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land From The Sky' Photo By 이승희
저저 하고 다니는 꼬락서닐 좀 봐라! -
돈을 몇 푼이나 쟁여놓았는지는
들여다보지 못해 잘 모르겠지만
저리 헤프게 낭비하고
삐쭉삐쭉 저 잘났다
오만방자한 저눔이
혹여 죽기 전에
붉은꽃이 왜 붉은 채 떨어지고
만월滿月이 왜 바다를 채우는지
진리를 위해 죽은 이들의 침묵과
하찮지만 선한 것들의 위대함과
나서기조차 싫어하는 수많은 겸손
지닌 것에 대한 진정한 감사와
생명 있는 것들에 대한 예의
희생으로 정화淨化시키는 살아가는 도리
네 눔이 세상사는 이런 이치를
눈곱만큼이라도 가슴에 담아
얼굴이라도 붉히면 좋으련만
저저 하고 다니는 꼬락서닐 좀 봐라!
(박산 시집 '무야의 푸른 샛별' 84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