀아보고 싶다 
그러다가 독한 감기에 걸려 콜록거리며 세상 살아도 좋겠다 
그렇게 아이처럼 뛰어놀고 싶지만 그러지 못하는 이유 있다 
아무리 즐겁더라도 매서운 추위에 시달리다 가슴 뻥 뚫리면 
가슴에 살아가는 그 사람 감기에라도 걸려 시름시름 앓을까 
나무 흔들리도록 바람들 아무리 신나게 눈밭 즐긴다 하여도 
이렇게 추위마저 매서운 날에는 가슴 따뜻하게 방에 뒹군다 
그 사람을 사랑하여 가슴에 들이고 살면서 인생관 달라졌다 
무엇을 하여도 그 사람이 불편하지 않은지 헤아리는 것이다 
나에게 행복 안겨주는 사람이니 내가 지켜야 한다는 것이다 
밖에서 바람들 눈썰매 타자고 문 두드려도 꿈적하지 않는다 
한바탕 즐기는 것도 좋겠지만 가슴에 살아가는 사람 아플까 
혹시나 매서운 추위 견디지 못하고 감기에라도 걸려 앓을까 
만약에 그 사람 아프기라도 한다면 내 삶마저 비틀거리기에 
그 사람과 사랑으로 맺은 행복 허망하게 잃어버리지 않으려 
화롯불에 고구마 던져놓고 사진을 꺼내 지나간 추억을 본다 

* 진흠모/ 시인 





3. 그냥: 김영식 

혼자서 외로운 시간을 보내는 것이 긴 터널일지라도 
그리움이 있기에 그냥 좋다 
겨울비 내리는 지독한 오후 
고독이 나의 몸을 죄어오며 
쓰디쓴 낯선 단어 하나 
사랑하는 사람 보고 싶은 사람 좋아하는 사람 
그런 사람들이 있어 살아갈 희망이 있으며 
인생 보따리 하나 저마다 각자의 몫이겠지만 
그래도 사랑하는 우리들 마음 하나 아름다움 있기에 그냥 좋다. 

* 시인/ 공무원 

4. 살기: 낭송 유재호/ 시 이생진 

칼 끝에 묻은 표정을 닦고 사과의 신맛을 도려내어 누구에게든 사과 속의 천국을 꺼내주고 싶다 

조간에 실린 독기를 헤치고 언어를 쳐드는 안경알에 어디서든 들어오는 대로 행복을 나눠주고 싶은 날더러 
저 자식은 아무것도 없으면서 시로만 말한다고 하겠지만 그 시가 아니면 내 말이 어디에 있으며 
그 말이 아니면 내 시가 어디에 있겠니 정말로 즐겁게 살 수 있는 이 세상 어디다 대고 절을 해도 억울하지 않을 이 세상인데 
그 누구의 혀에서도 사과 속 평지가 네 살기를 닦아 내는 행동이고 싶다 
 시집 <바다에 오는 이유> 

* 진흠모 가수/ 낭송가 





5. 반창회: 조철암 

여드름으로 가득했던 고등학교 친구 열세 명 각자의 분야에서 열심히 삶의 터를 일구다가 희끗한 반 백발과 훤하게 넓어진 이마로 초로가 된 47년만의 만남 모두가 처음인 1학년7반 학급 반창회 담임선생님께 감사의 추모 묵념을 마치고 모임을 주도하고 비용까지 전담한 반장에게 고맙다는 칭찬 릴레이 시간 얼큰히 취기가 오른 얼굴엔 웃음이 가득 학창시절과 똑 같다는 위로의 하얀 거짓말들 내년의 만남을 약속하고 바라보았던 밤하늘 그 어느 보름달보다 맑고 아름다웠던 상현달 

 * 진흠모/ 낭송가 

6. 그녀의 교수법: 하은 

모난 마음 쓰다듬는 일로 하늘 기쁘게 하는 이 투명하고 맑은 웃음과 
부지런한 손과 발 햇살 입은 파도는 오늘도 몽돌 밭에서 산다 
멍든 사연으로 가슴 닫은 채 천만 년 바다를 바라보는 돌에게 건네는 따뜻한 인사 안녕하신가요? 
세상 혼자가 아니면서 홀로 나란히 누워서도 제 생각뿐인 오만한 자에게 한마디 
저를 따라 움직여 보세요 왼쪽으로 돌돌 오른 쪽으로 돌돌돌 
그녀가 온종일 가르치는 마음 둥글리기. 

