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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동 시낭송 모꼬지 진흠모 222

박산 2019. 8. 22. 13:43



                                                                                              보헤미안 천승현의 노래


                                                                                   기타리스트 김광석의 연주


시낭송 모꼬지 진흠모 222(111+111)

2019년 8월 30일 (매월 마지막 금요일)

종로구 인사동길 52번지 도로명 인사 14길 ‘시/가/연 詩/歌/演

(Tel.720 6244 김영희 이춘우 010 2820 3090/010 7773 1579)

종로→안국동 방향 (종각역부터 700m) 안국동→종로방향 (안국역부터 400m)

(도장낙관 어사프, 통큰갤러리, 고려서화가 있는 건물 지하)


* 진흠모 모꼬지 실황은 '인사동tv(네이버/유튜브)'로 녹화 방송됩니다 


1. 세기만의 더위: 양숙


2. 몰랐어요: 김효수


3. 그 사람을 사랑한 이유: 낭송 김미희 조철암/ 시 이생진


4. 별이 된 희야: 김중열


5. 입관식(入棺式): 이돈권


6. 목석과 같은 것: 낭송 유재호/ 시 이생진


7. 내 가슴에: 권영모


8. 별을 캐는 아이 낭송 김경영/ 시 황금찬


9. 시 낭송가: 박산


10. 독도는 낭만이 아니다: 이생진 with 담론







시낭송 모꼬지 진흠모 221(111+110) 2019년 7월 26일 (매월 마지막 금요일) 스케치


1. 우회전하라!: 양숙


먹는 것이 너무 까다롭다

그렇게 이것저것 따지면서 언제 살 좀 붙이겠다고 그러느냐

주는 대로 닥치는 대로 먹어야 살이 붙고 주름살도 줄어들며 저항력이 생겨서 늘 달고 사는 감기도 줄어들지 원….

겸허히 수용하고 받아들이기는커녕 온갖 이유를 대며 이건 이래서 안 되고 저건 저래서 안 된다 받아들이려 하지 않고

오히려 상대를 설득하려 든다 말로는 분발한다 하지만 맘속은 반발하고 있다

너 살고 싶거든 반발 아닌 분발 ‘ㅏ’에서 ‘ㅜ’로 90도 우회전 하라!


* 진흠모 편집인/ 시인 * email: 55yasoo@hanmail.net



2. 행복: 낭송 조철암/ 시 유치환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보다 행복하나니라

오늘도 나는 ​에메랄드 빛 하늘이 훤히 내다뵈는 ​우체국 창문 앞에 와서 너에게 편지를 쓴다 ​ ​

행길을 향한 문으로 숱한 사람들이 ​제각기 한 가지씩 생각에 족한 얼굴로 와선 ​

총총이 우표를 사고 전보지를 받고 ​먼 고향으로 또는 그리운 사람께로 ​

슬프고 즐겁고 다정한 사연들을 보내나니 ​

​세상의 고달픈 바람결에 시달리고 나부끼어 ​더욱 더 의지 삼고 피어 헝클어진 ​인정의 꽃밭에서

​너와 나의 애틋한 연분도 ​한망울 연련한 진홍빛 양귀비꽃인지도 모른다 ​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보다 행복하나니라 ​

