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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동 시낭송 모꼬지 진흠모 220

박산 2019. 6. 19. 12:23

 

 

 

 

{시낭송 모꼬지 진흠모 220/111+109}

진흠모 아홉 번째 생일잔치 2019년 6월 28일(매월 마지막 금요일)

 

       잔칫날이라 6시 시작합니다

 

종로구 인사동길 52번지 도로명 인사 14길 ‘시/가/연 詩/歌/演

(Tel.720 6244 김영희 이춘우 010 2820 3090/010 7773 1579)

종로→안국동 방향 (종각역부터 700m)

안국동→종로방향 (안국역부터 400m) (도장낙관 어사프, 통큰갤러리, 고려서화가 있는 건물 지하)

 

1. 아홉 번째 생일 축하 동영상( Produced by '인사동tv' 김명중 PD)

 

2. 무크지 작가들 작품 직접 읽기

 

3. 감사패 수여

 

4. 떡 나눔 및 작은 잔치

 

5. 2부 막걸리 시담론       

 

  

 

 

 

{시낭송 모꼬지 진흠모 219} 2019년 5월 31일 스케치

 

 

 

1. 이생진 詩碑 거리 歌舞慰魂: 양숙

 

여든에 얻은 자식 어느덧 열 살이건만

여전히 돌바기로 살아가는 이생진 시비

말갛게 얼굴 씻고 자리가 되어 주었다

 

헉헉대며 달려오는 파도

“그러다 엎어질라 천천히”

염려를 듣는 둥 마는 둥 광치기로 날리고

숨소리보다 먼저 발을 내밀고 닥친다

 

갯무꽃 발그레 볼 붉힌 채 맨 앞자리에 앉았고

간새도 꼬닥꼬닥 걷다 슬그머니 궁둥이 들이 민다

 

‘답답하고 화난 마음 바다에 던지고

또 보자’는 팻말 까치발로 구경하기에

가까이 오라고 소매 당겼더니

갈매기도 춤사위에 깜짝 놀라 깃을 접고 내려앉았다

 

너무 절통해 목이 잠겨 반벙어리가 된 그들에게

통소리로 목울대를 간질여 준 소리꾼 김수정

혼이라도 자유로우라고 날갯짓 도운 춤꾼 김경영

두 여인이 온 몸과 맘을 다해 춤추던 수건으로

시비가 흘리는 눈물을 닦아 주는 양숙 시인

뭔지는 알 수 없지만 속이 좀 개운해졌다

 

낄까 말까 멈칫대던 일출봉 바르게 앉았고

둥싯거리던 해가 이제야 쑥 올라왔다

 

* 2019.4.20.토. 성산포 이생진 시비 거리 아침.

* 진흠모 편집인/ 시인 * email: 55yasoo@hanmail.net

 

 

 

 

 

2. 노래: 김효수

흥겨운 노래와 서글픈 노래를 사람은 늘 곁에 두고 산다

삶에 대해 아는 것도 없이 홀로 태어나 살아가는 존재라

하는 일도 없이 시간을 보낼 때 밀려오는 외로움 달래려

기쁜 노래나 슬픈 노래로 텅 빈 마음을 위로하는 것이다

이른 봄부터 정성껏 땀으로 키운 들판에 누런 곡식 보고

몰려오는 새떼 농부가 힘껏 소리쳐 저 멀리 쫓는 것처럼 살다

가끔 혼자라고 느낄 때 노래를 잡고 버티는 것이다

 

* 진흠모/ 시인

 

 

 

 

 

3. 가슴으로 들어오는 소리: 낭송 조철암/시 이생진 -황진이 48

 

사랑은 주고받는 것도 ​쓰러뜨리고 쓰러지는 것도 아니니 마음을 거기에 두지 말고

네가 안고 있는 거문고에 두어라 사람들은 도학道學이라 해서 나를 송죽松竹에 매달려 하는구먼

그렇다고 거문고 소리가 내 귀를 피해 가는 것은 아니다 ​바닷가를 서성이다 굽은 소나무 끝을 바라보면

빈 하늘 가득 찬 파도소리 태허太虛를 채우고도 남는소리 그 소리를 어떻게 도학으로 막으랴

귀로 들어오는 소리는 귀로 듣고 가슴으로 들어오는 소리는 가슴으로 들어야지

 

* 진흠모/ 낭송가

 

 

 

 

 

4. 어부의 아내: 낭송 유재호/ 시 이생진

 