* 시인 수필가 



                                         즐거운 나눔 마니또 진행 중인 김미희 김명옥 님


7. 눈을 감으면: 김미희 

노랗게 흐드러진 꽃잎 떨군 개나리가 연녹색 잎새 곱게 틔워내던 어느 봄날 
장난꾸러기 바람 살짝 놀러와 살랑살랑 색동 그네 밀어주고 
아기 잎들 소곤소곤 귓속말 놀이할 때 
풋 향기 안고 온 설렘 속에 수줍은 미소가 보일 거예요 
이마를 스치는 기분 좋은 바람결에 꽃처럼 피어나는 가로등 불빛 

제페토 할아버지 나무 공작소 앙증맞은 나무 계단 몇 개 오르면 
달빛 아래 하품하는 눈에 익은 풀꽃들 반갑다고 손 흔드는 피노키오와 
코끝 간질이던 다정한 목소리도 들릴 거예요 

* 진흠모/ 낭송가/ 시인 





8. 바다가 내게: 합송 한옥례 오경복/ 시 문병란 ​ 

내 생의 고독한 正午에 세 번째의 절망을 만났을 때 나는 남몰래 바닷가에 갔다. ​ 

아무도 없는 겨울의 빈 바닷가 머리 풀고 흐느껴 우는 안타까운 파도의 울음소리 인간은 왜 비루하고 외로운 것인가. ​ 
사랑하는 사람을 울려야 하고 마침내 못 다 채운 가슴을 안고 우리는 서로 왜 헤어져야 하는가. ​ 

작은 몸뚱이 하나 감출 수 없는 어느 절벽 끝에 서면 인간은 외로운 孤兒, 바다는 모로 누워 잠들지 못하는 가슴을 안고 
한밤 내 운다. ​ 

너를 울린 곡절도, 사랑의 업보도 한 데 섞어 눈물지으면 만남의 기쁨도 이별의 아픔도 허허 몰아쳐 웃어 버리는 바다 ​ 

사랑은 고도에 깜박이는 등불로 조용히 흔들리다 조개껍질 속에 고이는 한줌 노을 같은 終焉인가. ​ 몸뚱이보다 무거운 절망을 안고 어느 절벽 끝에 서면 내 가슴 벽에 몰아와 허옇게 부셔져 가는 파돗소리……. ​ 
사랑하라 사랑하라 아직은 더욱 뜨겁게 포옹하라 

바다는 내게 속삭이며 마지막 구석까지 채우고 싶어 출렁이며 출렁이며 밀려오고 있었다 

*낭송가/ 사업가 

9. 작은누나: 김중열 

 누나! 작은누나 불러 보아요. 
 가버린 어린 날에 부르던 그 메아리가 여직에 남겨 있어 눈이 내리려 하는 가 보아요 
 아마 누나가 잠들었다는 그곳 삼각산에도 내리겠지요 
 꽃몽울 피려다가 홀연하게 져버린 작은누나. 
 눈이 내리여요 
 어버이 어린 생각을 섬긴 눈물이 한에 어리여서 눈이 내리여요 
 가버린 것이 아니라 지금도 되뇌어 오는 메아리가 쌓이고 쌓여 설움에 겨워 눈이 내리여요 
 눈꽃으로 피오른 문자 누나 문득 떠오르기에 다시금 불러보는 누나! 
 작은누나! 
 문자 누나 하며 부르는 소리 메아리로 널리어 하염없이 눈이 내리어요 
 흰 눈이 내리는 먼 고향으로 갈 수 없는 고향을 늘 바라보며 나 또한 그곳으로 향하여요 

* 아라 밴드 이끎이/ 시인 

10. 겨울 모기: 이돈권 

일기예보에 오늘은 최저 영하 4도, 한낮도 영하권이라 한다 
출근해서 사무실 문을 여니 밤새 보고 싶었다는 듯 반가이 달려드는 자들이 있다 
아차, 내가 미처 그 교육을 못했구나 
가을 내내 우리 사무실을 휘젓던 저 친구들에게 12월 1일에는 꼭 읽어줘야 했던 시를 미처 읽어 주지 못했구나 

' 가야 할 때가 언제인가를 분명히 알고 가는 이의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 
나지막이 읊조리며 12월 첫날에 이형기 시인의 '낙화'라는 시를 읽어 주지 못한 내 불찰이 크구나 
이제는 어쩔 수 없다 
철없이 날뛰는 자들에게는 버튼 한번 누르면 1000볼트 전기 번쩍이는 모기채로 통구이를 만들어 줄 수밖에 
가야 할 때가 언제인가를 모르고 설치는 자들은 내 사무실에만 있는 게 아니다 
철이 바뀐 줄도 모르고 기웃거리는 저 여의도 철새들을 보라 
철새답게 한 철 지나면 떠나야 하는데 떠나지 않고 눌어붙어 텃새 되려는 신분을 망각한 저 철새들을 보라 
내년 봄 4월에는 가야 할 때를 놓친 철새들의 낙화 소식이 즐비할 것이다 
가야 할 때가 언제인가를 아는 자들의 뒷모습은 늘 보아도 아름답기만 하다 