오늘도 나는 너에게 편지를 쓰나니 ​

그리운 이여 ​그러면 안녕! ​

설령 이것이 이 세상 마지막 인사가 될지라도 사랑하였으므로 나는 진정 행복 하였네라


* 진흠모/ 낭송가



3. 이별이란 말: 김효수


이럴 땐 어떻게 해야 할지 전혀 모르겠다

멍한 머리에 무엇도 눈에 잘 보이지 않고

두 줄기 눈물만 소리 없이 촉촉이 적시니

이별이란 말 두고 점점 멀어져 가는 모습

흐린 눈 비비며 길 잃은 아이처럼 보려니

너와 아름답게 만든 추억 아무 의미 없이

가슴처럼 찢겨 자꾸 저 멀리 사라져 가니

이럴 땐 어떻게 해야 할지 전혀 모르겠다

난 산다는 게 싫어 삶이 미치도록 싫은데

손을 잡고 까르르 웃으며 날 스치는 연인

사랑에 빠져 내 슬픈 얼굴 보지 못했는지

아무 말도 없이 활짝 핀 얼굴로 지나간다

나도 너와 사랑에 빠졌을 땐 너만 보였다

이제는 이별이란 말 두고 곁을 떠난 너에

삶의 의미조차 잃어 스치어 가는 긴 세월

남들 몰래 자꾸 흐르는 눈물 속으로 삼켜

빈 가슴에 커다란 바다 하나 만들어 놓고

파도 우는 소리에 젖어 조금씩 늙어갈 뿐


* 진흠모/ 시인



4. 불행한 행복: 낭송 유재호/ 시 이생진


아무도 갖지 못한 행복을 나 혼자 가졌다면

나는 얼마나 불행한 사람인가

가진 것이 죄라면 깨끗이 갖다 버려야지

항상 숨겨두기만도 어렵고 혼자 써버리기도 어렵고 남 모르게 다 갖다 버려야지

숨겨둔 행복은 쓰다가 꼭 들킬 것 같아서

남들이 불행할 땐 나도 불행해야지

-시집 <나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 너만큼 기다렸다>


* 진흠모 가수/ 낭송가


5. 고향 : 김명중


내가 태어난 곳은 서울 암사동

조상대대로 살아온 곳은 충북 진천

지금 사는 곳은 경기도 안산

그래서 나의 고향은 세 군데나 된다.


충청도에서 태어난 우리 아버지

학교 문을 넘어보지 못한 흙발로 서울문은 어떻게 넘으실 생각을 하셨는지

진천에서 날리던 연 줄이 끊어지면 암사동에 날리려나 안산에 날리려나

아버지가 만들어주신 연 촛농에 담가 질긴 연줄 만들어 본다.


손자놈은 신나서 연을 날리고 있다.


* 진흠모/ 시인/ 경찰/ 인사동TV 피디


6. 독도는 낭만이 아니다: 낭송 홍성훈/ 시 이생진




7. 청포도: 낭송 김미희/ 시 이육사(이원록)


내 고장 칠월은 청포도가 익어가는 시절 ​ 이 마을 전설이 주저리주저리 열리고 먼 데 하늘이 꿈꾸며 알알이 들어와 박혀. ​ 하늘 밑 푸른 바다가 가슴을 열고 흰 돛단배가 곱게 밀려서 오면, ​ 내가 바라는 손님은 고달픈 몸으로 청포를 입고 찾아온다고 했으니, ​ 내 그를 맞아 이 포도를 따 먹으면 두 손을 함뿍 젹셔도 좋으련, ​ 아이야, 우리 식탁엔 은쟁반에 하이얀 모시 수건을 마련해 두렴


* 진흠모/ 낭송가/ 시인



8. 44번 버스: 김중열


갈 길 저 너머에 있건마는 어이해 아니 가며 멈추려던고 갈 길 저 너머에 있건마는 어이해 지난 날로 되돌아 기려던고 가는 곳 몰라 그리도 헤메이련가 오호 통재라 하여 그리도 두드렸던고 통곡의 벽 진토되어 어데로 갔던고 너 하나가 아닌 우리가 모두이련만 어찌 홀로만 피우고저 그리도 몸부림을 망나니 칼춤 휘번떡 추임새에 놀랜 토끼 경끼로 피지도 못할 아둔함이라 갈길 저 너머에 있건마는 44번 버스 저 아래에서 불타오른다 뒤늦게 깨우쳐 후회한들 무엇이랴 무너진 통곡의 벽 어데로 갔단 말이냐 평행선도 만난다는 깨달음 있더냐 지난 것들 버릴 것 버리자 하련마는 갈 길은 저 너머에 있는데 어찌 가다가 멈추었을고 너 하나가 아닌 우리가 모두이련만 눈을 감고 귀를 막고 딴청뿐이랴 그대들이여 눈을 뜨고 보아라! 귀를 열고 들어보라! 44번 버스 저 낭떠러지에 아우성 그 소리를 듣고 지옥불 바라보고 있더라냐 주몽의 얼을 잊었더냐 최영의 혼을 불러보랴 순신의 호령 소리 들리더냐 보아라 소리쳐라 함께 피울지라 내 안에 힘을 불러 얼과 혼을 다할지니 큰 소리 한소리로 저 높은 곳을 향하여 하나되어 달리자 외쳐보잔다.


