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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저 하고 다니는 꼬락서닐 좀 봐라!

박산 2019. 6. 10. 11:37

 

 

                                                                       'Island From The Sky'  Photo By 이승희

 


저저 하고 다니는 꼬락서닐 좀 봐라!  -


 돈을 몇 푼이나 쟁여놓았는지는 
 들여다보지 못해 잘 모르겠지만 
 저리 헤프게 낭비하고 

 삐쭉삐쭉 저 잘났다 
오만방자한 저눔이 
혹여 죽기 전에 

붉은꽃이 왜 붉은 채 떨어지고 
만월滿月이 왜 바다를 채우는지 
진리를 위해 죽은 이들의 침묵과 
하찮지만 선한 것들의 위대함과 
나서기조차 싫어하는 수많은 겸손 
지닌 것에 대한 진정한 감사와 
생명 있는 것들에 대한 예의 
희생으로 정화淨化시키는 살아가는 도리 

네 눔이 세상사는 이런 이치를 
눈곱만큼이라도 가슴에 담아 
얼굴이라도 붉히면 좋으련만 

저저 하고 다니는 꼬락서닐 좀 봐라!

(박산 시집 '무야의 푸른 샛별' 84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