어유등대* 밑에서 남편을 기다리던 여인 기름이 다 타고 몸이 타들어가도 돌아오지 않던 어부 폭풍에 등불은 꺼지고 몇 날이 지나도록 돌아오지 않던 어부 기다리다 지쳐서 목을 맨 다음에야 시신으로 돌아왔네 서로 껴안지 못하는 시신과 시신 이렇게 만나도 만남이라 하는가 창백한 한치가 바람에 매달려 있네 *어유등대: 생선기름으로 불을 켰던 옛날 등대 -시집 <외로운 사람이 등대를 찾는다.>

 

* 진흠모 가수/ 낭송가

 

 

 

 

5. 제주올레 이생진 : 김명중

 

태양을 가깝게 만나는 성산포에 가면

동백꽃 같은 우뭇개동산이 있다

 

일출봉을 머리에 이고 우도를 허리춤에 찬 곳

갯무꽃 곁에 앉아 바다를 품어보면

마음에 수평선이 그어진다

 

4월이 되면 우뭇개동산의 바다는 하늘이 된다

하늘이 푸르면 바다도 푸르고 하늘이 붉으면 바다도 붉다

4월이 되면 우뭇개동산의 바다는 운다

반세기 동안 참았던 울음 한꺼번에 토해내며 엉~ 엉~ 소리 내어 운다

4월이 되면 우뭇개동산의 바다는 밤이 된다

 

30여 명의 혼 잘 놀다 가라고 대낮인데도 어두워진다

시흥초등학교에서 광치기해변까지 3시간 30분쯤 제주올레 1코스를 걷다보면

바닷바람에 움푹 파인 우뭇가사리 같은 해안가 19편의 詩가 걸음을 붙잡는 詩碑거리에서

이생진, 그를 만날 수 있다

 

* 시인/ 경찰/ 인사동TV 피디

 

 

 

 

6. 그녀의 환생 : 김미희 / 김미희&이생진 낭송

 

탄력 있고 뽀얀 피부가 누렇고 푸석해진 모습으로

차갑게 외면 받고 있을 때

그녀를 구원해줄 든든한 그가 등장한다 정

 

성스러운 손길로 온몸을 어루만져

촉촉이 젖어 나른해진 그녀를 침대로 옮긴 그가

뜨겁게뜨겁게 온도를 올린다

 

그녀의 낯을 살피던 그가

마침내 그녀의 절정을 확인하고

극도로 달아오른 몸에 데지 않도록

오르가즘을 코와 눈으로 탐색하며

조심조심 그녀를 품에서 떼어 놓는다

 

이토록 완벽한 카타르시스

구수한 먹거리로 다시 태어난 그녀는 누룽지

 

* 진흠모/ 낭송가/ 시인

 

 

 

 

 

7. 4월의 바다에 몸을 맡기고: 노희정

 

깊이를 알 수 없는 봄의 정체 올해는 어떤 꿈을 싣고 왔을까

발끝으로 느끼고 싶어 현무암의 까칠한 살결을 밟고

애인의 손길보다 더 보드란 모래의 숨결을 건너

무게를 알 수 없는 대해의 봄을 데불고 온 거울 같은 물결 속에 나를 담근다

 

시린 희열이 누적된 피곤을 미역줄기에 앉혀놓고

거리를 측정 할 수 없는 수평선 멀리 끌고 간다

한담해양공원 절경에 마음 뺏기고 봄햇살 풀어 놓는데

곽지해수욕장에 밀려오는 파도 속 써퍼들

4월의 바다에 청춘을 풀어 놓는다

 

* 시인/ 육필문학관 관장

 

 

 

 

 

8. 사랑: 낭송 한옥례&오경복/시 김용택

 

당신과 헤어지고 보낸 지난 몇 개월은 어디다

마음 둘 데 없이 몹시 괴로운 시간이었습니다

현실에서 가능할 수 있는 것들을 현실에서 해결하지 못하는 우리 두 마음이 답답했습니다

 

허지만 지금은 당신의 입장으로 돌아가 생각해 보고 있습니다

받아들일 건 받아들이고 잊을 것은 잊어야 겠지요

그래도 마음속의 아픔은 어찌하지 못합니다

 

계절이 옮겨가고 있듯이 제 마음도 어디론가 옮겨가고 있습니다

추운겨울에 끝에서 희망의 파란 봄이 우리 몰래 우리 세상에 오듯이

우리들의 보리들이 새파래지고 어디선가 또 새 풀이 돋겠지요

 

