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때는… (여행 이야기 포 12)
나 때는… -
업무적이긴 하였지만 비교적 외국을 많이 다니며 살았다.
일선에서 물러난 지 오랜 이즘은 그냥 여행을 꿈꾸는 정도로 만족하며 사는 중이다. 그럼에도 기회가 되면 국내외 여행을 마다하지 않는다.
국내 여행이야 그렇다손 치고, 해외여행 그중에서도 장소가 먼 유럽 등지는 긴 비행시간뿐 아니라 늘그막 체력 배려 안락한 숙소 등 경비도 만만찮게 들어간다.
지난 포루투갈 살이 시, 많지는 않았지만, 간혹 간혹 만나 본 우리 젊은 세대들의 여행 행태를 간접 들여다보면서 새삼 우리가 부자 나라라는 실감을 또 했다.
그 행태, 여기서 내가 표현한 형태가 아닌 ‘행태’라 함은, 적어도 내가 보기에는 마땅 보다는 못마땅함에 이르는 부정적 표현임을 미리 언급한다.
자, 그 행태를 말하자면, 많은 나라를 다니면서 살아 온 사람이지만 아직도 외국에 나가면 항시 하나라도 더 보고 더 경험하려는 마음에 걸음걸이가 바빠진다.
유럽의 골목은 자갈 같은 돌멩이 길이 많다. 포루투나 리스본은 물론 포루투갈의 도시들은 인도와 차도가 모두 돌멩이 바닥(깔싸다 투르키데스)인 경우가 많다. 그래서 여행 시 발에 가장 편한 운동화를 준비하는 게 상식이다. 여행 중에도 돌을 하나하나 깨부수며 공사하는 이들을 보았다. 눈비 오시면 미끄러운데 왜 공들여 이걸 까는지 이해가 안 간다.
많지는 않았지만 내가 만난 한국 젊은이들은 커플 여행이 다수다.
나의 여행 일과는, 편한 옷차림에 편한 신발을 신고 이른 아침부터 움직여 다리가 허락하는 한 비교적 부지런히 다닌다. 기왕이면 본전을(?) 뽑으려는 가난한 백성의 조급한 마음이 앞서는 게 사실이다.
우리 젊은 여행자들은, 남성은 정장을 입고 여성은 하늘하늘한 드레스에, 이 울퉁불퉁한 돌멩이 도로에 걷기도 불편할 것 같은 구두와 하이힐을 신고 점심 저녁을 식당 예약으로 즐기는 장면을 몇 번인가 목격했다, 아마도 여행의 주된 목적이 우아하게 외국에서 현지 음식을 즐기는 거로 짐작된다. 한편으로는 부러운 마음이 들어 여유가 넘치고 멋지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뭔지 모를 공허함이 크게 자리한다. 물론 우리의 젊은이들 중 유독 내 눈에 자주 보인 일부일 수도 있지만.
꼰대가 되어서인지 ‘가엾은 영감태기’라서인지
아니면 그들은 부자 나라 태생이고 나는 가난한 나라 출신이라 그런지,
나 때는… 라때는… 별걱정이 참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