* 아라 밴드 이끎이/ 시인




9. 난 여자가 좋다: 낭송 허진/ 시 박산


내숭 떠는 사람은 싫다

그러나 그건 남자 얘기다


여자가 내숭 떠는 건 매력이다

난 여자가 좋다


멋대가리 없는 아들보다는

살랑거리는 딸이 좋고


좋은 말만 하는 처남 보다는

잔소리 퍼붓는 마누라가 백배 더 좋다


플라시도 도밍고 보다는 조수미가 훨씬 더 좋고

새벽잠 설치면서 박찬호가 던지는 공을 보아야 하는 골수 펜일지라도

작은 키에 골프 예쁘게 잘 치는 슈퍼 땅콩 김미현이 더 좋다

난 여자가 좋다


총각보다는 아가씨가 좋고

아저씨 보다는 아줌마가 좋다


물론 댓진내 풀풀 나는 할아버지 보다는

모시적삼에 밴 할머니 마른 젖내가 좋다

난 여자가 좋다


형보다는 누이가 더 좋고

아버지보다 어머니가 물론 더 좋다

난 여자가 좋다


거리에서 스치는 행인들도 여자가 더 좋고

상점 점원도 여자가 좋다

난 여자가 좋다


그래서 난 죽는 날까지 남자다 난 여자가 좋다


* 진흠모/ 시가머무는마을 이끎이/ 낭송가/ 시인



10. 가을 모기의 전투: 이돈권


보라 피 한 모금 빨기 위한 암컷 모기의 목숨 건 모성애를 보라

그녀는 본능적으로 알아차렸을 것이다

달력 체크해 보지 않아도 아침저녁 산들바람 건들거리고

사납던 햇살 고분고분해지면 이제는 가을이 온 것이고

내 새끼 출산할 마지막 기회라는 걸 보라

맨 살도 아닌 긴 팔 옷 위에 납작 붙어서 여린 빨대를 꽂고

그녀 난자의 성숙을 위해

철분과 단백질 풍성한 나의 달콤한 피 한 모금 얻고자 목숨 건 이 사투를 보라

죽기 살기로 덤벼드는 이 전쟁을 보라

오, 나의 손바닥 한번 스침으로 처참한 주검으로 변한 이 장렬함을 보라

나는 한 번이라도 이 모기 전사처럼 필사적으로 일 해 본 적 있었던가

모기여 내 팔뚝 전투에서 최후 순간까지 최선을 다 했던 모기여

나 힘들 때마다 너의 목숨 건 사투를 기억 하마

너무 슬퍼하지 말아라

너의 후손들에게 나도 조만간 내 피를 헌혈할 때 올 터이니,

이제 편히 잠들거라 네 주검은 이곳 방배동 양지바른 곳에 고이 묻어 주마

너를 지날 때마다 너의 핏빛 정신을 잊지 않고 추억해 주마


* 시인/ 사업가



                                                                                                  '多果 2019' 이광무 그림  


11. 신록: 낭송 김경영/ 시 서정주


어이할 꺼나! 아! 나는 사랑을 가졌어라

남몰래 혼자서 사랑을 가졌어라

천지엔 이미 꽃잎이 지고 새로운 녹음이 다시 돋아나

또 한 번 날 에워싸는데 못 견디게 서러운 몸짓을 하며

붉은 꽃잎은 떨어져 내려 펄펄펄 펄펄펄 떨어져 내려

신라 가시내의 숨결 같은 신라 가시내의 머리털 같은 풀밭에

바람 속에 떨어져 내려

올 해도 내 앞에 흩날리는데 부르르 떨며 흩날리는데

아! 나는 사랑을 가졌어라

꾀꼬리처럼 울지도 못 할 기찬 사랑을 혼자서 가졌어라


* 진흠모/ 낭송가/ 라인댄스 강사



12. 배신: 박산


시인이 섬에 갔다


지난 번 발자국을 찾다가

파도가 한 일 깨닫고는

낮은 모래 언덕에 사는 메꽃에게

그간의 안부 물었더니

나도 보고 싶었다 와락 반기는데

키 작은 순비기나무는 바람 불러 크게 몸을 흔들고