이제와 생각해보니 당신도 하고 많은 사람들 중에 한사람 이었습니다

당신을 잊으려 노력한 지난 몇 개월 동안 아픔은 컸으나 참된 아픔 로 세상이 더 넓어져

세상만사가 다보이고 사람들의 몸짓 하나하나가 다 이뻐 보이고 소중하게 다가오며

내가 많이도 세상을 살아낸 어른이 된 것 같습니다

 

이제와 생각해보니 당신도 이 세상 하고 많은 사람들 중에 한 사람이었습니다

당신과 만남으로 하여 세상에 벌어지는 일들이 모두 나와 무관하지 않다는 것을

이 세상에 태어난 것을 고맙게 배웠습니다

당신의 마음을 애틋이 사랑하듯 사람 사는 세상을 사랑합니다

길가의 풀꽃 하나만 봐도 당신으로 이어지던 날들과

당신의 어깨에 내 머리를 얹은 어느 날 잔잔한 바다로 지는 해와 함께 우리 둘인 참 좋았습니다

 

이봄은 따로따로 봄이겠지요 이봄은 따로따로 봄이겠지요

그러나 다 내 조국산천의 아픈 한 봄입니다

행복하시길 빕니다

행복하시길 빕니다

안녕

 

* 낭송가

 

 

 

 

 

9. 할미꽃: 김중열

 

바람도 잊혀져간 공터에서 혼을 불러 피오른 꽃 한송이 경외하기를 미치도록 품을까만 그 향기가 너무도 진하여서 나는 잠시 멈추어 머뭇하며 허리를 낮추인다 바람아! 일어나라! 손사래로 훠워이 맴을 도니 흔들리는 꽃, 춤사위로 혼을 불러 고독을 토하기를 화려한 스텝으로 침묵 또한 경끼들래라 채우며 비워가며 흐놀릴 바람 불러라 하늘과 따 묶어내 두드려라 어디에나 있다는 바람을 품고 흔들려 미쳐가는 꽃 한송이 있어 지독한 고독이라 하여도 지독한 고독이라 하여도 지독한 고독이라 하여도 홀로가 아닌 외홀로라는 침묵 속에 헤픈 듯 비수 품어 미소로 던지기를 침묵이 아닌, 고독도 아닌 연민이련가 혼이라는 불꽃을 끌어안고 바람을 실어 혼으로 흐놀리는 할미꽃 너! 가는 곳 그곳이 어디메냐 물어볼까 서릿발 서린 상투 틀어 그마저 낮추이기를.....

 

* 아라 밴드 이끎이/ 시인

 

 

 

 

10. 푸른 오월: 낭송 김경영/ 시 노천명

 

청자 빛 하늘이 육모정 탑 위에 그린 듯이 곱고 연당 창포 잎에 여인네 행주치마에 첫여름이 흐른다.

 

라일락 숲에 내 젊은 꿈이 나비같이 앉은 정오 계절의 여왕 오월의 푸른 여신 앞에 네가 웬일로 무색하고 외롭구나.

밀물처럼 가슴속 밀려드는 것을 어찌하는 수 없어 눈은 먼 데 하늘을 본다.

 

긴 담을 끼고 외진 길을 걸으면 생각은 무지개로 핀다. 풀냄새가 물큰 향수보다 좋게 내 코를 스치고 청머루 순이 뻗어나던 길섶 어디선가 한나절 꿩이 울고 나는 활나물 홑잎나물 젓갈나물 참나물 고사리를 찾던- 잃어버린 날이 그립구나

 

나의 사람아 아름다운 노래라도 부르자 아니 서러운 노래를 부르자 보리밭 푸른 물결을 헤치며 종달새 모양 내 마음은 하늘 높이 솟는다. 오월의 창공이여 나의 태양이여.

