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삶은 소풍인가 아니면 꿈인가?
과연 삶은 소풍인가 아니면 꿈인가? -
천상병 시인은 시 「귀천」에서 인생은 소풍이라 했지만
나는 종종 죽음을 소풍으로 표현한다.
‘가령, 사랑하는 그가 소풍 떠났다.’처럼
귀천 -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새벽빛 와 닿으면 스러지는
이슬 더불어 손에 손을 잡고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노을빛 함께 단 둘이서
기슭에서 놀다가 구름 손짓하면은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웠더라고 말하리라……
*
‘소풍’의 사전적 정의는 이렇다.
- 휴식을 취하기 위해서 야외에 나갔다 오는 일.
1960년대 창경원, 관악산 초등학교 소풍은
야외에서 김밥 사이다 먹을 설렘으로 가득했다.
그리고는 이후의 내 삶에… 즐거운 소풍이 있었나?
인생이 진정 소풍인가?
아니면 시인의 시적 유희인가?
알려진 대로 천상병 시인은 지인들을 만나면
용돈 막걸리 맥주를 위한 구걸 시인이었다.
富의 여부로 삶을 평가할 수는 없겠지만
형편이 어려운 시인의 삶이, 소풍같이 그렇게 아름다웠나?
아무튼 「귀천」은
이미자 선생의 노래 「동백 아가씨」 같은 빅-히트 시다.
어쩌면 천상병 시인은 역지사지로 표현했을지도 모른다.
죽어서라도 좋아하는 술 마음 놓고 마실 수 있는 소풍을
W.B 예이츠의
‘죽음은 한 방에서 다른 방으로 건너가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에
나는 이 문장에 공감한다.
이리 생각하면 삶과 죽음이 평등해지지 않을까?
그렇지 않은가?
과연 삶은 소풍인가 아니면 꿈인가?
그 유명한 예이츠의 시를 읽어 본다.
사실 나는 이 시를, 불륜 미화 명작 영화라는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를 보고 읽게 됐다.
시로 유부녀를 꼬시는 ‘클린트 이스트우드’에 끌려서.
예이츠의 꿈 같은 시를 한 편 읽어보자!
방랑하는 앵거스의 노래 - 윌리엄 버틀러 예이츠
나는 밖으로 나가 개암나무 숲으로 갔지,
내 머리 속에 불꽃이 하나 일고 있기에.
가서, 개암나무 가지를 꺾어 껍질을 벗기고
그 가지에 딸기 한 알을 매달았어.
그때 하얀 나방이 날아다니고,
그리고 나방 같은 별들이 반짝일 무렵,
나는 딸기를 시냇물에 담가
자그만 은빛 송어를 한 마리 낚았어.
송어를 마루 바닥에 내려놓고는
입김으로 불을 지피려 갔는데,
무언가 바닥 위에서 바스락대더니
누군가가 내 이름을 불렀지.
송어가 은은히 빛나는 소녀가 되어.
머리에 사과 꽃을 단 채
내 이름을 부르며 달아났어
그리고 빛나는 허공 속으로 사라졌지.
내 비록 이제 늙어 공허한 벌판과 언덕을
방황하지만,
그녀가 어디로 갔는지 찾아내,
그녀와 입 맞추고 손을 잡고는
얼룩진 긴 초원 사이를 걸어보리라.
그리고 세월이 다 흐를 때까지 따보겠어.
저 달의 은빛 사과를,
저 해의 금빛 사과를.
The Song of Wandering Angus
- Willim Buttler Yeats
I went out to the hazel wood,
Because a fire was in my head.
And cut and peeled a hazel wand,
And hooked a berry to a thread﹔
And when white moths were on the wing.
And moth-like stars were flickering out,
I dropped the berry in a stream
And caught a little silver trout.
When I had laid it on the floor
I went to blow the fire a-flame,
But something rustled on the floor,
And someone called me by my name﹕
It had become a glimmering girl
With apple blossom in her hair
Who called me by my name and ran
And faded through the brightening air.
Though I am old with wandering
Through hollow lands and gilly lands,
I will find out where she has gone,
And kiss her lips and take her hands﹔
And walk among long dappled grass,
And pluck till time and times are done
The silver apples of the moon,
The golden apples of the s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