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림받은 남자

박산 2022. 11. 4. 17:03

'窓沁' (김병모 찍음)

 

시집 인공지능이 지은 시, 황금알 2020

 

 

버림받은 남자 -

 

만산홍엽 가을 진 지 언제인데

자신만이 푸른 여름인 줄 안다

밥 한 끼 변변히 얻어먹지도 못하면서

저 잘난 맛에 부리는 성질이 공허하다

쉰 줄에야 그냥저냥 주위 눈치로 봐 주었지만

예순 줄 넘어서는 눈 씻고 찾아도 봐 줄 게 없다

불행한 건 본인만 모른다는 거다

겨울이 코앞인데도 여름 타령이다

흘러간 유행을 좇는 건 불행이다

육신 여기저기 힘 빠져 가는데 유독 입만 살았다

타협의 방법을 누군가 친절히 알려주어도

들은 척 만 척 혼자만의 알 수 없는 자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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