 

* 진흠모/ 낭송가/ 라인댄스 강사

 

 

 

 

11. 도시의 강: 박산

 

어둠이 찾아와

불빛이 잉잉거렸다

 

다리 위 술 취한 자동차들이

별 몇 개씩 따고 지났다

 

물고기 두 마리가 펄떡 둔치로 뛰어올라

입술 붙은 연인의 가슴에 각각 붙어

비늘이 떨어지는 것도 모르고 할딱거렸다

 

누군가 집어 던진 스마트폰 동영상이

제멋대로 누워 켜지더니

사라진 모래톱을 꺼내 찍기 시작했다

 

저만치서 뿔 달린 검은 소 한 마리가

딸랑딸랑 워낭소리로 다가오다

길이 갑자기 사라지자 하늘로 날았다

 

어둠 물결 속 한옥 기왓장들이

이끼를 잔뜩 앉힌 채로 둥둥 떠다니다

바람이 몰고 온 나트륨 조명에

각진 콘크리트 덩이로 변했다

 

아까부터 어정어정 강을 바라보며

검은 옷과 흰옷을 순간으로 갈아입던

수염이 긴 할아버지가 홀연히 사라졌다

 

하늘 향해 울부짖는

누군가의 절규가 애달프게 들렸지만

지상의 풍경에 익숙한 강은

미동도 없이 딴청이다

 

지상에서 만들어진 빛의 유혹으로

별들이 쏟아져 첨벙첨벙 빠졌지만

살아나온 별은 하나도 없다

 

(박산 시집 '무야의 푸른 샛별' 22쪽)

 

* 진흠모 이끎이/  인사동TV 방송주간

 

 

 

 

12. My Way: 이생진

 

1. 시내트라의 마이웨이를 귀에 꽂고 시도 때도 없이 듣는다

무엇보다 텅 빈 가슴에 들어와 심금을 울리는 것이 마음에 들어

이어폰을 뗄 수 없다

 

And now, the end is near And so I face the final curtain …………………………………. 

…………………………………. 

이제 끝이 가까워 보이는군 그래서 난 인생의 마지막 장을 맞이한 거야 친구여,

분명히 말해두고 싶은 게 있네

내가 확신한 내 삶의 방식을 얘기하고 싶어

나는 벅찬 인생을 살았지

길이란 길은 다 가봤어 그리고 무엇보다 더 중요한 건…

내 방식대로 해냈다는 거*

 

2. 나는 트럼프가 취임할 때 노벨문학상을 받은 밥 딜런을 데려다 한바탕 흔들지 않을까 하고 넘겨잡았는데

트럼프의 입맛에 맞을 리가 없다. 그리고 트럼프가 오라고 해도 밥 딜런이 오기나 했을까?

트럼프는 그러지 않고 My Way에 맞춰 춤을 췄다 그것은 트럼프의 My Way 이다(끝)

 

*프랭크 시나트라의 노래 가사: 시집 ‘무연고’ 58~59쪽/작가정신/(2018)

 

* (1929- ) 떠돌이 방랑 시인

 

이생진 담론:

 

현승엽 가수의 감미로운 'My Way' 노래와 함께 저는 이 시 낭송을 합니다.             

밥 딜런이나 트럼프나 다 개성이 강한 사람들입니다.

트럼프는 트럼프대로 밥 딜런은 밥 딜런대로 'My Way'입니다. (중략)

 

‘망백의 여로’ 라는 시도 한 번 읽겠습니다.

‘이제 망백의 나이 수평선 앞에 서겠다는 내 다리가 고맙다’

 

사실 지난 달 제주도 서귀포 행사에서 무리를 해서 너무 많이 서 있다 보니 피가 다리로 모여 다리에 이상이 생겼는데

고현심(의사) 씨가 응급치료를 해서 깁스를 했었습니다. 공연도 무사히 마치고 오늘도 그 덕에 15000보를 걸었습니다.

이 고마움을 누구에게 얘기해야 하는데, 자기 전에도 일어나서도 고맙다는 소리를 합니다.

여러분도 고맙다는 말 많이 하며 사세요, 고맙습니다.

 

 

 

 

* 이생진 선생님께서  인사동TV 격려의 '촌지'를 김명중 PD께 전달했습니다.

 

* 유재호의 시 노래와 진흠모 명창 김수정 님의 판소리 공연이 있었습니다.

 

* 오랜만에 참석하신 소프라노 오미경 님의 ‘동심초’ 노래가 있었습니다.

 

 

* 변건우 마술사의 공연이 있었습니다.

 

 

 

 

* 53년 만에 ,성남중학교 시절 이생진 시인의 제자 유창남(뱅쿠버 거주) 님이 옛 스승를 찾아와

  큰절을 올리고 감격에 겨워 눈시울을 닦았습니다.

 

* 동탄 거주 이경숙 님 등이 처음 참석하셨습니다. 

 

* 성산포 '이생진시비거리' 네이버 다음 등 SNS 지도에 공식 등재 되었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