* 시인/ 사업가 





11. 사랑바위: 노희정 

 역류하지 않는 일편단심 남한강따라 흘러흘러 때되면 계명산 봄바람 불어 꽃피다 돌돌 돌다 만난 인연 
 공자늪에 자리잡고 초혼처럼 한자리에 누워 천년은 바라지 않아 그저 몇 십 년만 살아달라 
 사랑바위에 조약돌 하나 얹어 놓고 

*사랑바위 :충주 공자늪에 있는 바위 
* 시인/ 육필문학관 관장 

12. 겨울행: 낭송 김경영/ 시 이근배 

대낮의 풍설은 나를 취하게 한다 나는 정처없다 산이거나 들이거나 나는 비틀걸음으로 떠다닌다 쏟아지는 눈발이 앞을 가린다 눈발 속에서 초가집 한 채가 떠오른다 아궁이 앞에서 생솔을 때시는 어머니! 어머니! 눈이 많이 내린 이 겨울 나는 고향엘 가고 싶습니다 그곳에 가서 다시 보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여름날 당신의 적삼에 배던 땀과 등잔불을 끈 어둠 속에서 당신의 얼굴을 타고 내리던 그 눈물을 보고 싶습니다 나는 술 취한 듯 눈길을 갑니다 설해목 쓰러진 자리 생솔 가지를 꺾던 눈밭에 당신의 언 발이 짚어 가던 그 발자국을 찾아서 갑니다 헌 누더기 옷으로도 추위를 못 가리시던 어머니 연기 속에 눈 못 뜨고 때시던 생솔의 타는 불꽂 저녁나절의 모습이 자꾸 떠올려지는 눈이 많이 내린 이 겨울 나는 자꾸 취해서 비틀 거립니다 

* 진흠모/ 낭송가/ 라인댄스 강사 

13. 그냥: 박산 

 그가 보고 싶다 
 그 곳에 가고 싶다 
 그게 먹고 싶다 
 그게 하고 싶다 
 그냥 

* 진흠모 이끎이/ 시인/ 자유 기고가/ 인사동TV 방송주간 



                                             생자 선생님과 함께한 아티스트 조남현님


14. 몽마르트르: 이생진 -인사동 사람들 

 인사동을 좋아하는 사람들 중에는 인사동을 몽마르뜨언덕으로 착각하고 싶어 하는 사람이 있는데 
 인사동엔 언덕이 없다 인사동 입구에서 참새에게 먹이를 주며 그림 그리던 화가도 말없이 떠나고.... 
 시가연詩歌演 골목길을 걸어가다 보면 모딜리아니(1884~1920)가 좋아 
 목이 긴 에뷔테른을 걸어 놓고 술을 파는 여인이 있는데 그 여인의 목도 길다 
 나는 에뷔테른과 그녀의 목을 번갈아 보며 술을 마셨다 
 모딜리아니를 따라 죽은 어미의 뱃속에서 아기가 원망스레 울기에 
 어쩐지 나도 그 어미만큼이나 잔인한 것 같아 
 술잔을 내려놓고 슬그머니 나왔다 

* (1929- ) 떠돌이 시인 

   담론: 
  21세에 모딜리아니와 결혼해 불행하게 삶을 마쳤던 에뷔테른의 얘기와 
  하이데거가 말한 ‘언어는 존재의 집’에 관해 설파하시면서 
  시를 많이 쓸 것을 2019 송년회에 담론으로 당부하셨다. 



* 진흠모 춘파 권영모 시인의 여섯 번째 시집 ‘안개가 되어’ 인사동tv 김명중 PD님이 케익을 마련해 다 함께 축하했습니다. 




* 이태석 신부와 인연이 깊은 대각사 동봉 스님의 ‘울지마 톤즈2’에 대한 낭송이 있었습니다. 

* 김미희 김명옥 두 분의 진행으로 즐거운 마니또 게임으로 즐겁게 나누었습니다. 
 협찬 해 주신 열혈 진흠모님들께 감사의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사색에 잠긴 김예준 님  


* 좁은 공간에 서서 계신 분들이 많았지만 그래도 불평 한 마디 없이 생자 선생님의 한 마디 한 마디를 경청해 주신 분들께 
 심심한 사의를 표합니다.




* 이수정 유재호 현승엽과 함께하는 생자 선생님의 담론과 함께 진흠모는 2019를 보냈습니다.



설날 세배: 김경영 김효수 김명옥 오경복 현승엽 김중열 이돈권 김수정 박산 양숙 김영희 이춘우 이윤철
                허상 한옥례 김명중 님 등이 모여 선생님의 담론을 듣고 윷놀이를 했는데 성산팀이 생자팀을
                2:1로 눌러 생자 선생님이 협찬하신 시집을 가져 갔습니다 (2020 1월 26일).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