여러 해 산 통보리사초는 나잇값 하느라 웃고만 있었다


1년이 지나고

10년이 지나고

20년이 지나고 . . .


그리움은 땅 속에 묻혀도 보인다구요

대나무로 보이고

메꽃으로 보이고

순비기나무로 보이고

통보리사초로 보이다가 금방 모래밭에 파묻힌다구요


시인이 세월의 발로 쓴 이 시를 기억하는 이는 많지 않다


시가 功을 바라는 건 결코 아니다

지금 이 섬에는

연예인 몇이 밥 먹고 떠들다 간 그 발자국을 찾는 이들로 넘친다

갯메꽃 순비기나무 통보리사초는 여전히 시인을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 진흠모 이끎이/ 시인/ 자유 기고가/ 인사동TV 방송주간



                                                                                         2019 夏 여수


13. 베르나르 뷔페: 이생진


뷔페가 파킨슨병으로 그림을 그릴 수 없자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그때 그리던 그림은 <죽음>시리즈

그래서 내가 한마디 하고 싶은 것은

나도 손이 떨려 손으로 쓰지 못하고

키보드를 두들기는데

자살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고

지금 91 아직 시가 나오니 그 물줄기 끊을 수 없다고

바닷가에 앉아 수평선 바라보며 스케치하는 당신의 모습이 떠오르오

1950년 나는 그해 참혹한 전쟁을 만났죠

하지만 죽지 않고 남아 있는 시를 쓰고 있오

살아서 고맙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하고


*베르나르 뷔페(1928~1999): 프랑스의 화가 베르나르의 아내, 아나벨 뷔페(1928~2005)

이생진(1929~2019 현존) 시인


* (1929- ) 떠돌이 방랑 시인 이생진 담론:

   저는 베르나르 뷔페가 태어난 다음 해인 1929년에 태어나 아직도 살고 있습니다.

   그 사람은 72세를 살았습니다. ‘이생진 1929년 현존 시인!’(일동 큰 웃음과 박수),

    2-3일 전에 여수에서 태풍을 만나 추도로 들어가야 하는데

   들어가지 못하고 머물다가 서산으로 가서 다시 머물다 신진島를 들어갔다가 어제 왔습니다.

   여러분도 꼭 90을 사세요, 내가 이리 늙었는데도 여자들이 왜 그리 따라오는지 모르겠습니다,

   서산에 갔더니 또 여자들이 따라 옵니다, 이러다가 나 죽겠습니다(일동 다시 폭소!),

   여러분들도 많이 걷고 여러분이 90이 되거든 제게 고맙다고 말해 주세요!

   그 때 가서 내가 있거나 없거나 상관없이, 고맙습니다.





* 기타리스트 김광석 보헤미안 천승현 가수가 참석하셔서 좋은 연주와 노래를 들려주셨습니다.


* 박문희 님이 처음 오셔서 동백다방(이생진)을 낭송하셨습니다.


* 유재호의 시노래와 김수정의 농부가 진흠모 모두의 박수갈채를 받았습니다.


* 독도 알림이로 활동 중인 홍성훈 님이 오랜만에 참석하시어 낭송과 독도 노래를 들려 주셨습니다.


* 현승엽 가수와 함께하는 이생진 시인의 퍼포먼스로 2019 뜨거운 여름을 보냈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